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이고 부숴지고..방선문계곡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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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이고 부숴지고..방선문계곡이 수상하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3.1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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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제주환경)저류지개발로 두동간 난 아름다운 계곡

 

신선이 방문할 정도로 계곡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방선문이 거대한 물줄기에 휩쓸려 패여지고 부숴지며 점차 넓어져가고 있다.


더욱이 주위에 골프장과 저류지가 만들어지면서 이제 그 옛날 명성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

 
15일 방선문계곡 입구에서 위쪽으로 약 1km정도를 오르면서 만난 계곡은 밑이 파이고 돌이 구르면서 서로 부딛쳐 흩어지고 넘어진 거대한 암석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바위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뿌리를 내려 생명을 유지하는 나무들도 곧 아래로 떨어질 기세다.
얼마나 큰 물줄기가 홍수를 이뤘기에 이런 모습일까.


저류지의 배수구 공사를 하면서 계곡의 일부가 부숴졌고 흙이 계곡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뿌리로 잡아주던 얕은 흙의 계층도 점차 패여가고 있다.


아직도 이곳은 제주계곡의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지만 자연조차  마지막 남은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 중이다.


자연을 인간의 힘으로 조정하려는 욕심이 빚은 결과일까.
텅빈 한천 저류지는 거대한 공간에서 입을 벌려 언제든 물을 담을 준비를 하고 있다.

 


계곡 중간을 잘라 아름다운 계곡을 바보로 만들어버린 현장.
두 동간을 내 버린 이 방선문 계곡은 이로 인해 그 천혜의 아름다움이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해 버렸다.


이에 대해 방선문계곡을 담당하는 제주시 오라동 유은숙 주민자치담당은 "방선문계곡은 지난해 문화재청에서 지방문화제로 지정하기 위해 실사까지 했으나 건천이라는 이유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해 지정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주민들이 이 방선문계곡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문화제 지정에 더 힘쓰겠다"고 밝혔다.


특히 "저류지공사를 하면서 무너진 곳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한 유 담당은 "현장을 확인해보겠다"며 "방선문계곡을 널리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동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어 시에 보존방안에 대한 건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방선문계곡은 2009년에 옛날 목사들이 거닐던 코스를 올레코스로 개발해 방선문계곡에 많은 사람들이 찾도록 할 계획이다.


올레코스는 현재 정실오거리 구간공사는 이미 진행중이고 앞으로 고지교-방선문계곡-관음사코스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방선문계곡은 참꽃이 아름다워 참꽃이 많이 피는 5월에 맞춰 방선문계곡음악회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방선문계곡은 어떤 곳인가

푸른 절벽이 깎아지른 듯 서있는 한천계곡 한 가운데 마치 대문을 열어놓고 있는 모양으로 지붕이 덮여있고 앞뒤로 트여있는 큰 바위가 있는데 예부터 이를 두고'신선이 방문하는 문󰡑이라는 뜻인 방선문(訪仙門)' 이라 불렀다.


신선이 사는 곳의 입구이니 그 경관의 빼어남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영주 10경 중 하나인 영구춘화(瀛丘春花)의 현장이 바로 이곳이다.

영구는 방선문의 별칭이며 신선들이 살고 있는 언덕이라는 뜻이다.춘화는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참꽃(진달래)을 말한다.



제주참꽃이라 불리는 철쭉꽃이 절벽을 붉게 물들이고 또한 맑은 계곡물에 비쳐 계곡 전체가 붉은 꽃으로 덮이면 감탄이 절로 나올 만 하다.

이처럼 방선문은 신선세계로 통하는 문으로 신선세계와 인간세계의 경계선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방선문을 경계로 한라산 안과 밖이 나누어지는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백록담에서는 매년 복날이면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는데 이때마다 한라산 산신은 방선문 밖 인간세계로 나와 선녀들이 하늘로 돌아갈 때까지 머물러 있어야만 했다.

그런데 어느 복날 미처 방선문으로 내려오지 못한 한라산 산신이 선녀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고 말았고, 이에 격노한 옥황상제가 한라산 산신을 하얀 사슴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그 뒤 한라산 산신은 매년 복날이면 백록담에 올라가 슬피 울었다. 하얀 사슴의 연못 백록담, 그 이름은 이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다.



또한, 방선문 일대는 한국 고전문학 중 해학소설의 백미이자 판소리 열두마당의 하나인󰡐배비장전󰡑의 무대이기도 하다.

예부터 제주에 부임한 목사를 비롯한 지방관리뿐만 아니라 유배인까지 많은 선인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고, 방선문 곳곳에는 그들이 남긴 마애명이 많이 남아 있는데'訪仙門','登瀛丘'등을 비롯해 50여개의 마애명이 남아있다.

(오라동 홈페이지에서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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