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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문도지오름표고: 260.3m 비고:55m 둘레:1,335m 면적:106,436㎡ 형태:말굽형
홍병두 객원기자  |  jejulove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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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7.09.10  21: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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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지오름

별칭: 문도지. 문돗지. 문도지악(文道之岳)

위치: 한림읍 금악리 3,444번지

표고: 260.3m 비고:55m 둘레:1,335m 면적:106,436㎡ 형태:말굽형 난이도:☆☆☆

 
   
 

죽은 돼지의 형국을 버리고 대자연의 중심과 길목을 차지한 화산체로...

 

이 일대에 있는 오름들 중에는 유난히도 동물을 빗대어 명칭이 붙은 오름들이 많이 있다. 풍수지리를 통하여 나온 경우인데 가까이에는 말(馬)과 관련한 마중오름이 있으며 새(鳥)를 상징한 저지오름(새오름. 닥모르)과 솔개의 남송이악, 닭(鷄)의 이계오름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문도지의 경우는 돼지로 묘사를 했는데 하필 죽은 돼지의 형국이라 하였다.

문도지 외에 문돗지라고도 하는데 돗은 제주 방언으로 돼지를 뜻하는 말이며, 한자로는 표음화하여 문도지악(文道之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는데 유래와 관련할 때 풀이는 석연치 않아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 오름의 명칭과 관련하여 위치나 실체 등을 고려하여 다르게 풀이를 하고 있다.

지리적 상황을 감안할 때 한림읍의 남쪽(끝) 가장자리이면서 한경면의 서쪽이고 안덕면과는 남쪽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다른 맥락으로 추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문(門)과 입구나 길목 등을 의미하는 방언의 도(渡. 道)에 지(地)를 합한 뜻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데 지역적인 요소를 감안할 때 문의 입구가 되는 곳 또는 갈림길이나 갈라지는 장소 등으로 넓게 생각할 수도 있다.

문도지의 기슭 아래는 오래전부터 농로를 겸하는 길이 나 있으며 한림과 한경, 안덕면으로 이어지는 길목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민둥산처럼 밋밋하게 이어지는 정상부만을 놓고 볼 때는 죽은 돼지의 형국을 그려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후자 쪽에 근접하여 지리적인 요인 등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전망도 좋고 미끈한 산 체의 등성도 볼품이 있건만 하필 죽은 도새기(돼지)의 형국을 인용하였을까. 행여 민둥산의 형태를 띤 정상부 등성이의 모습에서 죽은 돼지의 등으로 여겼던 것은 아닐는지 모른다. 55m의 비고(高)에 불과하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망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나 문도지의 사방으로 자연림이 울창한 데다 곶자왈의 깊은 숲을 이룬 모습은 광활한 대자연을 연상하게 만든다. 남북으로 길게 휘어진 것처럼 나타나는 등성이의 높낮이를 따라 이렇다 할 나무들이 없이 벌거벗은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천연 잔디와 풀들이 허전함을 메우고 있다.

그러나 사유지를 포함하면서 마 방목장으로도 이용되는 때문에 연중 푸른 모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아쉬움도 있다. 등성의 일부와 기슭 아래에는 몇 기의 묘가 있으며 정상부를 제외하고는 조림된 나무들과 자연림들로 숲을 이루고 있으며, 기슭 아래는 농경지로 개간이 된 곳도 있고 주변에는 목장과 초지가 있다.

   
 

마을 길에서 임도를 따라 진입을 할 수 있으며 차량을 이용하여도 무난한 편이다. 현재 이 길은 농로 외에 목장과 관련한 차량들이 다니기도 하며 제주올레(14-1) 구간에도 포함이 되었다. 자연 미와 더불어 오름 탐방을 포함하는 여정은 좋은 편이지만 전반적인 환경을 참고하면 진행에 있어서 도보여행객들에게는 더러 안전이 염려되기도 하는 코스이다.

문도지 한 곳만을 탐방할 경우 다른 진입로를 선택할 수 있으나 보통은 저지마을의 마중오름 옆길을 따라 이동을 하는 것이 수월하다. 일행들과 함께하고 시간 등 여건이 된다면 이후 저지 곶자왈과 청수 곶자왈을 연계하는 여정도 좋다.

 

-문도지 탐방기-

저지마을에서 농로를 따라 들어가다가 제주올레와 관련한 표식들이 보이며 비포장이기는 하나 차량 진입도 가능할 만큼 폭이 넓은 길이다. 문도지 기슭 아래에 도착을 하니 마군(馬)들의 모습이 보였고 사유지이면서 목장을 겸하는 곳이었다.

등성이 보이면서 밋밋함을 확인할 수 있었고 기슭과 중턱에는 삼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으나 빽빽한 편은 아니었다. 진입로는 사유지이지만 진입을 허락하고 있으며 출입시 철문 개폐를 참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는데 올레(14-1) 코스에 포함이 되면서 표식과 함께 구성을 한 것임을 알 수가 있었다.

기슭을 따라 허리로 오르는데 노출형 지뢰가 여기저기에 매설되어 있었고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올레길 구성으로 친환경 매트를 이용하여 산책로를 깔았으나 사면 대부분이 말들의 터전인지라 새삼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열린 방향으로 오름 군락들이 펼쳐졌고 마침 북쪽 하늘은 하얀 구름을 동반하여 파랗게 보이는 때문에 운치가 있었다. 가을 하늘에 편승한 실루엣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 되어줬고 약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실컷 들이마시니 청정의 향이 짙게 깔려있는 느낌이 들었다.

약하지만 청정의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가을이 불어왔고 자연이 불어왔다. 금오름을 시작으로 인근의 화산체들이 선명하게 보였고 널개오름을 비롯하여 당산봉과 수월봉까지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멀리 해안까지 이어지는 전망을 즐길 수 있었는데 가을은 그렇게 많은 배려를 해줬다.

바다가 제빛을 보여주지 않았어도 하늘이 대신했고 구름은 덤으로 볼품을 안겨줬다. 설령 내가 서 있는 곳이 죽은 도새기의 등이라 할지라도 나를 맡기기에는 너무 행복한 터전이었다. 방향을 달리하니 저지리와 청수리로 이어지는 곳들 중 방대한 자연 지대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드넓게 이어지는 곶자왈은 제주의 숨은 속살이며 숨 쉬는 허파이고 자연이 내린 보물이다. 정상에는 무선설비와 관련이 되는 기지국이 있고 삼각점이 있는데 등성이를 따라 민둥산처럼 펼쳐지는 때문에 오가는 과정이나 전망을 하는 동안에는 차라리 편안했다.

   
 

그러면서도 밋밋한 등성이라 더러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그나마 곱게 자란 풀과 잡초는 이곳을 터전으로 지내는 말(馬)들이 줄곧 간식거리로 삼는 때문에 성장의 진행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 일부는 스코리어(송이)의 붉은색이 비칠 만큼 허허한 모습이라 안타까울 뿐이었는데 일부에라도 식목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을 지나 이동을 하니 이번에는 남쪽이 열렸는데 산방산과 모슬봉을 비롯하여 송악산까지 시원하게 펼쳐졌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 역시 사정권 안에 들어왔고 오후의 햇살이 다소 방해를 했지만 그래도 두 눈을 다 가리지는 못했다. 허리 능선으로 들어서면서 마군들과 마주쳤다. 길목을 막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순간적으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지뢰 매설범도 이들이고 문도지를 장악한 자들도 이들이며 내가 이방인이기에 슬며시 지나갈 수밖에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일부는 바닥까지 드러냈는데 어린 풀들조차 채 자랄 기회도 없이 이들의 양식이 되고 있으니 이래저래 문도지는 곤욕을 치르며 오래도록 중병을 앓고 있는 셈이다.

건너편 방향으로 하산을 했는데 역시나 제주올레가 지나는 길목이기도 하다. 그나마 소로의 옆으로는 잡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느낌은 좋았다. 다시 원점 근처로 나온 후 한 번 더 바라봤는데 등성의 일부에는 식목을 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화산체인 만큼 기슭의 토양이 비옥하지는 않지만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될 때는 가능이라는 슬기와 지혜가 나오게 마련이다. 죽은 도새기가 아니고 푸른 숲을 이룬 채 자신의 경계가 되는 마을을 수호하는 문도지(門道地)가 되는 게 더 좋을 법 하지 않은가. 문도지는 숲길과 오름을 함께 탐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누구인들 문도지 한 곳만을 찾는 어리석은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올레길 구간과 상관이 없이 저지 곶자왈과 청수 곶자왈을 연계하는 진행이 바람직하다. 또는 마중오름을 탐방한 후 덧셈으로 만나는 방법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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