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동체, 성소수자 더 움츠러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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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동체, 성소수자 더 움츠러들게 한다"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8.2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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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 28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서 기자회견 개최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김기홍, 신현정) 결성 선언 기자회견이 28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여자화장실 앞에서 열렸다.

신현정 공동위원장은 "지난해 8월, 바로 이곳 제주시청 여자화장실에서 성폭행사건이 벌어졌다"며 "가해자는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반항하는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살인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자신의 분노를 쏟아 부었다. 전형적인 여성혐오 범죄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가아닌 가해자의 상황을 고려해 고작 징역 3년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 그 이후부터 이 곳 제주시청 여자화장실은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게 가하는 각종 혐오범죄와 차별적인 행위를 상징하는 장소가 됐습니다"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오늘 이곳에서 결성 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여자화장실 성폭행사건을 기억하고, 더 이상 사회적 소수자에게 행해지는 혐오와 차별이 이 곳 제주에서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에서 성소자의 위치는 마치 제주의 위치와 비슷하다. 제주는 대한민국을 이루고 있는 엄연한 하나의 도이지만 섬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리가 멀고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고통받아 왔다"며 " 혼란스러운 정치상활을 해결하기 위한 희생제물로, 힘이 센 국가들 사이의 전쟁놀이터로 이용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소자는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지만 단지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겪지 않아도 될 온갖 차별과 고통을 받아 왔다. 또래 사이에서는 늘 놀림감이 돼왔고, 낯선 사람들에게 욕설과 혐오발언을 들어왔습니다. 존재자체를 부정당해왔다"고 주장했다.

김기홍 공동위원장은 "제주에 사는 성소자의 삶은 참으로 힘들다. 제주의 공동체는 성소수자의 인권과 신변을 보호하기는 커녕 이질적은 무언가로 여기며 공격하고 배척한다. 지금 제주의 공동체는 성소수자를 더 움츠러들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에게 요청한다. 성, 나이, 직업, 학력, 장애, 지역, 피부색 등 어떤 부분에서든지 소수성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이들, 일터와 삶터에서 사회의 혐오와 멸시 그리고 차별과 억압을 당하고 있는 이들, 하지만 이 부당한 현실을 깨뜨리고자 하는 모든 우리의 친구들, 모든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요청한다. 우리는 10월 말 제주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늘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성사를 지지하는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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