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민오름 (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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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민오름 (남원)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0.1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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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46.8m 비고:97m 둘레:2,632m 면적:371,170㎡ 형태:말굽형

 

민오름 (남원)

별칭: 민악(民岳). 민악(敏岳)

위치: 남원읍 수망리 158번지

표고: 446.8m 비고:97m 둘레:2,632m 면적:371,170㎡ 형태:말굽형 난이도:☆☆☆

 

 

 

민둥산 자락은 조림된 삼나무와 자연림으로 숲을 이뤄 자연미가 넘쳐나고...

 

제주에서 동명의 민오름은 다섯 곳이 있는데 저마다 그 특성은 다 다르다. 물론 과거에 민둥산 형태를 취하고 있어서 붙여진 명칭이라는 점은 같으나 지금은 전 곳이 다 숲이 울창하다. 남원의 민오름 역시 동명의 여느 오름들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형체를 분간하기는 당연히 어려운 상황이다.

오래전 화산체의 외형이 벌거벗은 민둥산처럼 보인다고 해서 민오름이라 했고 한자로는 표음화 때문인지 의미를 벗어난 뜻을 사용하여 민악(民岳)이나 민악(敏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자연림과 함께 조림사업을 통하여 우거진 숲을 확인할 수 있으며 오름으로서의 입지와 환경이 잘 나타나고 있다.

남동에서 북서로 뻗어 내린 등성을 따라 삼나무를 중심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데 정상으로 가는 탐방로 외에 능선을 따라 둘러볼 수 있도록 숲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또한 근년에 오름의 둘레를 횡단하는 길이 다듬어져서 탐방과 산책을 겸하는 운동 모드로도 찾아볼만한 곳이 되었다. 정상에서는 거린악을 비롯하여 오름 군락과 초원으로 이어지는 자연림 지대를 전망할 수가 있다.

 

동쪽으로 트인 말굽형의 화산체이나 굼부리를 바라보는 데는 어려움이 있으며 안쪽을 탐방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사실 이 일대에도 탐방의 묘미가 있는 오름과 도보여행 코스 등이 여러 곳 있다. 따라서 이동거리와 접근성 등을 감안할 때 주변의 다른 오름을 연계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머체왓 숲길과 함께 한다면 오름과 숲길 그리고 도보여행을 이어가기 때문에 바람직하다.

제주시를 기준으로 할 때 평화로와 남조로 등을 경유하는 방법이 있고, 5,16도로를 통하여 신례리 방향을 거쳐서 갈 수도 있으며 소요시간은 비슷하기 때문에 출발 지역(구제주, 신제주)을 고려하여 선택하면 된다.

-민오름 탐방기-

현지 근처에 도착을 하고 한남 쓰레기 매립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측으로 난 오름목장을 따라서 들어갔다. 이곳에서 서중천 다리 등을 거쳐서 오름 초입까지는 대략 10여 분 정도 걸리며 사실상 민오름 근처가 막다른 지점이기도 하다. 그 외 1119번 도로 방향이나 물영아리오름 맞은편을 통하여 도보여행을 추가하는 진입으로도 가능하다.

문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거리상 불편함이 따른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머체왓 숲길의 인기를 비롯하여 서중천 내창 생태길과 한라산 둘레길 중 환상숲길 등이 이 근처를 기점으로 하고 있음을 감안 한다면 더러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초입 주변에 차량 몇 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주차를 하였는데 차량으로 들어오면서 남(남동)쪽으로도 진입이 가능하지만 전반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이곳을 초입으로 할 때 오름 둘레를 도보여행으로 한 후 정상부 탐방으로 이어 가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민오름을 만나기 전에 입구에서 바라보니 명칭을 생각조차 하기 싫어졌다. 비록 이곳만이 아니며 제주의 다섯 민오름 형제 모두가 울창한 수림이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 60년대 이전까지의 상황을 고려하여서 명칭이 정해졌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그 이전까지는 매 해 정월 대보름을 전후하여 불을 놓았기 때문에 잡초들 외에 나무가 자랄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이 시대에 민둥산 형태를 취한 모습이라서 민오름으로 불렀고 아직까지도 그 명칭이 따르고 있는 셈이다. 진입 후 삼나무가 빽빽한 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아래의 일부 지역에는 양치류 식물들이 차지를 하고 있었다.

보통은 천남성이나 다른 이끼류를 포함한 모습도 만날 수 있을 텐데 이들 외에는 떨어진 삼나무 잎이 전부여서 특별한 생태구조의 현장이라 느껴졌다. 눈이 녹으면서 드나드는 길 흔적이 보이고 빽빽한 숲을 잠시 벗어나니 바닥 층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있어 산책로를 지웠는데 어차피 빨간 끈이 길 안내를 하고 있어서 길을 헤매는 일은 없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컹컹대는 소리가 들렸는데 노루들의 외침이었다. 저들의 영역에 들어온 이상 어쩔 수없이 들어야만 하는 외침이다. 하얀 눈 위에 구두 발자국 ♬ ~ 아니... 노루 발자국! 그것도 맨발 발자국이다. 하기야 어디 노루가 맨발이지 양말을 신냐 신발을 신냐...... 어깨선을 지나 정상 가까이에 도착을 하고 고개를 쳐드니 물영아리와 여문영아리가 보였다.

미세먼지 발효 상태가 이어지는 이즈음이지만 그나마 식별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였다. 물론 동(동남)부권의 하늘 상태가 보다 좋은 것을 확인하고 민오름과 일대 오름 사냥을 온 것이다. 또한 이곳 민오름도 인근의 다른 오름 탐방을 마치고 덧셈의 진행으로 찾았다. 눈 쌓인 한라산의 모습이 보였지만 예년에 비하여 올가을은 대단하지 않은 가시거리가 이어지고 있다.

머체오름과 거린오름도 멀리 떨어지지 않았으며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다. 정상부에는 특별한 시설물이 없으며 그나마 가장 기억에 담아 둘 곳은 화산석과 주변의 동백나무 몇 그루였다. 혼자서 사방을 전망하는 것으로 느낌의 전부를 주워 담고 자리를 뜨려 하니 듬성듬성 자라난 억새들이 퇴색이 된 채 눈길을 끌며 더 버티라고 요구하였다.

비로소 민오름의 탐방로가 잘 구성이 된 것을 알게 되었다. 보통의 오름처럼 정상부에 올랐다가 백(back) 코스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초입에서 둘레를 돌고 난 후 정상에 오르고 하산은 다른 곳으로 하게 구성을 한 것이다. 경사가 있거나 험한 곳은 목재 계단을 통하여 안전하게 구성을 해 놓았다.

하산길에서도 무의미한 발걸음이 되지 않게 숙대낭(삼나무)들이 깊은 숲을 이룬 채 자연 미를 느끼게 해줬다. 시간 남짓 정도를 소요하며 탐방을 마치고 나오니 목장과 넓은 '촐왓'이 나왔다. 일대는 고사리가 군락을 이루는 곳이라 어느 봄날에 다시 찾겠노라고 다짐을 하며 민오름과 작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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