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매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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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매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8.2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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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37.7m 비고:107m 둘레:4,553m 면적:353,972㎡ 형태:말굽형

 

매오름

별칭: 매봉. 응암산(鷹岩山). 응봉(鷹峰)

위치: 표선면 표선리 2,457-8번지

표고: 137.7m 비고:107m 둘레:4,553m 면적:353,972㎡ 형태:말굽형 난이도:☆☆☆

 

 

비상(飛翔) 하기 위하여 웅크린 매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해안선에 가깝게 위치한 오름들 중에 정상부가 깊은 숲을 이루지 않은 곳은 비교적 탐방이 수월한 편이다. 이러한 오름들은 비고(高)가 높이의 절반을 넘는 게 보통인데 탐방의 묘미가 있고 비교적 전망이 좋은 여건이 된다. 매오름 역시 표고가 약 177m이면서 비고(高)는 높이의 절반을 넘는 107m로서 산책을 겸하는 풍경 놀이에 적합하다.

오름 정상부는 암석으로 되어 있는데 그 형상이 매가 비상하기 위하여 웅크린 자세나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매오름 또는 매봉이라고 부르고 있다. 산 정상부의 돌출된 퇴적층의 바위를 멀리서 보면 매가 머리를 쳐들고 날아오를 듯한 자세라서 명칭이 붙었다. 한자 표기에서 응(매. 鷹)를 사용한 것을 보면 일찍이 이 화산체의 형상을 짐작할 수가 있다.

정상부는 매의 부리로 형용된 바위가 무더기로 깔려있으며 사방으로 수직에 가까운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는데 멀리서 바라볼 때 매봉으로서의 관찰을 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바다와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오래전 해안 지역에서 형성된 천해성 수중 분화구로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일이다.

이와 관련한 내용 중에는 화산 활동 당시 화구가 물과의 접촉이 용이한 얕은 바다 속에 위치해 있을 경우 수중 분화 활동을 하면서 만들어지는 분화구를 말하며 형태적으로는 응회구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오름의 동남 사면에 남향으로 터진 말굽형 분화구를 지닌 알오름이 있는데 이를 도청오름이라고 부른다.

정리하자면 수중 분화에 의하여 매오름이 생성되었고 육상으로 바뀐 후 도청오름이 생긴 것이라 할 수 있다. 매봉을 외부에서 바라볼 때는 정상을 중심으로 길고 넓게 늘어선 단순한 하나의 오름으로 보이지만 남동쪽(바다 방향) 사면에는 말굽형 분화구를 지닌 알오름(새끼오름)이 하나 더 있으며 별칭으로 도청오름이라고 한다.

 

산책로와 오름 정상을 지나는 동안에 그 형세를 볼 수는 있다. 하나의 오름을 오르는 동안 정돈된 탐방로가 아닌 수풀이나 덤불 등을 지나는 경우가 있는데 매봉은 정상부로 가는 산책로와 오름 둘레의 숲 탐방로가 비교적 잘 정리가 되어서 매력이 있는 곳이다.

오름 중턱까지 길이 나 있으며 초입이나 말머리를 선택할 수가 있다. 정상에서 이어지는 대나무 숲길은 힐링 산책로의 조건이 잘 갖춰져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가 있다. 더욱이 오름의 둘레를 돌거나 전진 코스로 이어지면서 들머리와 말머리의 선택을 정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행정상으로는 표선리에 위치하지만 도로상으로는 세화 교차로를 지나면서 초입지가 있다.

산 체가 넓어서 다른 쪽으로 진입도 가능하나 전반적인 탐방의 묘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정해진 곳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간적 부담이 된다면 일행이 있을 경우 양 방향 주차 후 둘레를 돌거나 건너편으로 가는 여정도 바람직하다. 입구에 차량 몇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으며 정상까지 정비가 되어 있어서 길을 찾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 매봉 탐방기-

진입로를 들어서면서 바로 우거진 숲을 만나게 되었다. 겨울이 지나는 길목이라 타이어 매트로 정돈이 된 산책로 주변은 솔잎을 비롯하여 떨어진 낙엽들이 차지하였다. 키가 크고 울창하게 늘어선 나무들 아래로는 자금우가 군락을 이뤘고 겨우내 동안 빨간 열매를 선보이는 이들 옆에는 백량금도 합세를 하여 우쭐거렸다. 변화가 이뤄지는 산책로는 언제나 기분이 좋다.

타이어 매트 길을 지나면 자연의 흙길이 나오며 다시 친환경 매트로 단장한 길이 이어졌다. 행여 미끄러질 것에 대비하여 굵은 밧줄로 방지 칸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체육시설이 있는 곳을 지나면 경사가 이어지나 목재를 이용하여 무난하게 오를 수 있도록 단장을 해놓았다. 오름 동아리나 동네 주민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찾는 이들로서는 더없이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정상으로 향하는 오름 사면에는 송신탑이 있으며 그 옆으로 시멘트로 포장이 된 좁은 길이 있는데 우마차뿐만 아니라 가끔 차량의 통행도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정상으로 바로 가기 위해서는 갈림길에서 선택을 하면 되고 알오름인 도청오름을 살피기 위해서는 소로를 따라가도록 산책로가 나 있었다. 어차피 매봉을 찾은 이상 새끼오름인 도청오름도 부분적으로 살피는 것이 맞다.

도청오름의 정상부는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서 전부를 살필 수는 없었는데 철조망으로 가려진 부대 안을 들여다보니 경계병은 없고 흑염소 세 마리만 보였다. 잠시 눈싸움을 하더니 흑염소들은 일제히 이리저리 이동을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세 마리는 질서가 있고 군기가 들었는지 동시에 움직이고 일정한 장소를 정하여 민첩하게 행동을 했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며 한참을 웃었다. 남향의 굼부리를 자세히 확인하기에는 다소 힘든 여건이었고 건너편으로 이동을 해서 바라봤지만 화산체의 이렇다 할 특징을 살피는 데는 한계가 따랐다.

 

매봉의 정상에 올라 주변에 삼각점 팻말이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매의 머리를 차지한 셈이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딱히 휴식 공간이라고 할 만큼의 넓지는 않지만 몇몇이 모여 앉을만한 공간이 되었으나 사방으로 열리는 전망 때문에 구태여 앉을 필요를 느끼지는 않았다. 정상인만큼 사방으로 전망은 비교적 좋은 편인데 우선 먼저 눈이 마주한 곳은 가세오름과 토산봉 일대였다.

동쪽으로는 표선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왔는데 제주의 전형적인 옛 모습은 보이지 않고 발전과 변화를 이룬 해안가 도심 속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한동안 전망 놀이를 하다가 계단을 내려온 후 작은 숲길을 따라 이어가니 갈림길 삼거리를 만나게 되었다.

우회를 할 경우 대나무 숲길을 비롯하여 매봉의 허리를 돌게 되고 직진을 하면 다른 기슭 아래쪽이 나오는데 이 방향을 따랐다. 기슭 아래에는 묘들이 있으며 이 오름과 연계를 한 매를 표석 위에 세운 모습도 보였는데 좀 특별한 경우이겠지만 망자를 맡기면서 장소와 명칭을 참고한 모양이다. 사실 처음부터 이곳을 포함하여 양 방향 주차를 한 때문에 종점이 된 셈이며 탐방의 시간도 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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