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모구리알오름
상태바
[오름이야기]모구리알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8.29 0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202.6m 비고:18m 둘레:598m 면적:19,641㎡ 형태:말굽형

 

모구리알오름

별칭: 개동산. 젯그린동산. 모구악난봉(母狗岳卵峰)

위치: 성산읍 난산리 2,960-1번지

표고: 202.6m 비고:18m 둘레:598m 면적:19,641㎡ 형태:말굽형 난이도:☆☆☆

 

 

 

어미 품에 안긴 채 젖을 그리워하는 새끼의 응석부림 ...

 

제주도의 전체 오름 개수에서 빠진 알오름의 개체는 무수히 많다. 그러면서도 대다수는 그냥 알오름이나 새끼오름이라고 부르지만 모구리 알오름은 어엿하게 명칭이 붙어 있다. 환경적인 입지와 명지관(名地官)의 지형 관찰에 의하여 붙었을 것으로 짐작이 되는 이 알오름은 개동산이나 젖그린 동산이라고 하였다.

어미와 새끼를 나누고 있는 것은 남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굼부리의 중심부인데 중앙에는 새끼가 있고 바깥으로 어미가 두 팔을 벌려 껴안으려 하는 듯한 형세이다. 이런 연유로 어미젖을 그리워하는 새끼 강아지의 형상을 묘사하여 동화처럼 나타내면서 자연을 모자의 정으로 그린 것이다.

한자로는 모구악난봉(母狗岳卵峰)이라고 표기를 하나 일찍이 개동산이나 젯(젖)그린동산으로 불렀으며 지금은 알오름 자체로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모구리 알오름 탐방기-

모구리 정상에서 전망을 즐긴 후 다시 기슭의 숲 산책로를 따라 이동을 하였다. 잘 정비가 된 데다 편백 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는 때문에 분위기 또한 일품이었다. 기슭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열린 공간으로 알오름이 보이면서 저절로 발걸음은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초입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다시 유턴을 하여 굼부리 안으로 들어섰다. 이번에는 알오름도 직접 올라서 어린 강아지가 앙증을 부리는 것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절기라면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겨울의 중심이라 큰 불편함이 없으리라 여겼는데 예상을 빗나가지는 않았다.

어미 산 체의 아래쪽을 따라 의외로 길의 흔적이 있는데 작업 차량이 드나든 것으로 추측이 되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비로소 어미와 새끼를 사이에 두고 굼부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들이 떨어진 채 서로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쓰러지고 비틀대는 촐왓과 일부 덤불들이 방해를 했지만 진행하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 대부분의 알오름이 그러하듯 이곳 역시 모구리가 생기고 난 후 다시 폭발이 이뤄지면서 생겨난 것이 새끼오름이다. 이런 유형은 대게 굼부리 안에 생겨난 독립형 화산체이므로 별개로 구분을 한다. 적당한 곳을 선택하여 오르는 것으로 대신했는데 겨울의 오름 탐방은 이러한 이점도 있다.

 
   

수풀과 덤불들이 장악한 곳을 하절기 등에 오른다면 여간 불편한데다 습한 기운을 터전으로 지내는 꼬물이들의 출현도 귀찮기 때문이다. 하필 새끼 강아지에 비유를 했으며 그것도 어미젖을 그리워하는 형세로 표현을 했을까. 그 궁금함을 안고 숲을 헤치며 오르기 시작하였다.

정해진 탐방로가 없는 데다 수풀과 넝쿨들이 장악을 한 때문에 버겁기도 했지만 경사나 거리가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 정상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새끼가 둥지를 튼 꼭대기에는 바위 몇 개가 뭉쳐져 있었는데 그 옛날 폭발이 이뤄지면서 남은 흔적임을 확인 할 수가 있었다.

하산은 애써 다른 방향을 선택했는데 숲이 빽빽하여 굽은 자세로 정상을 빠져나오니 묘 두 기가 있었다. 알오름의 남향을 차지한 무덤은 산담까지 잘 둘러져 있고 양지바른 곳임을 알 수가 있었는데 본 체를 두고 이곳에 망자를 맡긴 조상들을 생각하면 의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묘비에는 이 오름과 관련하여 모구리소봉이라 표기가 되어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