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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준 기자의 제주올레탐방기"올레길, 나도 걷는다"
"하프나 완주나..힘들기는 마찬가지.."⑧(하프올레걷기 21코스)하도-종달리, 통달과 땅끝 느낌이 있는 길..
고현준 기자  |  kohj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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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7.08.27  15: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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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심혈을 기울여 교통체계 개편을 했다며 전격 개통한 지난 26일 나는 너무 더워서 걷지 못하고 남겨둔  올레21코스의 반인 하도리에서 종달리까지 하프코스를 걸었다.

실핏줄처럼 이어졌다는 버스는 아직 해안도로까지는 연결되지 않아서인지 21코스 종점에 와서는 택시를 블러야 했고 종달에서 하도까지 택시비 8천원을 주고 가야했다.

실제로 교통체계라는 것은 백년대계를 두고 만드는 도시계획과 같이 가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그 계획의 가장 큰 목적은 사람이 편하자는 것이다. 자동차보다 버스를 타는 것이 더 편해야 길거리에 자동차가 줄어들 것이고 거리나 사람이 편해져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인데..

무슨 재주로 또는 어떤 유인책으로 자동차 타는 횟수를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토록 한다는 얘기인지 나는 그게 늘 궁금하다.

   
 

버스를 아무리 늘린다 한들 거리에 자동차를 줄어들게 하지 못하는 한 교통체계는 사람들만 불편하게 만들 뿐 늘 그 자리에 머물 뿐이다.

백년을 두고 제주도의 새로운 컨셉을 먼저 짜고, 교통수단 자체를 아예 바꿔버리겠다는 혁명적인 발상이 없는 한 교퉁체계 개편은 지금으로서는 돈만 쓰는 물먹는 하마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몇 개월 만에 또는 몇 년 안에 이같은 교통계획안이 만들어지고 자리를 잡는다는 건 사실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백년이든 천년이든 누구나 이해하고 수긍할 제주도의 도시계획이 먼저지 이같은 전격적인 도시개편이 없는 교통체계 개편이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제주도가 너무 서둘고 있다는 느낌만 든다.

제주도에도 언젠가 스페인의 가우디 같은 건축가나, 오랜 세월 건축가로 일하다 꾸리찌바의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도시를 완전히 바꿀 계획을 세운 자이메 레르네르 꾸리찌바 시장 같은 특별한 인물이 나오기를 기대해 볼 뿐이다.

   
 

26일 아침은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와 걷기에 좋은 날씨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걷는 내내 아직 편안하게 걸을 정도의 가을이 오지는 않았다.

어찌나 물을 많이 마셨는지 차디찬 쥬스와 물을 설사가 날 정도로 마셨으니 아직 더위가 물러나기는 시간이 조금 더 남은 것 같다.

하프코스가 완주코스와 다른 점은 거리가 짧아 시간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하프코스가 좋다는 것인데 한달여 정도 쉬고 다시 걸어보니..


완주코스 때의 한 두시간은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프코스를 걷는 같은 이 시간은 힘이 똑같이 든다는 사실이 참 흥미롭다.

20킬로미터를 걸을 때 10킬로미터 정도 남으면 괜히 많이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10킬로미터의 반인 5킬로미터는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닌 것으로 느껴지니 말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꿈을 크게 가지라고 했을까..?

목표를 완주로 하는 것과 반으로 정하는 것은 이렇게 마음가짐까지 다르게 만드는 걸 보면..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겨우 세 시간 정도를 걸었을 뿐인데..두 시간 정도 더 걸어야 하는 거리에서 힘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10시20분경 출발점인 토끼섬이 보이는 중간스탬프 지점에 도착했을 때 서울에서 내려와 제주에서 한달 동안 살며 제주올레 걷기에 나선 이와 처음 만나 얘기를 나눴다.

   
 강만식 선생

   
 그가 만든 올레노트

올레를 걷느냐는 물음에 강만식 선생(60세)은 “건설업에 종사하다가 올해 퇴직하고 공항에서 가까은 17코스부터 쭉 걸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도 몇 번 좋다고 하는 올레를 몇 군데 걸어봤지만 그게 의미가 없어서 이번에 아예 제주에 거주하며 5일째 걷고 있다”고 하는 그는 코스별 책자를 만들어 일일이 기록한 노트를 보여주며 제주올레 도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강 선생은 “아직은 아니지만 좋은 데가 있으면 제주도에 살수도 있을 것 같다”며 걸으면서 “유심히 살만한 곳을 찾아보겠다“며 떠나갔다.

그렇게 걷다 보니 이날 올레꾼이 참 많았다.

이 날은 유독 혼자 걷는 이가 또 많이 보였다.

둘이 혹은 여럿이 걷는 외국인들도 보였고 지미봉 입구에서도 손을 꼭 잡고 걷는 부부처럼 보이는 이를 만나기도 했다.

하늘은 하얀색 구름을 띄워 가을 하늘을 선사했고 토끼섬에 보이던 보기 싫었던 쓰레기도 다 치워져 보이지 않았다.

   
 토끼섬 쓰레기가 모두 치워져 있었다

   
 하도해수욕장의 파래와 쓰레기들

   
 

   
 

다만 하도해수욕장에 오니 치워지지 않은 파래가 허옇게 변해 있을 정도로 쌓여 있었고 그 모래위를 지나 바다에서는 윈드서핑을 배우는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그리고 멀리 보니 가을 하늘을 뒤로 하고 지붕위에서 땡볕을 맞아가며 기와를 올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주위를 찬찬히 살피며 걷다 보니 드디어 지미봉 입구에 도착.

땅의 끝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미봉.

그러고 보니 제주올레가 시작되는 시흥초등학교의 시흥은 처음 시작한다는 뜻의 시흥이, 마지막 21코스는 통달에 이르렀다는 뜻의 종달 그리고 제주도의 땅의 끝이라는 지미봉이 있어 참 멋진 조합이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마 처음 올레를 만들 때도 그런 뜻이 포함됐으리라.

   
 

   
 

 

지미봉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 길이라 무척 힘들게 올랐다.
정상에 오르니 산불감시 초소는 자물쇠가 잠겨 있었고 전에 왔을 때 정상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던 그곳에 도착했다.
360도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지미봉 정상.

저 멀리 지나온 하도해수욕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름 정상은 이렇게 확 틔어야 제 맛이 난다.
그곳을 따라 하산하는 길 계단 중간 쯤 내려오는데 벨이 울렸다.

20여년 전 함께 신문사에 근무하던 후배(윤재호)였다.

참고기사를 찾다가 블로그를 보았다며 회사로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 고양시에 살고 있는데 고양시의 로고가 고양이라서 ‘고양이뉴스’와 ‘야옹이신문’을 만들고 있는데 재미있게 만들어 인기가 많다”고 전해줬다.

제호가 재미있어서 그럴까..?
찾아보니 고양이 전문신문으로 인기리에 배포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반가웠다.

제주도에는 한번도 오지 않았다는 그를 한번 제주도에서 만나자고 하면서 얘기를 마쳤다.

나이를 들어간다는 것은 이런 추억이 있어 괜찮은 것일까..

그렇잖아도 과거의 일을 자주 회상하게 되는 이즈음이다.
20여년이나 더 지났는데.. 기억헤서 전화를 주는 그 마음이 참 고마웠다.

윤재호 파이팅..

   
 

땀이 삐질삐질 등줄기를 따라 흐르고..지미봉을 내려와 종달리마을에 오니 5백미터가 남았다는 표시가 나타났다.

마을길을 나서자 해안도로가 나타난다.
물이 정말로 깨끗한 해안도로옆 바다에는 어린 아니 서넛이 멱을 감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천진난만한 지 사진 한 컷을 찍고..
얼마 남지 않는 종점을 향해 걸었다.
드디어 종점. 시간은 13시 20여분쯤..오늘은 3시간 정도를 걸었나 보다.
그리 오래 걷지도 않았는데 그 힘겨움이라니..

잠시 뙤약볕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홀로 올레를 걷는 사람 셋이 연 이어 그탬프을 찍고 떠나간다.

한사람은 동쪽으로 갔고 한사람은 서쪽을 향해 갔다.

누군가는 마지막 스탬프를 찍었다는 사실에 뿌듯함이 있으리라.

남의 차를 얻어타기도 그렇고 해서 택시회사로 전화를 했다.

“택시비는 무조건 8천원”이란다.

택시를 타자 기사아저씨도 그 금액을 보여준다.

나는 알았다고 하고 창가를 바라 보았다.

다시 시작이다.

비록 하프코스이지만 걷는다는 일을 멈출 수 없는 과제다.
인생길을 걷듯 꾸준히 걷자는 다짐이 생겼다.

이제 17코스부터 21코스까지 걸었으니 다음 코스는 16코스를 거꾸로 걸어볼 예정이다.

날씨가 선선해지고 있으니 산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꽤 좋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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