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펴기칼럼]아이들 건강의 공적 보행기를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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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펴기칼럼]아이들 건강의 공적 보행기를 없애자!
  • 이범
  • 승인 2017.06.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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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허리가 펴져 S라인 형성되면 직립할 준비 완료


아이들 건강의 공적 보행기를 없애자!/이범의 몸펴기칼럼 


 

인간은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직립 보행을 하는 존재이다. 직립 보행을 하게 되면서 두 팔과 손이 땅바닥에서 공중으로 올라와 서거나 걷거나 뛰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네발짐승에게는 두 팔과 손이 없다. 두 팔과 손은 앞다리일 뿐이다. 앞다리의 주 기능은 뒷다리와 협력해서 서거나 걷거나 뛰는 것이다.

기껏해야 사자나 표범, 치타, 고양이 같은 고양잇과 동물들이 앞발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타격을 가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하면서 완전하게 직립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팔과 손이 땅바닥으로부터 해방된 것이다

직립하는 존재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조상들은 네발짐승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운동 능력의 확장은 두뇌의 발달을 가져왔는데, 이는 복잡한 운동의 수행에는 체성신경계, 즉 두뇌의 발달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두뇌의 발달은 더 복잡한 운동을 가능하게 했고, 또 이보다 더 복잡한 운동을 하는 데는 두뇌의 발달이 필수적이었다. 이런 상호작용 속에서 인간의 조상들은 점점 더 복잡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진회하면서 두뇌를 키우게 되었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두뇌의 발달은 드디어 ‘생각하는 존재’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물론 네발짐승도 생각을 하기는 한다. 그러나 네발짐승과 인간의 생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가와 관련된 것만을 보기로 하자.

이것은 인간의 조상이 말을 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가능해졌다. 포유류인 네발짐승은 소리를 내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위험이 닥쳐왔다든지, 좋은 먹잇감이 어디에 있다든지, 새끼가 어미에게 먹이를 달라고 조른다든지 등등 온갖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인간 외에 그 어떤 동물도 신호를 보내기 위해 모음과 자음을 분리해서 소리를 내지는 못한다. 음색을 달리하든지 소리의 크기를 달리해서 신호를 보낼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신호 체계와 자음과 모음을 분리해서 소리를 내는 신호 체계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자음과 모음이 분리되지 않은 신호 체계는 지극히 단순한 정보만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그러한 신호 체계를 가지고 있는 동물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소리를 낼 때 자음과 모음으로 분리해서 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이것의 의미는 다방면에서 다루어야 하겠지만, 여기에서는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것과 관련해서만 다루기로 하자.

자음과 모음을 분리하고 그것을 다시 조합해서 소리를 내게 되면 각 소리의 연관관계가 문제가 된다. 각각의 소리가 서로 연결이 돼야 한다. 각각의 소리 사이에 아무런 연관관계 없이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소리 사이에 어떤 필연적인 연관관계가 주어져야 한다.

여기에서부터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사고가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 다음에는 각 소리의 연관관계에서 더 나아가 몇 개 소리의 다발인 단어의 연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사고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사고는 이 세계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학문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지금과 같은 문명 세계를 만들어 내게 되었다. 여기에서는 이런 내용이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로 다루고 넘어가기로 하겠다.

그러면 모음과 자음을 분리해서 소리를 내게 된 것은 어떻게 가능해진 것일까? 바로 인간의 몸이 아주 복잡한 운동을 소화할 수 있게 진화하고, 이와 함께 복잡한 운동을 지시할 수 있게 두뇌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언어활동은 굉장히 복잡한 운동으로 이해해야 한다.

성대에서 자음과 모음이 분리되지 않은 원음이 나오면, 혀, 입술, 볼, 턱 등이 교묘하게 운동하여 자음과 모음으로 분리시켜서 말을 하게 된다. 물론 이런 복잡한 운동은 체성신경계, 즉 두뇌의 지시에 따라서 하는 것이다. 직립 보행을 하게 되면서 두뇌가 발달하면서 가능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직립 보행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고 나서 1년 정도는 지나야 직립 보행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엄마의 자궁은 너무 좁아 태아는 직립한 상태에서 자랄 수가 없다. 팔과 다리를 쭉 펴고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네발짐승과 똑같은 자세로 팔과 다리를 웅크리고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나와서야 팔과 다리를 펴기 시작하면서 직립 보행을 하는 두발짐승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갓 태어난 아기는 누워 있을 때 팔과 다리가 바닥에 닿지 않고 네발짐승처럼 공중에 떠 있다. 그리고 태어나서 일정 기간이 될 까지는 엎드리지도 못한다. 특이한 네발짐승의 모습인 것이다.

그래도 실제로 네발짐승으로 태어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네발짐승은 태어나서 조금 시간이 지나면 네발로 서고 걷고 뛰기는 하지만, 인간처럼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지는 않는다. 인간만이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 유일한 네발짐승일 것이다. 갓난아기가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 이유는 팔과 다리가 바닥에 닿게 하기 위해서다. 반면 네발짐승은 어차피 네발로 서고 걷고 뛰기 때문에 등을 바닥에 대고 눕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어 떠 있던 팔과 다리가 착 가라안자 바닥에 닿는 데 걸리는 시간은 3개월 정도 소요된다. 팔과 다리가 바닥에 닿고 나서야 누워 있다가 몸을 뒤집어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릴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물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팔과 다리가 조금이라도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는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골반과 다리를 연결하는 고관절이나 어깨뼈와 팔을 연결하는 어깨관절이 아프거나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엎드릴 수 있게 될 때까지가 두발짐승이 되기 위한 첫 단계이다.

다음에 두발짐승이 되기 위한 두 번째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엎드릴 수 있게 몸을 뒤집을 수 있도록 고관절과 어깨관절의 구조가 변형되면 이제 더 본격적으로 두발짐승이 되기 위한 두 번째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엎드릴 수 있게 되면 이제 길 수 있게 된다.

이 기는 행위는 대단히 중요하다. 기면서 허리도 형성되고 어깨도 형성되고 목도 형성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면서 몸이 형성된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원래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머리 밑에 목이 있고 목 밑에 어깨와 등이 있고, 등 밑에 허리가 있는 것 아닌가. 당연히 있을 것이 다 있는데, 이런 것이 형성된다고 하니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위치에 그것이 있을 뿐이지, 원래 완전한 직립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몸의 모양새가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허리는 S라인이 되어야 하고, 어깨는 뒤로 넘어가야 하고, 목은 뒤쪽으로 C자를 형성해야 한다.

이것이 정상적인 인간의 모양새인 것이다. 그런데 엎어졌다가 기기 전에는 몸이 전체적으로 그냥 쭉 뻗은 1자 모양으로 되어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정상적인 모양새는 아기가 기어 다니면서 형성되게 된다. 그래야 완전한 직립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정상적인 모양새를 형성하고 있으면 큰 병에는 걸리지 않게 되는데, 이런 정상적인 모양새에서 벗어나 몸이 구부러지기 때문에 병으로 고생하게 되는 것이다.

기면서 정상적인 몸이 형성되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아기가 기는 모양을 보면 그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길 때 아기는 반드시 빠짝 고개를 들고 긴다. 이렇게 기면 1자 목이 C자 목으로 바뀌어 간다.

이와 관련해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요즘에는 1자 목인 사람이 참 많다. 이는 항상 고개를 들지 않고 숙이고 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목이 아파 병원에 가면 의사 분은 “1자 목이네요. 참 큰일이네요”라고 얘기한다고 한다. 의사 분들도 1자 목이 좋지 않고 C자 목이 좋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1자 목을 C자 목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고개를 숙이지 말고 들고 살면 C자 목이 되는 것인데, 대부분의 경우 고개를 들으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고 한다. 의사 분들은 그냥 당장의 통증을 줄이는 데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 이유는 이런 것 같다. 고개를 숙이고 살던 사람이 고개를 들고 살려고 하면 여러 부위에서 목의 통증이 더 심해진다. 특히 목과 등이 만나는 지점의 통증이 아주 심해진다. 사실 이런 통증은 목이 정상으로 돌아가면서 나타나는 것인데, 어쨌든 환자 당사자로서는 더 이상 참기 어려운 통증으로까지 느껴진다. 병원에서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가 고개를 들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 생겨난 통증이든 기존에 있던 통증이든 고개를 들고 살려고 노력해서 드디어 항상 고개를 들고 살 수 있게 되면 모두 사라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몸의 전체 컨디션도 상당히 좋아진다. 필자는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운동은 이런 근본적인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길 때 모양을 보면 밋밋하고 평평하던 어깨가 뒤로 넘어간다. 어깨가 뒤로 넘어가면 움츠러들어 있던 가슴도 펴지게 된다. 이것은 스스로 실험을 해 보면 쉽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양 어깨를 뒤로 젖혀 보자. 그러면 등이 모이면서 가슴이 펴질 것이다. 이것이 완전 직립한 인간 존재의 가장 정상적인 모습이다. 아기가 9개월 정도 기면서 정상적인 어깨와 등, 가슴의 모양새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어깨가 아프다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모든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몸의 모습이 있다. 어깨가 앞으로 축 처져 있는 것이다. 어깨가 뒤로 넘어가 있어야 하는데, 거꾸로 앞으로 나와 있다. 이런 사람은 눕혀 놓고 위에서 아래로 세게 눌러 주면 어깨가 뒤로 넘어가기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처음에는 특히 좋지 않은 어깨에 상당한 통증을 느낀다.

그러나 점차 어깨가 뒤로 넘어가면서 바닥으로 접근할수록 점점 통증은 사라지고, 사람에 따라서는 아주 시원해졌다는 경우도 있다. 어깨의 통증은 어깨가 뒤로 넘어가 정상적인 위치로 돌아가면 사라진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어깨 주변이 특히 돌덩이처럼 굳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좀 더 오랫동안 운동을 해야 완벽하게 풀리게 된다. 어쨌든 아기의 기는 행위는 이렇게 어깨와 등, 가슴을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정상적인 상태로 바뀌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아이들이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울고 보챌 때 안고서 등을 토닥여 주면 울음을 멈추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왜 그런 것인지 한번 알아보고 넘어가기로 하자. 충분히 기기 전에 갓난아기의 등을 만져 보면 어깨와 등이 좋지 않은 성인처럼 많이 굳어 있다.

이렇게 굳어 있는 아기의 등을 토닥여 주면 굳어 있던 아기의 등 근육이 어느 정도 풀리게 된다. 등의 근육이 어느 정도 풀리면 여기의 근육만 풀리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근육도 따라서 어느 정도 풀리게 된다. 그러면 몸 전체의 근육이 굳어 있어 괴로워서 울던 아기는 어느 정도 근육이 풀리면서 몸이 좀 시원해져 울음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아기들이 길 때 허리의 모양이 어떻게 되는지 상기해 보자. 허리가 아래로 쏙 내려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S라인의 모습이다. 1자였던 허리가 S라인으로 변하고 있는 과정에 돌입해 있는 것이다. 허리 역시 9개월 정도 열심히 기어 다니면 S라인의 모습으로 변해 있게 된다.

허리 아픈 사람들을 보면 모두 허리가 구부정해 있는데, 이 구부정한 허리가 펴지면 허리의 통증은 사라진다. 아기의 허리가 펴져 S라인이 형성되면 이제 드디어 직립할 준비를 완료하게 된다. 물론 허리가 펴질 때쯤이면 어깨와 목도 제대로 형성돼 있다. 이 삼박자를 모두 마칠 때까지 1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이렇게 허리가 펴져야 설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허리의 문제와 다리의 문제를 별개로 보는데, 그렇지가 않다. 다리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허리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다리의 문제를 다리만의 문제로 보고 다리의 문제만 해결하려고 하면 당장 다리의 통증을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다리의 문제는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허리가 구부러져 있으면 허리와 엉덩이부터 다리의 근육이 밑으로 밀려 내려가 다리의 근육이 굳게 된다. 그리고 허리가 펴지면 다리 근육부터 엉덩이와 허리의 근육이 제자리로 올라와 쭉 펴지게 된다. 이런 상태가 돼야 다리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다.

아기들이 빨리 길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한번 상기해 보자. 모두 다 까르르르 신나게 웃으면서 긴다. 왜 그런 것일까? 사람은 기분이 좋으면 웃고, 기분이 나쁘면 얼굴이 굳거나 찡그리게 된다. 아기들은 기분이 좋을 때 웃고, 기분이 나쁘면 웃는다. 신나게 웃는다는 것은 상당히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빠르게 길 때 그렇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그 원리는 이렇다. 우선 빨리 기는 것은 무언가 좋아하는 것이 있어 그것에 빨리 다가가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분이 좋은 것이다. 다음으로 빨리 기면 허리는 더 S라인이 되고 어깨는 더 뒤로 넘어가며 고개는 더 쳐들게 된다. 말하자면 천천히 길 때보다 몸이 더 쭉 펴지는 것이다. 몸이 더 쭉 펴지면 조금이라도 더 굳어 있던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면서 몸이 더 많이 상쾌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빨리 길 때에는 항상 웃으면서 기는 것이다.

태어나서 1년 정도 걸려 직립할 준비가 완료되면 직립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 서게 된다. 처음에는 바로 서지 못해 무언가를 잡고 일어서지만, 조만간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서 뒤뚱거리면서도 걷게 된다. 그 다음 과정은 직립하는 존재로서 능숙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연마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길어서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된다.

 

이제 보행기가 아기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필자는 보행기는 아기들뿐만 아니라 이것을 이용하고 자란 모든 사람들에게 백해무익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인류에게 공공의 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아기가 태어나서 3개월쯤 되면, 그러니까 길 수 있을 때쯤 되면 대부분의 아기들에게 보행기를 태우고 있는 것 같다. 요새는 보행기는 필수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다. 아기를 키우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보행기는 참으로 편리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보행기에 태워 놓으면 아기는 말썽 피우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기가 그 보행기라는 틀 속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어 다니게 되면 먹어서는 안 될 것을 주워서 먹을 수도 있고, 빨빨거리면서 기어 다니다가 어디엔가 부딪쳐 다칠 수도 있고, 별의별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런데 보행기에 묶어 놓으면 보행기 위에 놓여 있는 것만 먹을 수가 있고, 어디 부딪쳐도 보행기가 부딪쳐 주니 다칠 이유도 별로 없다. 보호자의 입장에서 얼마나 좋은 도구이겠는가. 더구나 보호자는 아기를 보행기에 묶어 놓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마음 놓고 할 수도 있다.

여기에다 보행기를 태우면 아기의 성장과 발육을 빠르게 한다는 연구 논문까지도 나와 있다고 한다. 부모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아기에게도 좋다고 하니 금상첨화인 셈이다. 보행기를 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으로 올수록 보행기는 아기의 성장과 발육에 저해가 된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필자는 성장과 발육에 저해가 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아이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보행기가 아기가 갖추어야 할 정상적인 자세를 갖추지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행기를 탈 때와 길 때 아기의 자세를 비교해 보면 왜 그런지를 알 수 있다.

우선 목을 보자. 길 때에는 고개를 바짝 들고 기는 데 비해 보행기를 탈 때에는 목을 앞으로 삐쭉 내밀거나 조금 들고 다닌다. 이런 자세가 나오니 보행기를 타면 C자 목이 형성되지 않는다. 요즘 학생들을 보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앞으로 삐쭉 내밀고 다니는데, 이렇게 된 일차적인 원인은 아기 때 많이 기지 못하고 보행기를 많이 탔기 때문이다. 이차적인 원인은 낮은 모니터를 가진 컴퓨터 앞에서 너무 오래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보행기는 아기 때 정상적인 목의 형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두 번째로 어깨를 보자. 기면 어깨가 뒤로 넘어가면서 가슴이 펴지는데, 보행기를 타면 어떻게 되겠는가? 길 때에는 상체의 물리적 하중이 어깨 쪽에 주어져 어깨가 뒤로 넘어가 제자리를 잡게 된다. 그런데 보행기를 타면 어깨에 물리적 하중이 주어지지 않아 어깨가 뒤로 넘어가면서 펴지지를 않는다. 그 결과 가슴도 펴지지를 않는다. 요즘 학생들을 보면 대부분이 목은 앞으로 쭉 빼고 어깨는 앞으로 움츠러들어 있는 자세를 하고 있다. 이것도 일차적인 원인은 보행기이고, 이차적인 원인은 컴퓨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허리를 보자. 길 때에는 이 역시 물리적 하중 때문에 척추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제대로 된 S라인을 형성하게 된다. 정상적인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보행기를 타게 되면 허리는 1자 내지는 약한 S라인을 형성하게 된다. 제대로 된 허리를 형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옛날에는 노인이 돼서야 허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중고등학생들 중에서도 허리가 아프다는 애들이 꽤 된다. 이것 역시 보행기가 일차작인 원인이고, 컴퓨터가 이차적인 원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허리가 구부러지면 다리에도 문제가 생긴다. 요즘 애들은 보통 긴 거리를 잘 걷지 못하는데, 사람들은 애들이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설명도 맞다. 많이 운동하면 근육이 강화돼 체력도 좋아지게 된다. 필자는 운동하지 않는 것에 더해 허리가 구부러져 다리에 이상이 생겨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원인을 추가하고 싶다. 허리가 구부러져 있을 때 다리 근육이 많이 굳어 있어 많이 걸으면 다리가 아픈데, 어떻게 많이 걸을 수 있겠는가.

요즘 애들은 예전보다 더 잘 먹으면서 살고 있기 때문에 덩치는 예전보다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체력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덩치는 더 커지고 있음에도 왜 체력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대체로 운동은 하지 않고 입시를 위해 공부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필자는 이런 분석에 일부 동의하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그 원인을 설명하는 데는 너무 한계가 크다고 본다. 사람이 원래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어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인 1970년대 중반에는 대입 시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입 시험도 있었다. 그 전에는 중학교 입학시험도 있었다. 공부에 매달리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때에는 학원이 별로 없어 혼자 공부하는 학생이 대부분이었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또 예를 들면 10년 전과 비교해 지금이 더 치열하게 입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 10년 전에도 입시 때문에 아이들이 운동을 하지 못해 덩치는 커지는데 체력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곤 했다. 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아이들의 자세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선생님으로부터 자세 똑바로 하라는 잔소리를 많이도 들었다. 예전에 선생님들은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이런 선생님의 말씀에 잘 따랐다.

그런데 요즘의 선생님들은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다. 설령 그 중요성을 알고 학생들에게 똑바로 앉으라고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선생님이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하면서 선생님에게 대들기도 한다고 한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중학교에 재능기부로 우리 운동에 대해 강의를 하러 갔을 때 30명 전후의 학생 중 똑바로 앉아 있는 학생은 한두 명도 안 되는 것 같다. 거의 대부분이 노인네처럼 구부정하게 앉아 있었다. 이런 자세이니 몸이 정상일 리가 없다. 몸이 구부러지면 근육이 굳어 아프고 힘도 나지 않게 되어 있다. 덩치가 커져 보아야 체력은 점점 더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의 몸을 굽게 만드는 것은 아기 때 보행기를 태우는 것 때문에 시작된다. 다음으로 컴퓨터 앞에 꾸부리고 앉아 게임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컴퓨터에 빠져 있다 보니 운동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들 몸을 구부러지게 만드는 맨 처음 원인은 보행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해서 필자는 보행기를 없애자고 하는 것이다. 보행기를 없애면 아기의 보호자는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지만 몸을 뒤집고 나서 설 때까지 9개월 정도의 불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의 아이를 평생 불편하게 살게 해서야 되겠는가. 필자는 앞으로 보행기를 없애자는 문화운동을 펼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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