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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이의 오름이야기제주도의 모든 오름(가나다순)
[오름이야기]마은이표고: 552m 비고: 47m 둘레: 1,235m 면적: 115,182㎡ 형태: 말굽형
홍병두 객원기자  |  jejulove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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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7.08.07  23: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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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은이

별칭: 마안이(馬安伊). 마은이(馬隱伊)

위치: 남원읍 수망리 산 203번지

표고: 552m 비고: 47m 둘레: 1,235m 면적: 115,182㎡ 형태: 말굽형 난이도:☆☆☆

 

 
   
 

말(馬)들이 은거했던 터전은 울창한 숲으로 변화를 이뤄 바깥세상과의 인연을 거부하는 듯...

 

마은이의 유래는 역시나 말(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의 남조로(118번 도로) 변은 과거 가시리 일대와 더불어 대단위 목장 지대였다. 특히나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을 중심으로 하여 그 맞은편의 구두리오름과 쳇망오름을 거쳐 여문영아리로 이어지는 일대는 지금도 넓은 초지가 있다.

말들의 터전이면서 사육과 방목을 하기에 용이했던 곳과 달리 마은이가 있는 곳은 깊은 숲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방목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랐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결국 마은이는 말(馬)을 숨기거나(隱居) 은둔(隱遁) 하는 장소로 사용을 했을 것이고, 이와 관련하여 마은+이로 표현했을 것으로 추측이 되며 여기에서 붙여진 명칭으로 볼 수가 있다.

달리 마안이(馬安伊)로도 표현을 하는데 이 역시 말들의 쉼터나 안전한 거처 지를 떠오르게 하는 만큼 비슷한 맥락으로 여겨진다. 또한 방목되는 말을 감시하기 위하여 머물던 장소 정도로도 그 유래가 어울릴 법하다.


그러나 지금의 마은이 주변은 상황이 다르다. 예전의 모습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이 일대 환경은 깊은 숲을 이루고 있으며 산 체를 파악하는 과정조차 힘든 상황이다. 깊은 숲을 이루고 있어서 말들을 사육하거나 방목을 하기에는 전혀 입지로 어울리지가 않는다.

이러한 여건을 생각하면 과거에도 마방목지와 그 주변에서 방목을 하다가 겨울철 등 일정 기간 동안 가둬놓거나 겨울나기 등을 하는 장소로 사용했을 것이라 짐작할 수가 있다. 어쨌거나 마은이는 오늘날까지도 이렇다 할 탐방로가 없는 데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은 때문에 두세 번을 가도 길을 헤매는 경우가 허다한 오름이다.

잘 드러나지 않는 오름을 탐방할 때는 언제나 반전이 있는 법. 오가는 과정과 현장에서 느끼는 깊고 그윽한 맛이 풍겨나기에 탐방의 묘미가 있으며 공존하는 자연을 너무도 뚜렷하게 확인을 할 수 있다. 마은이는 내창(川)과 소곡을 사이로 두 개의 산체가 이어져 있으나 서로 다른 독립형 화산체이다.

오래전에는 하나의 오름으로 여겼으나 지난 90년대 후반 오름 재조사 당시에 각각 다른 것으로 판명이 되었다. 이때 마은이 옆의 산체는 별도로 마은이옆이라고 불렀으며 이후 가친오름으로도 부르고 있는데 내(川)를 사이로 갇혀 있는 화산체라고 해서 붙은 명칭이다.

   
 

한자로 난악(卵岳)이라 표기를 하여 이른바 새끼오름(알오름)으로 여겼지만 실상 화산체의 실체가 잘 나타나며 깊은 숲을 이뤘고 능선과 계곡이 발달이 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마은이는 남원읍 수망리 권역이며 마은이옆(가친오름)은 표선읍 가시리 권역에 해당이 된다.

이동성이나 접근성 등을 감안할 때 다홍치마를 걸치기 위해서는 어차피 가친오름을 포함하여 두 산체를 동시에 탐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내친김에 마은이궤라 부르는 숨골을 찾는 욕심도 부려볼만하다. 마은이는 불과 47m의 비고(高)로서 북향의 말굽형 화산체이나 숲이 깊은 때문에 뚜렷하게 확인을 하는 과정은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그만큼 자연 미가 깊게 나타나고 울창한 수림과 계곡 등이 주변을 차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마은이는 오름 탐방이라기보다는 사려니 숲길을 포함하는 도보여행과 더불어 마은이옆(가친오름)을 함께하며 자연의 깊은 맛을 찾는 여정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마은이 탐방기-

 

찾아가는 방법은 몇 갈래가 있으나 사려니숲길(남조로변)을 초입으로 하는 것이 좋다. 마은이 자체는 사려니 숲길 안쪽의 송전 철탑 67번을 초입으로 하는 것이 보편적이나 일부 지역은 현재 출입이 통제가 되어 있음을 참고해야 한다. 따라서 사려니 길을 지나다가 윌든 삼거리 이전에 표식이 있는 가친오름을 선택하는 게 좋다.

마은이옆을 지난 후 마은이를 만나고 이후 여건이 되면 마은이궤를 함께 찾는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자연 미가 어우러진 깊은 숲을 거닐고 낮은 경사를 따라 진행하는 동시에 소곡(川)을 넘나드는 동안에 깊고 그윽한 환경에 취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힐링의 최적지가 아니겠는가. 높이가 말해주듯 산행이라기보다는 깊은 자연을 탐방하는 맛이 더 풍기는 오름이었다.

찾는 이들이 적은 데다 정해진 탐방로가 없으며 진입하는 과정에서 다소 번거로움 있지만 그만큼 얻어지는 느낌은 덧셈이 되었다. 이렇다 할 전망을 기대할 수는 없으나 변화가 이뤄지는 숲 안의 세상은 그야말로 초자연적인 느낌을 얻기에 너무 충분했고, 마은이옆을 지나 기슭을 이동하는 동안에도 두 화산체의 경계점을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환경의 변화는 다르다 할지라도 빽빽한 숲과 내창(川)을 지나는 과정이 비슷했고 능선과 정상부의 구분 또한 어려울 정도였는데 울창한 숲과 잡목들이 변장술에 한몫을 한 때문이었다. 숲과 소곡을 지나기를 몇 차례 했을까. 깊은 숲은 시간을 정지시키면서 계절을 무시했고 성장의 진행도 포기를 하게 만들었다. 아침이 지난 것도 오래되었고 정오를 향하는 시간인데 비로소 햇살이 숲 사이로 비치기 시작했다.

가을의 중심이 지나는 즈음이라 천연색의 잎을 지닌 나무를 비롯하여 잡목들이 깊은 숲을 이루고 있으면서 바깥과의 인연을 거부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게 우거진 숲을 헤치며 기슭의 상부 쪽을 어림잡으니 비고(高)점 근처이다. 자료에는 표고가 552m로 되어 있지만 gps는 561m로 더 높게 나타났는데 정상부인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마은이의 정상을 알리는 이렇다 할 표식이 없지만 묘를 찾는 자체가 인증이라 비고점 바로 아래쪽을 두리번거리다가 마침내 묘를 찾아냈다. 넓은 터. 정교하게 에워싸인 산담에다 봉분 자체도 보통보다 훨씬 커 보였다. 바닥은 잔디로 곱게 단장이 되어 있으며 거목들은 묘지기라도 되는 양 사방을 두르고 있었는데 이곳은 현공(玄公)의 묘로서 지난 60년대 제주향교의 장의(掌議)를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법 오래된 묘인데 어떻게 이곳까지 상여를 메고 왔으며 산담의 돌들은 어떻게 구해서 쌓았을까. 얼핏 봐도 명당을 운운하기에 너무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그러한 입지가 되도록 잘 다듬고 가꾼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망자를 받아들인 마은이로서는 그 한을 풀어주고 넋을 달래주고 있을 것이다.

비석에는 마안이(馬安伊)로 표기가 되었는데 이 역시 말들의 방목지라기보다는 쉼터나 안전한 거처를 떠오르게 하는 맥락이라 여겨졌다. 은거나 안식의 뜻을 빌리지 않더라도 마은이 산 체와 주변 환경이 더 입증을 해줬기 때문이다. 가친오름(마은이옆)과 마은이오름을 거쳐 이제 마은이궤와 수직동굴을 찾는 과정이 남았다. 사실 숨은 동굴인 수직궤는 한두 번 왔어도 다시 찾기가 어렵다.

때문에 gps의 좌표를 이용하는 것 외에 특별한 방법이 없는데 운이 좋게도 그 자료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얼마 후 숨은 궤를 찾아냈는데 이른바 마은이궤라고 부르는 작은 동굴형의 바위체다. 화산섬인 제주의 곳곳에서 만나는 궤라 함은 바위그늘을 말한다.

이는 자연적으로 절벽이나 기암층에 그늘이 드리워진 것에 연유하여 붙여진 명칭이기도 하며 동굴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고 단순하게 바위가 움푹 들어간 정도로 보기에도 모호하다. 보통은 석회암지대의 층리면이나 절벽이 갈라진 틈에 지하수가 침투하며 용해되면서 형성이 되었거나, 용암이 흘렀던 끝부분의 함몰에 의하여 좁은 동굴처럼 만들어진 곳이 대부분이다.

즉, 자연적으로 암벽이 붕괴하여 형성된 것과 파식에 의하여 생겨난 것으로 분류가 될 것 같다. 깊이는 대단하지 않지만 넓이와 좌우의 공간은 그럴싸하게 보였다. 이 바위그늘에서도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었는데 이끼류와 양치식물을 비롯하여 다른 식물도 아예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어린 나무들조차 생존의 법칙을 이수하고 자연의 세계를 차지한 모습에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숨은 궤를 만나는 것을 끝으로 마은이 일대의 탐방을 마쳤다. 다시 이동을 위하여 등성을 내려온 후 숲과 내창을 지나다가 큰 계곡을 만났는데 보통의 궤와는 다르지만 수직 형으로 꺾인 모습이 이채롭게 느껴졌고 내(川)가 터질 때면 작은 폭포를 이루게 될 것으로 보였다.

계곡도 환경의 변화에 한몫을 하며 볼품을 안겨줬다. 건천의 가을이지만 뿌리를 내려 물을 잘 비축한 때문일까. 계곡 옆을 차지한 단풍나무와 잡목들은 아직 가을을 붙잡고 푸른색과 천연색으로 물든 모습과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지친 기색을 느낄 겨를이 없이 깊고 그윽한 숲과 계곡을 지나는 과정이었지만 휴식을 포함하며 실컷 바라봤다. 탐방을 마친 후 숲을 빠져나오고 사려니 숲길 임도에 도착을 했다. 맨 먼저 반겨준 것은 늦가을의 하늘이었는데 제법 오래도록 숲을 헤맨 탓인지 유난히도 청명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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