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2)"한라산 특단의 방어선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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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2)"한라산 특단의 방어선 만들어야.."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7.07.1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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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재선충병 감염목 제거 28만천여본..내년 10여만본 감소 예상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 김홍두 세계자연유산본부장(오른쪽에서 두번째), 김창조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오른쪽)
 

재선충이 한라산을 위협하고 있다.

재선충은 현재 한라산만이 아니라 백두대간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의 경우 재선충 고사목 제거본수는 2015년 50여만본에서 올해 20여만본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재선충소나무 제거본수는 28만9천본으로 지난해 보다 40% 줄었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10만여본 정도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점차 재선충은 안정될 것"이라는 것이 제주도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개발한 곰팡이천적을 제주도에 처음 시도해 7월 중 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소나무전문가들은 재선충과의 전쟁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방제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지는 단언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소나무는 송이가 많이 나는 산의 경우 부엽토가 많이 쌓이지 않는 척박한 땅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죽은 소나무 파쇄칩을 소나무숲인 송림에 뿌리면 치명적이며 살아있는 소나무까지 시들시들해진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소나무를 파쇄해서 뿌리는 파쇄칩은 유충이 완전히 사라진 고사목으로 처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충이 남을 경우가 없고 특히 소나무 파쇄칩은 나중에 거름으로 활용된다”고 밝혀 소나무전문가들의 지적과 다른 의견을 밝히고 있다.


현재 소나무밭에 뿌리는 파쇄목은 원목에서 나오는 파쇄물은 열량이 적어 활용가치가 없는가지 부분을 부숴서 거름으로 쓰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파쇄목을 팰릿으로 만들어 보급하는 공장을 짓겠다고 왔던 한 업체가 도산하는 바람에 서귀포 산림조합에서 현재 팰릿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지만 육지부나 수입팰릿의 가격이 더 저렴해 현재 파쇄목은 비료용 톱밥이나 마사용으로 일부 사용하고 있고, 압축된 톱밥으로 만드는 보드용으로 육지부로 대부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나무 전문가들은 “소나무 파쇄칩을 산책로 등 길에 까는 건 좋지만 송림에 깔 경우 소나무가 약해지게 되고 재선충이 덤빌 때 이를 버티지 못하면 그냥 죽어 버린다“며 ”현재 제주도는 번져도 너무 많이 번졌고 앞으로도 한라산으로 계속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특단의 방어선을 쳐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소나무 파쇄물이 소나무를 고사시킨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 설명"이라며 "파쇄는 방제처리가 된 것을 하기 때문에 그 안에 재선충 매개충이 살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훈증방식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훈증방식의 경우 육지부와 달리 제주도에서는 맞지 않는 방법이고 특히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지금은 이를 모두 수거, 모두 파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훈증의 경우 "제주도는 토양 특성상 화산회토라 완전밀봉이 안돼 현재 훈증방법은 안하고 90%이상 파쇄를 하고 있고 부득이 기계장치가 못 가는 곳은 망사형태로 이를 완전히 싸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수간주사 문제에 대해서는 “낮은 곳에 나무주사를 놓는다고 해서 효과가 떨어지지 않고 모두 철저한 방제지침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수간주사의 경우 현재 1그루당 3천원 하는 제품을 쓰고 있지만 1-2년은 방제가 가능하고 일본에서 개발한 6-7년형 제품의 경우 비용이 나무 1그루당 6만원으로 예산상 이를 수용하기가 어렵다”며 “실제로 효과가 있는 지도 검증을 하지 못해 당장 쓰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약효 1-2년 짜리를 쓰면 2년후 다시 수간조사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자주 수간주사를 놓을 경우 10년, 20년후에는 나무가 이 생채기로 인해 시름시름 앓게 되는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창흡 제주도 산림보존담당은 "천적곰팡이 문제는 현재 서귀포시에서 일부 했는데 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수간주사의 경우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매뉴얼은 아래쪽에 놓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간조사는 한 그루당 제품가격이  3-5천원 정도로 이는 2년간 약효를 갖는다는 것.

따라서 일본에서 만든 6년형 수간주사의 경우 그루당 6만원으로 한 본당 6만원짜리를 놓을 필요 있느냐라는 의견과 이 주사를 놓는다 해도 100% 완벽하게 무결점 방제가 된다는 보장도 없어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담당은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이 모여 이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용기 (사)소나무지킴이시민연대 대표는 “재선충을 송충이나 솔잎흑파리정도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이 병균과 재선충은 유치원과 대학생의 차이이며 바둑으로 볼 때 18급과 8단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긴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대표는 “일본 나가노현은 평균고도가 1000미터라 재선충이 일본에서 가장 늦게 나타났지만 최근에 심해지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전량 소나무 제거를 할 경우 현에서는 어느 송림이든 국고로 100% 지원해준다”고 전했다.

“개인소유라 해도 이를 모두 국고로 베어내고 이를 팔아 돈이 나오면 70% 산림주에게 주고 30%는 자치단체가 갖고 재투자한다”는 얘기다.

이들 전문가들의 얘기는 “재선충에 대한 대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으로 “어차피 재선충으로 모두 죽게 될 것이라면 일본처럼 폭 2킬로 정도로 하여 길이는 지역에 따라 정하되 재선충 가능성이 있는 소나무를 모두 베어버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의 경우 폭 2킬로미터에 달하는 지역을 소나무를 베어내며 방어선을 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제주도의 입장이다.

"방어선을 치기 위해 중국의 경우 평지에서 이를 시행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한 이 담당은 "그러나 한라산 산악지대부터 직선 2킬로미터라면 사람 사는 곳까지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곳 소나무를 모두 베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소나무림은 물론 활엽소 등 혼재돼 있어서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특히 어리목에서 2킬로 직선을 선을 그어서 다 벤다는 것은 공법상으로도 어느 과학자든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도의 방제지침은 어떨까..

조용기 소나무연대 대표는 "산림청이 만든 재선충방재지침중 15개 부분은 문제가 있어 이를 지적한 후 5개 부분은 이를 고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10개 정도는 미흡한 부분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예를 들면 해야 할 것은 덜 하고 안할 것은 과잉하게 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것으로 앞으로 이에 대한 개선을 계속 요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나타난 한라산을 위협하는 재선충병 감염목 현황

이창흡 담당은 "제주도의 경우 산림청 방재지침이 스탠다드지침이긴 하지만 제주도는 위도가 남쪽이라 제주형 방제지침을 따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제주도 실정에 맞게 한라산국립공원부터 아래쪽으로 방제할 경우 한 본에 재선충이 생기면 인근 20미터 반경에 있는 잠재목까지 모두 제거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이 방식은 육지부에서도 일부지역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조용기 (사)소나무지킴이시민연대 대표는 "훈증작업의 표적은 재선충이 아니라, 고사목 내의 매개충 유충이지만 현재 수간주사를 낮은 곳에 놓는 것은 시공예산 등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만 낮은 곳에 놓더라도 3개월전(11~12월경)에 놓는다면 큰 문제는 없고 중요한 것은 소용량, 단기간 약효의 제품은 임시방편일 뿐 2년 후, 10년 후, 20년 후에는 수많은 천공으로 오히려 건강한 소나무마저 상해/쇠약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미래의 문제로 들었다.

특히 "연평균 기온 10도씨가 활동 한계점이라는 점에서 한라산도 늘 재선충 확산우려가 있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라산에 극단의 방어선을 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는 결정도 실행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문제는 실제로 자연적인 한라산 방어선이 뚫리고 있다는 점에서 재선충 제거방식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던져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파쇄목에 대한 처리방법, 수간주사, 훈증방식 등 모두에 문제가 있다면 제주도는 예산만 낭비하고 효과는 미약한 미봉책을 쓸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최선의 방어선 구축 등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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