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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물찻(오름)표고: 717.2m 비고:167m 둘레:3,426m 면적:744,401㎡ 형태: 복합형(화구호)
홍병두 객원기자  |  jejulove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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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7.09.29  06: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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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찻(오름)

별칭: 거믄오름. 검은오름. 흑악(黑岳)

위치: 조천읍 교래리 산 137-1번지

표고: 717.2m 비고:167m 둘레:3,426m 면적:744,401㎡ 형태: 복합형(화구호) 난이도: ☆☆☆

 

   
 

깊은 숲을 이룬 채 신성시되고 신령스러운 굼부리를 지닌 화산체.

 

참으로 사연도 많고 아쉬움이 넘쳐나는 오름으로서 화구 내부는 신비감에 쌓인 곳이다. 오름 등성을 지나고 만나는 과정에서의 특별함보다는 굼부리가 품은 산정호수와 그 일대의 아름다움을 두고서는 영험함 마저 느끼게 한다. 복원과 관리를 위해서 탐방의 제한이 따르는 곳이지만 사려니숲길 행사 기간에는 화구 내부를 제외하고서 일시적 개방을 하고 있다.

휴식년제를 통하여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 오름의 복원이 이뤄졌지만 근년에 들어 매 해 연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름 굼부리에 물이 고여 있는 것과 관련해서 물찻이라고 부르는 만큼 명칭의 탄생은 쉽게 이해가 된다.

'찻'은 예전에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 쌓은 돌담 잣(잣성/城)을 의미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일정한 터(곳. 장소)를 포함하고 있어 물+찻이 합쳐진 경우로 볼 수 있다.

또한 검은(거믄. 거문)오름으로 전래가 되는데 화산체 주변이 깊은 숲으로 덮여 있어서 검게 보인다고 하여 거믄오름이라고 불렀다는 유래도 구전이 되고 있다.

한편 이 거믄(검)은 고조선 시대부터 쓰여 온 신(검.감.곰.굼)의 의미를 더한 뜻으로도 풀이를 하는데 물찻의 다른 명칭의 유래도 이에 포함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들을 두고서 본다면 신성시 되고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점이 더 가까이 다가오는데 무엇보다 말찻이 현재 탐방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제주의 수 백 개 오름들 중에 물장오리와 도너리오름 등과 더불어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7부 능선에 150여 m의 비고(高)를 지닌 화산체인 만큼 탐방의 묘미를 느끼는 데다 화구호를 이룬 굼부리에 대한 기대와 설렘은 더욱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해마다 하절기를 전후한 시기에 열리는 사려니숲길 행사 기간에 맞춰 도보여행과 함께 만날 수는 있지만 역시 아쉬운 것은 굼부리 내의 호수를 가까이서 만날 수 없다는 점이다. 굼부리 안에 담긴 검푸른 물의 모습은 내부를 감싼 자연림들과의 조화가 어우러지면서 오묘하고 신비스러운 풍경으로 나타나는데, 화구 주변 역시 깊은 숲을 이루고 있는 때문에 물이 고인 모습이나 전체적인 모습을 살피기 어려운 실정이다.

   
 

북서쪽 등성 아래의 기슭을 따라 굼부리 내부로 갈 수가 있으나 복원과 보존을 위하여 한시적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오름 탐방은 물찻의 입구 자체가 6부 능선이라서 힘든 여정은 아니다. 또한 과거에 오르미들이 다니던 길 외에 별도로 추가 탐방로가 구성이 되어서 순환형의 진행이라 느낌도 좋다.

화구 내 출입이 금지된 지금으로서는 말찻의 백미를 정상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 1km 정도로 이어지는 등성의 둘레를 따라 탐방로를 통하여 진행을 하면서 정상 전망대를 거치게 된다. 한때 말찻오름과 더불어 두 곳을 연계하는 탐방이 이뤄지기도 했으나 지금은 제한이 따르는 때문에 불가능하다. 말찻오름이 해맞이 길을 통하여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물찻도 하루빨리 복원이 이뤄지고 개방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물찻 탐방기

행사 기간 중 허용이 되는 물찻 탐방은 입구에서 일정한 인원이 모이게 되면 간단한 안내를 받고 함께 출발을 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오름에 관한 간단한 설명과 지켜야 할 수칙 등에 관하여 설명을 듣는 것이 과정의 전부이다. 진입로 자체의 분위기부터 참 좋았다. 바닥은 스코리어(화산송이)가 깔려 운치가 있어 밟는 느낌이 좋으며 아름드리 에워싼 울창한 수림 사이로 진입을 하게 되어 있었다.

사려니 숲길 행사 자체가 하절기를 전후한 시기에 하는 만큼 숲은 성장의 진행과 더불어 분위기 고조에 한몫을 하게 마련이다. 초여름의 숲에서 풍기는 향기가 아침 햇살을 타고서 진하게 스며들었고 이따금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까마귀들이 짖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뽀드득... 사샤샥... 부스럭... 탐방로는 자연 그대로의 길 외에 친환경 매트가 깔려있으며 비탐방로 곳곳에도 식생 매트가 덮여져있었고 일부 기슭에는 식생의 보호를 위한 시설물도 추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원활한 식물의 정착을 위한 구조물이었다. 매트 사이를 헤집고 얼굴을 내민 잡풀과 야생 버섯들조차 반갑게 느껴졌는데 진행형의 복원임을 알려주기에 다행으로 여겨진 때문이다.

오름의 허리 부분을 지나면서는 숲의 깊고 그윽한 맛과 분위기가 더 풍겨났다. 곳곳에 고사목과 쓰러진 고목의 뿌리들이 널려있고 그곳에는 어김없이 넝쿨이나 이끼류와 양치식물들이 생명력을 지탱하고 있었는데 무질서이지만 자연스러움이 묻어났다. 산수국길에 들어섰는데 햇볕이 많이 들지 않는 척박한 환경이지만 이들은 저 계절을 맞아서 성장의 진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직은 방문자들에게 저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 보여주기가 싫은지 꽃을 피우지는 않았는데 아마도 행사 기간이 끝날 무렵에 세인들의 눈을 피하여 다소곳이 피어날 모양이었다. 군락의 일부를 도려내어 좁은 길을 내주고 양쪽으로는 마치 낮게 사열이라도 하듯이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울창한 숲을 이룬 등성을 지나면서 비로소 정상부 가까이에 도달했음을 실감하게 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아침 햇살이 부서지며 내리쬐기에 숲 향은 덧셈으로 풍겨왔다. 앉은뱅이 조릿대가 군락을 이룬 바닥 층에도 친환경 매트가 깔려서 길의 식별이 뚜렷하게 보였는데 이 역시 이들의 군락지를 아낌없이 도려내어 탐방객들에게 선뜻 내어준 셈이다. 정상 전망대이자 분기점에 도착을 했는데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이면서 사람들이 들끌 정도는 아니었다.

가시거리가 안 좋은 상황인데 누구인들 마냥 머물면서 바라보기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때문에 난간에 기대어 잠시 일대를 감상하는 것으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래도 고개를 드니 한라산 일대를 비롯하여 수많은 오름 군락들이 눈앞에 펼쳐졌는데 궤펜이 삼형제 중 큰궤펜이와 그 옆의 넙거리오름은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정상 전망대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물찻의 백미인 화구호를 만나기 위하여 이동을 했다. 임시로 만든 산정호수 전망대의 데크를 통하여 물이 고인 굼부리를 바라는 것이 전부였는데 그나마 하절기를 맞아 울창한 숲을 이룬 방해꾼들이 있는지라 변변치 못한 만남이 되었다. 차라리 보지나 말 것을 하는 탐방객들의 웅성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는데 말찻의 산정 화구의 길이가 100m를 훨씬 넘는 거리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비가 내린지 얼마 안 되어서일까 아니면 깊은 숲이 햇볕을 가려서일까. 멀리서 언뜻 보이는 물빛은 흑색이었는데 역시나 거믄오름이라는 별칭이 어울리게 느껴졌다. 행여 한라산 일대를 쏴다니던 전설 속의 백록이나 노루들은 물찻의 호수에 내려가서 물을 마시고 이곳에서 휴식을 취했으려나. 먼저 온 사슴들은 이곳을 본거지로 정하고 차례를 기다리지나 않았을지 모르겠다. 더 넓은 원형의 굼부리를 지닌 사라오름이 집중 호우 때에 한시적으로 물이 고였다가 사라지는 것과 비교하면 연중 물이 고이는 물찻은 신비로움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수 전망대 옆으로는 예전에 오르미들이 화구호로 다녔던 길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는데 갈 수가 없어서 더 애를 태웠다. 정해진 탐방로를 따라서 호수를 만나게 하는 것도 별 어려움은 없으련만 애써 출입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사려니숲길 행사 때에 한시적으로 오름 탐방을 하는 것과 연계해서 생각하면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며 물찻의 허리를 내려가다가 능선에 쌓아진 돌탑들을 만났다. 통행 제한이 없던 과거에도 이미 있던 돌무더기들이다. 언제 누구에 의해서 올려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예전부터 탐방객들은 하나의 포토존 장소이며 위치를 파악하는 곳이기도 하다. 복원이 잘 이뤄지고 언젠가 전면 개방이 되는 날 다시 찾아서 지금의 돌탑을 향하여 다시 셔터를 누르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물찻과의 작별을 준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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