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불편을 감내하는 성숙함이 있을 때 더 향기롭다”

고경실 제주시장은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국제우호협력도시인 독일 로렐라이시 방문 후기를 본지에 알려왔다.

고 시장이 이번 방문은 ‘2017 라인강 불꽃축제’를 개최하면서 로렐라이시가 고경실 제주시장을 초청, 2018년 제주들불축제와의 연계성을 갖기 위해서다.

로렐라이는 원래 ‘요정의 바위’라는 뜻으로 맨 처음 문학에 등장한 것은 19세기 낭만파 시인 클레멘스 브렌타노의 설화에서 시작됐으며, 라인강을 항해하는 뱃사람들이 언덕의 요정이 부르는 아름다운 모습과 그 노래 소리에 넋을 읽고 배가 좌초되고 만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실제 높이가 132m인 절벽 아래로 흐르는 라인강은 폭이 갑자기 좁아지고 휘었으며, 물결이 거칠어 예로부터 이곳을 지나는 뱃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시인 로렐라이는 라인강을 여행하면서 절벽을 무대로 신비스러운 요정이 이야기를 떠올려 1801년 비극적인 발라드로 만들었다.

로렐라이 이야기는 전설보다는 19세기 문학가, 예술가들이 창조한 것으로 그 이야기가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실제 전설처럼 됐다.

-사람과 자연,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도시 ‘빈’

고경실 시장은 방문 첫날에는 “낯선 곳에 여행을 하면 언제나 눈은 처음 보는 것들로 분주하고 코는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벌름거려지는데, 마치 한국의 깊은 산사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와 같은 듯 다른 이 소리도 평화롭게 가슴의 울림과 묘하게 조화를 이뤄 잠자는 저를 깨웠다”고 말했다.

고 시장은 “가을비 내리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스산한 겨울 초입 같은 가을의 정서를 만끽하는 체험을 했다”며 “우리와는 매우 다른 한산한 도심 속에서 어디로 달려가고 달려오는지 전철만이 바쁘게 줄달음쳐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고 했다.

“널찍한 거리는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분리되어 있어 각각의 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안전성 있는 사람중심의 도시를 엿볼 수 있었다”며고 말한 고 시장은 “기초가 튼튼함을 실감하게 하는 모습이 나의 눈을 통해 스케치했다. 여기에 천년을 넘어서는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즐비한 번화가의 슈테판 대성당과 ‘국립 오페라 하우스’에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숨 쉬고 있었다”고 감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고 빈에서 활동하다가 3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천재적 음악 유산은 나라 전체를 음악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브랜드화 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5만 불 경제성장의 밑거름을 형성하고 있다”며 “유럽의 인문학적 사고에 근거한 삶의 문화는 격조 있는 도시 공공 디자인에서 정체성을 구구절절 느껴볼 수가 있었다.‘훈데르트 바서’는 화가이면서 건축가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우리 제주도의 비전과 너무도 흡사하다“고 말했다.

고 시장은 “그들은 공공시민 아파트를 자연과 예술, 그리고 현재 사람들이 공존하는 건축물로 탄생, 스페인의 안토니 가우디란 건축가가 지금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리는 가우디 대성당을 설계해 시간이 갈수록 가치를 높이면서 문화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 것처럼 그는 이 비엔나 도심 곳곳에 발자취를 남기며 숨 쉬고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에서 그들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쓰레기 소각장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다.

고 시장은 “다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쓰레기 소각장 이야기다. 유럽 연합은 쓰레기 직매립을 금지하고 있다. 덴마크는 이미 95%가 재활용하고 있고 5%만이 소각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 빈은 소각장 시설을 번화가 중심지에 시설했다. 1971년 초에 시설하려고 시정부에서 구상안을 발표하자 시민 반발이 극치를 달렸었다”고 했다.

“그러나 1년이 넘는 지루한 토론 끝에 설치, 일반 쓰레기를 소각하기 시작했다”며 “악취와 다양한 생활문제가 발생 안할 수가 없었다. 시민들은 꾸준히 외곽지 이설을 주장했고 이런 주장에 시정부는 새로운 기술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약속을 하고 설득을 했다”고 말했다.

“지금의 모습은 교통부 건물과 시민들의 일상을 맞는 거리 중심에 훈데르트 바서 작품으로 우뚝 솟은 도심 속 조각 건축물이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다”고 말한 고 시장은 “쓰레기에서 나오는 열병합 발전 결과물은 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돌려 드리고 있다. 하루 250톤을 소각하면서도 단 한 순간도 악취를 느낄 수 없다. 아이들의 환경교육 현장이면서 도심 관광 상품으로 각광을 받는 명소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고 시장은 “나의 발길은 시설물 주위를 뱅뱅 돌면서 모든 스케줄을 바꾸게 하는 문제아가 되는 요인이 됐다”며 “특수 쓰레기, 산업 폐기물, 일반 쓰레기, 해양 쓰레기가 오늘도 쏟아져 나오는 환경 오염원들 그런 물질을 멀리 떨어져있게만 하려는 속성을 과감하게 생활중심으로 끌어들여 문제를 풀어나가는 기본 가치에 대해 나도 동의할 뿐 아니라 이에 맞는 방향설정이 매우 적절하단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문제, 사회복지시스템의 체계화를 위한 국민들의 합리적인 협치를 통한 행복한 삶을 추구해 가고 있는 모습도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했다.

-창의적 발상으로 현재를 뛰어넘다.

고 시장은 “거대한 폐광 같은 동굴 방공호로 사용되었던 공간을 지하 주차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잘츠부르크 도시의 창의적인 발상도 꼭 새겨두어야 하는 대목”이라며 도심 주차공간을 마련한 사례도 유익한 도심마을 만들기 성공사례를 설명했다.

고 시장은 “‘모차르트’천재를 통해 수백 가지 작품을 탄생시키고 있는 음악의 도시에서 오늘도 돈 지오반니라는 그의 작품에 심취해 볼 수 있었다”며 “제주시와 우호협력도시를 맺고 있는 로렐라이시 시민들이 정성껏 마련한 ‘2017 라인강 불꽃 축제’에 특별초청 되어 라인강의 불꽃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고 시장은 “2009년에 설치된 두 기의 돌하르방이 도심 가운데서 반가운 듯 나를 반겨주었고, 베르너 그로스 시장을 중심으로 모든 직원들이 환대해 주었다. 작은 도시지만 라인 강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최대한 활용해 보려는 노력과 비전이 느껴진다”며 “앞으로 제주시와 로렐라이시의 균형 있는 우호협력관계가 지속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조되고 있는 도시의 미래는 인간들이 열정에 비전을 함축했을 때 걸작품이 탄생한다.’는 말이 있다”며 “도심 속에 공공아파트를 조각 건물로 탈바꿈 시키고 일반 쓰레기 소각장을 예술작품으로 탄생시켜 오히려 도시민의 긍지로 거듭나게 하는 창조적 지혜는 바로 인문학적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 시장은 “민주적 갈등관리 사례가 낳은 삶의 문화를 다시금 뒤돌아보게 하는 순간이었다”면서 “유럽 연합에서 환경문제의 한 분야인 소각장과 재활용품 분리현장에서 나의 생각을 담아봤다. 변화는 불편을 감내하는 성숙함이 있을 때 더 향기로운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는 로렐라이시와 지난 2009년 11월 우호협력을 체결한 이후 각종 문화교류 및 상징물 교류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제주를 대표하는 상징물인 돌하르방 2기를 독일 라인강 언덕에, 독일 라인강의 전설인 로렐라이 요정상을 용두암 어영공원에 설치해 양 도시간 우정과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