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말찻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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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말찻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8.2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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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653.3m 비고:103m 둘레:2,623m 면적:403,935㎡ 형태:말굽형

 

 말찻오름

별칭: 말찻. 몰찻

위치: 조천읍 교래리 산 137-1번지

 표고: 653.3m 비고:103m 둘레:2,623m 면적:403,935㎡ 형태:말굽형 난이도:☆☆☆

 

 

말(馬)들의 터전이었던 산 체의 중심은 명품 숲길로 변화가 이뤄졌고...

 

말찻의 존재는 우선 물찻오름과 연계를 하는 것이 순서이며 두 화산체의 입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찻오름은 굼부리에 물이 차 있어 산정화구호를 지닌 것과 관련하여 명칭이 붙었으며, 말찻은 이 일대의 방목장과 관계가 있어 부르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말(馬)+찻을 의미하는데 ‘찻’은 잣성(城)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추측과 더불어 하나의 터전(곳)이나 영역을 나타낸 것으로도 짐작할 수가 있다. 지금의 붉은오름 휴양림 일대와 남조로 변으로 이어지는 일대는 광활한 초지로 이뤄져 말을 사유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지니고 있었고 지금도 휴양림 옆은 드넓은 목장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리적인 여건에 비춰볼 때 말들을 방목하기 좋은 터였음을 알 수가 있으며 그런 결과로 오름의 명칭을 말찻이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 기슭을 따라 등성으로 이어지는 곳은 잡목들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서 사방이 가리지만 어깨선을 따라 진입을 할 즈음에 별도의 전망 터가 있으며 이곳에서 해맞이를 할 수가 있다.

이 해맞이 전망대를 비롯하여 정상부로 이어지는 주변에는 특이한 형상을 한 돌들이 널려져 있어 눈길을 끄는데 확실한 봉우리를 지니지 않은 만큼 말찻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동향의 말굽형을 지녔으며 정상부에서 동쪽으로 깊게 팬 채 골짜기를 이루고 있는데 가파르게 뻗어 내린 등성으로 이어진다.

몇몇 고문헌이나 자료를 통하여 알려졌지만 말찻 일대는 조선시대 목마장임을 확인시키고 있는데 지금도 이 주변에는 경주마 육성목장을 비롯하여 말과 관련하여 울타리를 설치한 드넓은 초지를 볼 수가 있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의 남쪽으로는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깊은 곳으로는 소곡(川)과 수림 지대가 나타나는데 이 중심에 물찻과 말찻이 나란히 이어지고 있다.

사려니 숲길과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이 생겨난 지금으로서는 두 화산체를 만나는 과정이 어렵지 않은 편이지만 물찻오름은 복원과 보존 등으로 인하여 행사기간 외에는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그런 반면 말찻오름은 휴양림 내 잘 구성이 된 탐방로를 따라 정상까지 갈 수가 있는데 이러한 구성은 숲길과 오름(말찻)을 연계하여 해맞이 길이라고 정하였는데 휴양림 내부와 더불어 말찻오름을 거치고 돌아오게 만든 명품 숲길이다.

 

이 진행은 숲과 오름을 연계할 수 있게 구성이 되었으며 도보여행과 오름 탐방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하였다. 원시림처럼 깊고 그윽한 숲을 따라 이어지는 코스는 온몸으로 자연의 극치를 보고 느끼게 하며, 그 옛날 만들어진 상잣성을 시작으로 삼나무림과 초자연적인 숲길을 거닌 후 숨어 있는 오름을 만나게 된다.

여러 잡목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숲길을 거닐게 되므로 힐링의 조건으로는 최적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름이라고는 하지만 이렇다 할 큰 경사가 없으며 간간이 친환경 매트와 목재 계단 등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은 자연의 흙길 그대로 구성이 되어 있다.

단순한 도보여행이 아닌 숲과 자연을 모체로 하는 곳이기 때문에 탐방과 체험의 묘미를 함께 느낄 수 있으면서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다. 5~6부 능선을 오가는 과정이지만 이렇다 할 큰 경사가 없으며 전반적인 구성의 형태 또한 안전과 자연미를 고려한 하나의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나 이동하는 내내 환경의 변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지루함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말찻오름 탐방기-

지금으로서는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을 출발하는 탐방이 가장 효과적이며 전체 소요시간은 약 200분 정도가 소요되나 선택의 폭이 있다. 상잣성길을 포함하는 것은 필수이며 어느 방향을 초입으로 하던지 오가는 과정에서 내친김에 붉은오름까지 포함을 한다면 좀 더 할애를 하면 된다.

휴양림 개장 후부터 몇 차례 만났었기 익숙한 곳이었는데 말찻을 포함하는 해맞이 길이 생겨서 다시 찾았다. 봄의 중심에서 자연과 함께하며 도보여행과 오름 탐방을 하기에 너무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 때문에 몇 번을 찾아도 거부감을 느낄 수가 없는 곳이다.

해맞이길의 구성을 기대하는 만큼 초행자의 입장에서 설렘을 안고 출발을 했다. 초입부터 너무 기분 좋은 길이 나오는데 키가 큰 삼나무 사이로 길이 열리고 바닥은 친환경 매트가 깔려있었다. 자연스러움과 부드러움을 생각한다면 그대로의 길도 좋으련만 사계절 전천후로 이용이 가능하게 구성을 한 것이라 느껴졌다 녹음이 어우러지는 시기도 그러하지만 계절을 달리하여 겨울의 스산한 모습을 보는 것도 운치가 있을 것 같았다.

진입 후 얼마 안 되어 만나는 잣성의 모습은 세월의 흐름을 반영하듯 빛바랜 채 이끼류가 주변을 장식하고 있으면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줬다. 휴양림 내부를 벗어난 후 삼나무 숲을 지나고 깊은 숲길을 따라 이동을 했다. 갈림길 중에 상산 삼거리가 나왔는데 유난히도 많은 상산 나무들이 있어서 붙여진 명칭이다.

해맞이 길을 순환하는 동안에는 세 곳에서 목교를 만나게 되는데 깊은 계곡이나 긴 골짜기는 아니지만 전천후 안전한 탐방을 위해서 배려한 구성이며 해맞이 길은 말찻을 중심으로 하여 순환 코스로 되어 있었다. 변화가 이뤄지는 진행이 더 좋기에 참 매력이 있는 구성임을 느끼게 될 즈음 오름 삼거리가 나왔고 기슭을 따라갈 때부터 낮은 경사가 이어졌는데 말찻의 아래쪽이었다.

친환경 매트는 고사하고 그 흔한 타이어 매트조차 깔리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길이 시작되었고 빽빽하게 숲을 이룬 나무들 아래로는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자연 미를 느낄 수 있었다. 기슭을 따라 오르다가 참식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곳에 도착을 했는데 가지 끝에 새 잎을 매달아 저들만의 색을 내민 모습에 마치 꽃이라도 되는 양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면 이 모습을 볼 수가 없지만 지금의 참식나무는 환경의 변화에 한몫을 하며 눈길을 끌었다. 마침내 해맞이 언덕에 도착을 했다. 바다와의 거리가 멀고 일출보다는 여명 정도를 볼 수 있는 위치인 만큼 코스의 명칭을 해맞이 길로 정하는 데는 많은 고민이 따랐을 거라 생각되었지만 현장을 확인하니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주변에는 바위들이 널려있고 척박한 환경을 이룬 공간조차 잡목들이 터전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질서가 있어 보였다. 아무 데나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면 되고 바위들 중 적당한 곳에 올라서면 전망대가 되는 환경이었는데 반대편 능선 너머로 물찻오름도 보였다.

느린 진행이었지만 봄의 중심에서 한낮의 기온은 이마를 중심으로 땀방울을 맺히게 했는데 전망대에 올라서니 비로소 바람의 그리움을 느끼게 되었고 이윽고 자연은 내 편이 되어 주었다. 바람이 불어왔다. 자연이 불어왔다. 익은 봄이 불어왔다. 맑고 깨끗한 샛바람이 숲 향을 함께 실고서 온몸을 휘감았다.

해맞이 언덕을 바로 지나면서 칠석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언덕 옆으로 일곱 개의 바위체가 일정한 간격으로 나열되어 있는 모습에서 그렇게 불러봤다. 겉으로 드러난 바위와 그 안쪽에 숨어 있는 바위를 합하면 일곱 개이다. 식물이 터전으로 자리를 잡기에는 턱없이 열악한 환경이지만 잡목들과 양치식물 등은 이에 아량곳 하지 않았다.

등성을 따라 정상으로 가는 과정에는 상산나무들이 일제히 깨어나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내뿜는 향의 깊이가 너무 강했다. 상산나무는 그렇게 저들이 지닌 그윽한 냄새를 풍기며 말찻의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정상에는 고도를 알리는 팻말이 현장에 세워져 있을 뿐 특별한 볼거리가 없으며 전망을 위해서는 한 치의 배려도 없는 지점이지만 정복을 이룬 쾌감을 느끼게 되었다.

화구 안을 비롯하여 바깥세상조차 이렇다 할 볼거리를 내주지 않는 인색한 곳이지만 매력이 있는 숨은 오름임은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은 경사를 따라 오름 기슭을 내려오다 제2목교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옆으로는 오래된 거목의 단풍나무가 눈길을 끌기에 한동안 고개를 쳐들어 바라봤다.

가을에 붉게 물들 모습을 그려보니 황홀할 정도이지만 지금의 마르지 않은 연초록색만으로도 충분했다. 이제 숲길을 따라 진행을 한 후에 다홍치마를 걸치기 위해서 붉은오름마저 정복을 하는 순서를 따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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