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모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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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모슬봉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9.01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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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80.5m 비고:131m 둘레:5,276m 면적:453,030㎡ 형태:원추형

 

모슬봉

별칭: 모슬개오름. 慕瑟峰. 모슬망(慕瑟望)

위치: 대정읍 상모리 3540-2번지

표고: 180.5m 비고:131m 둘레:5,276m 면적:453,030㎡ 형태:원추형 난이도:☆☆☆

 

 

많은 변화가 이뤄졌으나 모슬포의 심지이면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화산체 ...

 

현재의 대정읍은 모슬포를 중심으로 구성이 되었으며 과거 1목 3현 시대에 대정현이 있었던 곳이다. 대정현이 있던 모슬포 일대의 포구에는 모래가 많아서 모슬개(개 포浦)라고 불렀는데 모슬봉은 이런 지명에 연유하여 붙은 것이다. ‘모슬’은 ‘모살’에서 변이 된 말이며 제주 방언으로 모래(沙)를 일컫는다.

즉, 모슬개(오름)라고 부르는 것과 관련해서 모살(모래의 방언)의 변음인 모실(슬)에 물가나 포구를 뜻하는 개(浦)가 합쳐진 말로 볼 수 있다. 다른 유래로는 이 화산체의 모양이 거문고(슬 瑟)를 세워 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지역 주민들과 일부에서는 탄금봉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풍수지리설을 통하여 오름의 형국을 옥녀탄금형(玉女彈琴形)이라 한데서 연유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봉수대가 있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모슬망(望)이라고도 불렀으며 이 봉수는 남동쪽의 저별봉수와 북서쪽의 차귀봉수와 교신을 했다. 지금은 정상부에 군 레이더기지가 위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상 진입은 불가능하나 근처까지는 출입이 허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상부 아래에는 전망대를 방불케 하는 터가 있으나 오가는 과정에서 포장이 된 도로를 따르게 되기 때문에 탐방의 맛이나 자연 미는 떨어지는 편이다. 한편 이 오름 기슭은 한국 전쟁 당시에 육군 제1 훈련소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당시의 이곳을 거쳤던 사람들에게는 애환이 서린 곳이며 지금도 그 흔적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화산체의 특징은 전사면의 경사도가 고르게 나타나며 대칭적 구조를 지닌 화산체이다. 사방 어디서 바라봐도 완만하게 솟아오른 원추형으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소규모의 순상 화산체로서, 점성이 적은 용암이 평탄하게 흘러내리면서 형성이 되었으며 완만한 방패 모양을 띠고 있다.

 

서쪽 등성과 기슭을 따라서는 용암이 흘러내려 분화구처럼 보이면서 말굽형을 떠올릴 수도 있으나 전반적인 화산체의 구조는 원추형으로 구분이 된다. 모슬포 인근에서는 절울이(송악산)와 더불어 이 지역을 대표하는 오름이며 사실상 모슬포의 중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중추적인 진산(鎭山)구실을 하고 있다.

북서쪽 기슭 아래에는 개인 묘와 공동묘지가 즐비하게 이어져 있는데 모슬포를 평생의 터전으로 삼고 살았던 망자들을 이곳에 맡겨 영혼을 달래고 있다. 등성 아래로는 사방 여기저기에 소로들이 나 있는데 제주올레가 생겨나면서(11코스) 기존에 드나들던 곳을 정비하여 연계를 하고 있다.

모슬봉으로서는 자신의 상부를 군사 기지로 내어줬고 이 지역의 망자들을 받아들였으며 허리를 지나는 올레길을 마련해주는 등 많은 배려를 하여 변화가 이뤄진 셈이다.

 

-모슬봉 탐방기-

 

대정고등학교 방향으로 진입할 수도 있으며 보성리에서 일과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올라도 된다. 도로 확장과 단장이 된 지금은 정상으로 가는 과정이 쉬운 편이며 특히나 올레길 이후에 추가로 정비가 된 곳을 따라갈 수도 있다. 다만 군사 기지가 있는 만큼 정상부를 목표로 한다면 정해진 방향을 따를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편한 길을 통하여 오를까도 했지만 조금이라도 탐방의 맛을 느끼는 루트를 따라가는 것으로 선택을 하였고 건너편으로 돌아서 공동묘지와 개간이 된 밭 옆을 초입으로 하였다. 일부는 제주올레(11코스)가 지나는 기슭이기도 한데 아스팔트 포장 길을 걸어 오르느니 차라리 이곳에서 바로 치고 오를까 생각을 했지만 어차피 백(back) 코스를 싫어하는지라 일단은 횡단형의 진행을 선택했다.

오름 기슭이 무색할 정도로 정상까지는 아스팔트로 길이 나 있고 도로 자체가 업무나 주변 농경지 등 관련 차량만 통행이 되기 때문에 일반 차량의 진입은 어려운 실정이다. 정상을 앞두고 비탈길을 오르다가 돌아선 채 거친 숨을 추스르며 잠시 전망을 했다. 주변에 큰 산이나 숲이 없어서 일대를 전망할 수 있으며 특히나 최남단을 비롯하여 가파도 등도 한눈에 들어왔다.

 

산방산과 단산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도 멀지 않은 만큼 뚜렷하게 보였으며 송악산 일대도 넉넉하게 보였다. 정상부에 도착을 하니 초병이 철문을 지키고 있고 바로 아래쪽에 전망이 가능한 터가 있어 이곳을 최고지로 삼았는데 전망은 용이한 편이나 군 업무와 관련한 차량들이 주차를 하는 공간이다. 정상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의 출입은 이곳까지 허락이 되며 주차장이지만 오르미나 방문자들에게는 전망 터가 되는 셈이다.

무릉리와 고산 방향으로 방향을 돌리니 풍경이 무난하게 열렸고 평화롭게 펼쳐지는 농지와 전원형의 집채들이 옹기종기 모인 모습이 한 폭의 그림으로 펼쳐졌다. 대부분의 경작지에는 마늘과 양파를 비롯하여 놈삐(무우)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일부 밭에는 청보리 잎이 돋아나 푸른빛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상을 알리는 표석이 눈에 들어왔지만 셔터를 누를 상황이 아니라 초병에게 사진 한 장을 부탁하니 잠시 기다리라 했고, 상급기관에 전화로 보고 후 허락을 받고서 스마트폰을 건네받고 선뜻 촬영을 해줬다. 오름 탐방에 있어서 같은 자연의 흔적이나 표식이지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얻어낸 귀한 흔적이라고나 할까.​

하산만큼이라도 자연을 따르기로 하고 기슭의 농지와 숲을 이용했다. 모슬봉은 정상의 군 기지 외에도 허리와 어깨의 일부까지 경작지로 개간이 되었고 한 면은 망자들의 한을 달래는 묘지로 내줬다. 그렇게 많은 변화가 이뤄졌으면서도 모슬포의 심지이면서 중추적 역항을 하는 보통 이상의 화산체임을 느끼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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