(기고)기당미술관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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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당미술관의 존재
  • 김희찬
  • 승인 2017.05.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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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찬 서귀포시 문화예술과장

김희찬 서귀포시 문화예술과장
“기당미술관으로 가주세요.” 했더니 택시기사가 잘 모르더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놀란 적이 있다. 관람객 수가 하루 평균 30여명, 연 1만여 명 겨우 넘기는 수준이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기당미술관은 삼매봉 기슭에 위치해 있다. 1987년에 서귀포가 고향인 재일교포 기당(寄堂) 강구범 선생이 기증한 대한민국 최초 시립미술관이다. 겉모습은 제주 들녘의 ‘눌’을 닮아 볼수록 정감이 가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현재 상설 전시중인 故변시지 화백 작품 등 660여점의 미술품들도 소장하고 있다.

문화 불모지나 다름없던 당시 서귀포시민들에게 예술의 꿈을 키워주고 긍지를 심어주던 절대적 존재였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관심에서 멀어지고 심지어 존재감마저 희미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현대의 미술관은 직접적인 문화서비스 제공자로서 그 중요성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문화행사,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시민들이 쉽게 찾는 생활 속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전시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던 기당미술관은 태생적 한계로 외면 받았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요즘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오는 7월 1일 개관 30주년을 앞두고 건물 증축과 함께 아트라운지를 조성하여 어린이 놀이터, 미술체험 공간, 교육실 등 문화가 있는 휴(休)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관람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5.28일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2% 늘어 기대가 크다.

앞으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기획전시를 통해 공립미술관의 존재를 알리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 많이 찾아와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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