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모라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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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모라이악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8.3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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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510.7m 비고:66m 둘레:1,694m 면적:206.773㎡ 형태:원형

 

모라이악

별칭: 모라이(帽羅伊). 모라지. 모라악(毛羅岳).

위치: 중문 색달동 산 16-1번지

표고: 510.7m 비고:66m 둘레:1,694m 면적:206.773㎡ 형태:원형 난이도:☆☆☆

 

 

모자를 눌러 쓴 모습은 이미 사라졌고 울창한 숲을 이룬 화산체...

 

한자 풀이에서 알 수 있듯이 생김새가 모자(帽)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가 되었는데 차양이 있는 모자의 형상을 빗대었다. 일부 기록에는 변음을 거쳐 산을 뜻하는 뫼(모라-모리-모이)로 변했다는 내용도 있기는 하나 다소 이해에 어려움이 따르기는 한다.

오래전 산록도로가 생기기 이전에 어느 방향에서 모양새를 가늠했는지 알 수 없으나 지금으로서는 나무들이 자라서 숲을 이루고 있는 때문에 상황을 확인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도로변 5부 능선에서 바라본 모습은 모자는 둘째하고 특별한 외형이 잘 나타나지 않는 낮은 화산체 정도로 보인다.

조림사업 시기에 기슭과 등성에 삼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울창하게 자라나서 변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하여 정상부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밖으로의 전망조차 어려운 실정이며 숲길을 따라 낮은 동산이나 언덕 정도를 오르내리는 느낌이 든다.

정상 아래의 기슭에는 오래전 만들어진 콘크리트 건물이 있는데 경방 초소로 사용을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오름 전체에 나무가 자라는 등 숲을 이루고 있어 전망이 어려운 때문에 지금은 이용 가치가 없어졌는데 그대로 방치가 되어 있다.

기슭 아래와 등성에 몇 개의 묘가 있으며 한 묘비에는(강 씨) 모라악(毛羅岳)이라고 새겨져 있다. 제주의 수백 개 오름 들 중에서 외면당하고 저평가 되는 곳들도 일부는 오르는 동안이나 정상부에서 반전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곳들은 찾는 이들이 많지 않은 때문이겠지만 특별히 탐방로가 구성된 곳도 아니며 숲의 형태조차 자유분방하게 이뤄진 곳들이다. 정리하자면 탐방로 정비보다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서 제멋대로 생태를 이루고 있으면서 찾는 이들에게 늦은 걸음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보다 더 편을 드는 표현을 하자면 오히려 더 자연스러움이 넘쳐난다고나 할까. 반면에 이렇게 외면당하는 오름들은 언제나 설움에 겨워하기 마련인데 특히나 주변에 인기 있는 오름이 있는 경우는 그 설움은 이루 말할 수도 없이 클 것이다.

숲의 형태를 다 지녔으면서 낮은 경사가 있어 자연스러움은 더 묻어나기에 탐방의 그윽한 맛도 나련만, 한사코 오르미들에게조차 무시와 외면을 당하고 있으니 그 정도의 세기는 가히 짐작이 될 것이다. 모라이악도 이러한 경우에 해당이 되는 오름이다.

 

한때는 인근에 고사리 채취를 하러 온 사람들로부터 더불어 이뤄지는 탐방객들을 맞이하기도 했으나, 지금의 모라이악 주변은 쓰레기 위생 처리장이 생겨난 때문에 이조차 거들떠보지도 않으니 그야말로 설상가상으로 이어지는 비운의 오름이 아니겠는가.

정상부는 낮은 원형의 굼부리가 있으며 면적은 제법 큰 규모이나 잡목과 수풀들이 장악을 하고 있어서 식별에 더러 어려움도 따른다. 이런 입지의 화산체이고 보니 자연을 즐기는 이들도 외면을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모라이악 탐방기-

제2산록도로변에서 안덕 쓰레기 매립장으로 이어지는 포장된 소로를 따라 이동을 한 후 모라이악으로 진입을 할 수 있다. 전반적인 상황이나 주변 오름들의 존재를 감안한다면 아무래도 연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상 모라이의 존재나 환경적인 요인들을 생각한다면 한 곳만을 만나기 위하여 찾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쓰레기 위생처리장에 도착하기 전에 좌측으로 화산체가 보였고 그 이전에 (서)영아리를 오르내린 후 다시 원점으로 와서 모라이를 만나는 절차를 따랐다.

목장을 겸하는 사유지를 통과하게 되었는데 철문에 방역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보였으나 한쪽을 이용하여 슬기롭게 진입을 했다. 목장 안을 지나는 동안에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비닐을 비롯한 쓰레기들이 뒹굴고 있었는데 바로 이웃 위생처리장에서 날아온 것들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일대가 예전에는 봄날 고사리 꺾기 장소로도 최적지였으나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서면서는 잘 찾지 않는 편이다. 목장 안쪽으로 도착을 하니 팻말이 보였는데 경찰 작전부대 훈련장으로 사용 중인 국유재산이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목장 관리와 경계로 인하여 녹슨 철조망이 둘러진 때문에 절대 낮은 자세로 진입을 하였다.

빽빽하게 심어진 숙대낭(삼나무)들이 진입로를 차지하고 있고 바닥은 떨어진 잎과 부러진 가지들로 덮여있었는데 산책로 정비나 탐방을 위한 친환경 매트는 둘째하고 그 흔한 타이어매트조차 없는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었다. 이에 불편함을 논하기보다는 모처럼 자연 미가 넘치는 현장을 만난다는 이지적인 생각에 더 비중을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진행을 하다 골짜기 형태의 공간을 만나게 되었는데 화산체가 활동할 당시에 형성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능선 사이로 골짜기처럼 깊게 팬 곳이 있었다. 바야흐로 이 지점이 모라이악 자체를 만나는 출발점이 되었고 이어지는 오름의 기슭을 오른 후 허리와 어깨로 이어지는 등성은 그야말로 자유분방한 환경으로 변해있었다.

대세는 소나무와 삼나무들이지만 여러 잡목들이 식생 하면서 그 주변은 수풀들이 차지를 하고 있고 여기저기 넝쿨과 덩굴들이 터전으로 자리를 잡아 진행에 다소 불편함을 안겨줬다. 정해진 탐방로가 없는 데다 찾는 이들이 드물어 길을 대신하여 가시덤불과 수풀을 헤집고 전진하는 결과로 이어졌으나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정상부에 도착을 하였으나 흔한 삼각점(국가기준점)이나 표석도 없으며 빽빽하게 에워싼 수풀과 잡목들이 틈새를 내어주지 않은 때문에 일대를 전망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춰지지 않았다. 바로 아래쪽에는 유일하게 인위적인 시설물 하나가 있었다. 안에는 네댓 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이며 전망이 없는 곳이었는데 오래전 경방 초소로 지은 것임을 알 수가 있었다.

하산 지점을 물색하다가 올라온 곳 보다 좀 더 남서쪽으로 이동을 했는데 출발했던 쓰레기 위생처리장 지점 보다 다소 아래쪽이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담과 철조망을 넘는 것을 끝으로 탐방은 마무리가 되었다. 거친 숲의 형태와 막힌 전망 때문에 다소 불편함이 따랐지만 늘 그렇듯이 마무리 시점은 보람과 흐뭇함으로 일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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