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이색사례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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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이색사례자 화제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9.0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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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2017 제주특별자치도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이색사례자들이 화제다.

이번 대회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어음기능경기장 등 7개 경기장에서 50개 직종, 17개 시・도 대표선수 1,901명이 참가하여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는 산업용로봇 직종이 시범직종으로 선보이며,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회원국인 러시아, 독일 등 5개국 8명의 심사위원과 20명의 선수가 산업용로봇 등 5개 직종에 함께 참여해 국제적 우호를 다지고 있다.

동력제어 직종에 참가하는 청주공업고등학교 유환진(19세), 유환수(18세) 형제는 이번 대회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기술을 배우게 된 계기를 묻자 형 유환진 군은 “중학생 때 공부는 전교 20등 내외로 잘한 편이었지만 사실 공부에 큰 흥미는 없었다”며 “친구들과 똑같이 공부해서 진학한다면 너무 평범한 사람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어르신 분들이 사회에서 전기 계통에 쓰임이 많다고 하셨고 특히 선생님의 추천으로 동력제어를 접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올해 충북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환진 군은 “동생과 함께 같은 직종에 출전하는 만큼 훈련할 땐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동메달을 딴 동생 유환수 군은 “처음엔 저와 형, 서로 다른 의미에서 부모님 걱정이 많으셨다”며 “형은 공부를 잘함에도 공고를 진학하니 혹여 학교공부를 소홀히 하게 될까봐 걱정하셨고 저는 반대로 진학 당시 성적이 좋지 않아 뭘 하면 좋을지 걱정하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동력제어 직종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형이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해줬기 때문이다”라고 밝힌 환수 군은 “비록 기능대회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형이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며 형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유환진, 유환수 형제는 “경기에서 양보는 없겠지만 서로가 함께하는 이번 대회가 멋진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다”면서 “묵묵히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해 충북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통신망분배기술 직종의 제천디지털고등학교 방대한(19세), 방정헌(18세) 형제 또한 이번 대회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형 방대한 군은 “아버지의 추천으로 통신망분배기술이란 직종을 처음 알게 되었고 이 직종만의 특별한 매력에 빠져 선택하게 되었다”며 “동생 또한 저의 추천으로 기능반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동생 방정헌 군은 “어렸을 때 손으로 무언가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며 “중학생이었을 당시, 형이 실습하는 것을 보여주며 같이 작업을 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고 현재는 이렇게 형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통신망분배기술 직종은 국제기능올림픽대회의 과제변환과 경기진행 시 문제점 등을 보완하기 위해 작년부터 작업부스를 변경하여 진행하고 있다.

대한 군은 “부스가 작년부터 바뀌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동생은 처음부터 바뀐 부스로 훈련해 오히려 제가 배워야 될 게 많다”고 겸손해했다.

이에 정헌 군은 “작업부스가 바뀌었다고 해도 형이 1년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당연히 제가 더 배울게 많다”며 “이번 지방대회에서 증명되지 않았느냐”고 웃으며 되물었다.

방대한, 방정헌 형제는“전국대회 입상은 물론, 이왕이면 가슴에 태극마크까지 달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공업고등학교 김유민(19세) 학생은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 건축설계/CAD 직종의 유일한 여성 참가선수다.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묻자 유민 양은 “중3 때 우연히 건축도면과 모형 만드는 것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다”며 “건축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아 특이한 건축물을 보면 사진을 찍거나 책자 등에 나온 것을 스크랩 해두는 편인데 직접 해보니 정말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설계를 너무 배우고 싶던 와중에 특성화고 선생님들이 제가 다니는 중학교에 학교 홍보차 오셔서 어떤 걸 배우고 경험하는지 알려주시는데 건축과 홍보가 시작되자 나도 모르게 내 연락처를 기입하고 있더라”며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막상 전화가 왔을 땐 공고라는 선입견 때문에 부모님께서 반대하실까봐 전전긍긍했다”며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오히려 제 결정을 적극 지지해주셨고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기능반에 들어가 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건축설계/CAD직종은 주어진 기본계획도면과 요구조건에 따라 시간 내 작업을 완성해야 하는 직종이다.

유민 양은 “제가 상상하는 건축물을 마음대로 설계해 짓고 싶지만 당장은 대회를 앞두고 있어 정해진 틀에 따라야만 하는 점이 아쉽다”며 “학문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좀 더 실력을 쌓게 되면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나만의 현대적인 건축물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기능반에는 유민 양을 비롯, 총 4명의 학생이 대회를 앞두고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민 양은 “모두가 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하는 만큼 저 또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대회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로보틱스 직종의 안상공업고등학교 정진영(18세) 학생 또한 직종 내 홍일점 선수다.

기술 쪽으로 진로를 정한 이유를 묻자“중학교 2학년 때 지금 제가 다니는 학교로 현장학습체험을 왔는데 마침 선생님께서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해 칭찬을 받았다”며 “그 때 일을 계기로 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진영 양은 “중학교를 졸업할 때 쯤 우연한 기회로 방과 후 학습으로 알고리즘을 배울 수 있었는데 흥미가 생겼고 계속 해보고 싶단 마음이 들어 이 직종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 간 겨루는 직종들과는 달리 모바일로보틱스는 2인 1조로 경기하는 직종으로 함께 참여하는 파트너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진영 양은“아버지가 외국분이라 사업차 국외에 계신 경우가 많아 이번 대회 때도 못 오신다”면서“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아버지께 꼭 메달을 걸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은 진영 양은 향후 IT기업에 취업 해 최근 화두가 되는 4차 산업혁명에 기여하고 싶단 원대한 포부도 밝혔다.

CNC선반 직종에 출전한 금파공업고등학교 임민서(16세) 학생은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최연소 참가자이다.

임민서 군은“아버지께서 기계 관련 업무를 하시다보니 어려서부터 접할 기회가 많았다”며 “초등학생 때 본 아버지의 작업하는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임민서 군은 “기계에 관심이 많다보니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격증을 땄고 현재 자동차정비기능사와 컴퓨터운영선반기능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며 “기능반에 들어갈 때도 여러 기능반이 있어 어떤 직종을 선택할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기계와 관련된 기능반을 전부 겪어 본 후에야 CNC선반 직종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원하는 제품을 얻기 위해 밤늦게까지 훈련을 하다보면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다”면서도“하지만 원하는 제품이 나왔을 때의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그때까지의 피곤함은 싹 잊게 된다”고 말했다.

민서 군은“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적은 선수지만 결과에서만큼은 가장 많은 득점을 받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처음 열리는 전국대회지만 이번 대회까지 4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지도교사가 있어 화제다. 바로 한림공업고등학교 통신망분배기술 직종의 이성근 지도교사다.

올해로 13년 째 통신망분배기술 직종을 지도중인 이성근 교사는 시범직종이었던 2011년을 포함, 2014년부터 2016년 전국대회까지 총 4번의 금메달 선수를 배출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도 2011년과 2015년 각각 은메달과 우수상 수상 선수를 배출했으며, 올해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백재영 선수 또한 이성근 지도교사의 제자로 현재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 교사는 “제주도에 부임해 통신망분배기술 직종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훈련환경이 너무나 열악했다”며“당시 훈련장비 1대 값이 2천만원이나 하다 보니 장비를 구할 수 없어 선배나 지인회사의 장비로 훈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으로 훈련장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관내 중학생을 대상으로 기능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홍보하고 입학생 때부터 훈련에 매진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박강호(18세) 군과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백재영(21세) 선수에게 격려의 말도 전했다.

한편 ‘자연과 문화의 섬, 기술을 더하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지난 1966년부터 시작된 전국기능경기대회 역사상 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개최되어 지역의 기술발전과 균형발전을 위한 대회로서 그 의미를 더했다.

전국대회 입상자에게는 금메달 1,200만원, 은메달 800만원, 동메달 400만원의 상금과 함께 국가기술자격 산업기사의 실기시험 면제 혜택도 주어진다.

특히 22세 이하 1, 2위 입상자에게는 2019년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되는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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