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대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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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대록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6.1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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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 125m 둘레: 2,794m 면적: 522,097㎡ 형태: 원형

 대록산

별칭: 큰사슴이. 대록산(大鹿山)

위치: 표선면 가시리 산 68번지 표고: 474.5m

비고: 125m 둘레: 2,794m 면적: 522,097㎡ 형태: 원형 난이도: ☆☆☆

 

 

사슴이 놀던 자리는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찾아들고...

 

모양새를 빗대어 사슴을 닮았다고 하여 명칭을 붙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사슴을 그려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오래전에 이 오름을 중심으로 사슴들이 살았다고 하여서 붙여졌다는 내용은 이해가 된다.

어쨌거나 이 산 체는 사슴과 관련을 시키고 있으며 옆에 자리한 곳을 연관하여 큰, 족은사슴이라 부르고 있으며, 한자로는 대록산(大鹿山)과 소록산(小鹿山)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 기슭을 따라 이어지는 사면은 가파른 편이며 특이하게도 정상을 중심으로 두 개의 굼부리를 지니고 있는 산 체이다.

서향과 북향으로 벌어진 두 굼부리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일부 잡목들이 자라고 있으며 능선 한쪽에는 일제시대 때 파놓은 진지동굴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에는 두 오름을 묶어 녹산이나 녹산장(鹿山場)이라 하였는데 이 일대가 목장의 최적지로 선정이 되어 넓고 큰 목마장(牧馬場)을 형성하였다.

정석항공관이 생기면서 많이 알려졌고 이후 유채꽃프라자와 도보여행지인 (쫄븐)갑마장길이 구성되면서 이곳도 포함이 되어 찾는 이들도 많아졌으며, 무엇보다 산책과 전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입지를 갖춘 오름이라 할 수 있다.

 

오름으로서 지녀야 할  모든 것을 두루 갖춘 화산체로서 125m의 비고(高)가 말해주듯 오름 탐방의 높이로서는 최적인 셈이며 산책로가 잘 구성이 되어 있다. 또한 접근성이 좋고 분화구를 비롯하여 화산체의 특징이 잘 갖춰졌으며 특히 오르내리는 동안 전망이 워낙 좋다는 이점도 있다. 제주의 동부권 오름들 중에서 구좌권의 다랑쉬오름과 용눈이오름등이 인기가 있고 가볼 만한 오름이라면, 가시리권을 대표하는 곳으로는 따라비오름과 더불어 큰사슴이오름이 있다.

이들은 녹산로를 따라서 이어지는 곳에 위치하면서 접근성이 좋고 비교적 안전한 때문에 선호도에 있어서는 우선을 차지한다. 제주의 녹산로는 대한민국 아름다운 길 100선에 포함이 된 곳이다. 녹산로를 중심으로 정석항공관 이후 갑마장길이 생겨나고 유채꽃 프라자와 풍력발전기 산업이 들어오면서 활발한 도로가 되었고, 조랑말체험공원과 쫄븐 갑마장길, 가름질 등 가시리의 많은 변천은 녹산로 일대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셈이다.

 

-대록산 탐방기-

 

대부분의 오름들은 억새가 퇴색하는 가을형의 오름으로서도 운치가 있지만 유독 이곳만큼은 봄의 중심에서 더 만나보고 싶은 오름이다. 봄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향긋한 숲 향기를 맡게 되고, 이와 더불어 오가는 동안에 만나는 야생화들이 있기에 그리움의 오름이 된다.

행여 더한 고백을 한다면 오름 탐방과 더불어서 이곳 주변에 고사리가 많은 때문에 덤으로 고사리 꺾기 체험을 하게 되는 것도 이유가 된다. 4월 하순. 이미 유채꽃 엔딩인 주차장 주변이지만 시선의 중심에는 푸름의 향연이 있기에 서운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녹산로의 중심에는 정석비행장과 항공관이 있으며 큰사슴이를 찾을 경우 이곳 주차장(東)을 이용하면 된다. 초입지를 지나면서 양 방향 갈림길이 나오고 이곳에 오름과 관련한 안내문이 쓰여 있다. 보통은 우측 방향을 택하지만 어차피 큰사슴이 만을 만나고 돌아올 경우는 갈림길의 반복을 선정하는 것도 좋다. 즉, 직진으로 갔다가 돌아올 때 우측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다.

 

진입로를 따라서 조금 들어가면 산 체를 볼 수 있다. 일부는 민둥산 형태라서 정상부 까지 노출이 되며 오르기 전에도 거친 면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큰사슴이오름을 두고서 외형상을 빗대어 명칭이 정해졌다는 문헌도 있지만 사실상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사슴의 형상을 그려보기는 어렵다. 그냥 사슴들이 둥지를 트고 이곳을 중심으로 노닐었다는 상상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쫇은(짧은)갑마장길을 모태로 도보여행자들도 많이 찾는 때문에 추가로 안내 표지가 세워져 있다. 나무 계단으로 구성이 된 탐방로는 경사가 제법 길게 이어지는 때문에 어느 누구도 한두 번은 쉬면서 심호흡을 하게 된다. 설령 체력이 되더라도 애써 힘겨운 진행을 할 필요는 없다.

오르다가 힘이 부치면 뒤돌아서 일대를 전망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면 된다. 어차피 오름 탐방은 경쟁도 순위도 필요가 없는 일 아니겠는가.  정상 지점은 아니지만 경사를 오르고 나면 휴식과 쉼터 역할을 하는 공간이 있으며 중간에 만나는 벤치 공간은 전망 터이기도 하다. 바람이 불어오고 봄이 불어왔다.

마파람을 타고 한라산 능선을 지나온 청정의 음이온을 시작으로 봄바람 소리와 어우러지는 전망은 그야말로 자연 속 시청각 현장이 되었다. 비고(高)가 100m를 넘나드는 지대라서 바람의 움직임마저 느낄 수가 있다. 분화구를 찾거나 둘레를 탐방할 경우는 쉼터 뒤편의 소로를 이용하면 되는데 화구 둘레를 돌아보기 위하여 좁은 진입로로 향했다.

이미 봄의 중심에서 할 바를 다하는 상산나무는 마르지 않은 연 초록색의 잎을 드러내어 눈싸움을 요구했다. 이들이 뿜어대는 독특한 향기는 코끝부터 온몸을 자극하며 이방인들에게 응원이라도 하는 듯 정도의 세기를 더했다. 사실상 큰사슴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데 인색함이 전혀 없는 오름이다. 정상부를 비롯한 등성에 숲이 우거지지 않았지만 볼품을 논할 만큼 빈약하지는 않다.

그러기에 둘레와 화구 등 대부분의 모습을 만나는데 어려움이 없으며 큰사슴이로서는 대부분의 노출을 허락하는 셈이다. 분화구 둘레를 지나는 동안에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인조동굴도 만나게 되었다. 제법 깊게 파놓은 동굴의 입구에는 양치류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동굴의 입구를 통하여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가 흘러나오고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게 되는데 시기적으로 이런 현상을 느끼기에는 다소 모자랐다. 둘레를 돌다가 한 지점을 통하여 분화구 안쪽까지 진입이 가능하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선 채로 바라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싱그러운 봄의 정취가 가득 드리운 화구 안은 평화롭게 느껴졌다. 대. 소록산을 넘나들었던 사슴의 무리들은 아마도 이곳에 둥지를 트고서 지냈을 것이다. 제주의 오름들 중에서 사슴과 연계한 명칭으로 서귀포의 녹하지악과 거린사슴이 있는데 사슴들이 노니는데 있어서 운치나 환경으로 볼 때 큰사슴이가 더 조건이 좋아 보였다.

굼부리 둘레는 자연의 길로 이어졌는데 얼마나 걷기 좋은 길이고 걷고 싶은 길인지 구태여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였다. 친환경 매트는 둘째하고 그 흔한 타이어매트 조차 허용을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길이기에 느낌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수풀이 우거진 사이로 조그맣게 밟혀진 흙길은 더한 자연의 길을 가는 느낌을 받게 하였다. 입구를 나오면 정상으로 가는 방향과 갑마장길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 아래 방향으로 갈 경우는 쫄븐마장길을 따라서 국궁장과 잣성길을 연계하게 된다.

또한 큰사슴이오름 하나만을 택할 경우는 우측의 낮은 오르막을 선택하면 된다. 기슭 아래를 내려온 후 이동을 하는 동안 지나게 되는 곳은 억새와 덤불들이 차지했는데 이 일대는 그야말로 고사리 천국이다. 해마다 봄의 중심에서 한두 번씩 이곳을 찾는 것도 오름 탐방과 더불어서 고사리 꺾기 체험을 하려는 의도가 포함이 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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