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민오름 (선흘)
상태바
[오름이야기]민오름 (선흘)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0.19 0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518.3m 비고:118m 둘레:2,489m 면적:400,724㎡ 형태:복합형

 

민오름 (선흘)

별칭: 문악(文岳). 민악(敏岳)

위치: 조천읍 선흘리 산 141번지

표고: 518.3m 비고:118m 둘레:2,489m 면적:400,724㎡ 형태:복합형 난이도:☆☆☆

 

 

 

시대의 흐름을 타고 민둥의 모습은 사라져 깊은 숲과 전망의 좋은 화산체...

 

민둥산의 형태를 지칭하는 민오름은 오래전에 붙여진 명칭이며 과거와 달리 많은 변화가 이뤄진 상태라 지금으로서는 민오름이라 부르기가 어색할 정도이다. 지난 6-70년대에 심은 삼나무 등이 자라나서 깊은 숲을 이루고 있으며 해송과 상수리나무 등을 비롯하여 잡목들이 자생하고 있다.

과거의 민오름은 경사면과 능선 일대에 나무가 없고 수풀만 무성하여서 민둥산의 의미로 부르게 되었던 것으며, 5곳 동명의 민오름이 같은 맥락으로 통하고 있다. 동~남사면에는 삼나무가 조림되어 민오름의 명칭을 무색하게 변화가 이뤄졌으며, 서쪽 봉우리로 이어지는 등성 주변은 반달형의 모습을 띄고 있으면서 기슭을 따라 조림된 측백나무들이 빽빽하게 차지하여 숲을 이루고 있다.

북서향의 말굽형 굼부리를 지녔고 다시 나지막한 굼부리 세 개가 이어지는 특이한 모습으로서 보통의 오름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입지를 갖추고 있는 화산체이다. 조천읍 선흘리의 민오름은 한자로 문악(文岳)이나 민악(敏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는데 실제의 뜻이나 유래와 달리 표음화에 의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

기슭 아래에서 허리를 따라 이어지는 탐방로는 어느 곳도 치장되지 않은 자연의 길이며 다양한 수종이 오름 경사면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오름 정상에서의 조망권이나 신선한 공기와 상쾌한 바람맞이 어느 것 하나 뒤처지지 않는 화산체이다.

형세는 동서로 나눠진 두 개의 봉우리로 이뤄졌으며 동쪽이 주봉이고 이곳에 산불감시 등을 위한 경방 초소가 있다. 또한 분화구는 원형으로 2개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런 환경으로 인하여 복합형으로 구분을 하고 있다. 진입로는 몇 군데가 되며 어느 방향을 선택하더라도 시작부터 숙대낭이 숲을 이룬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다.

숙대낭은 삼나무를 지칭하는 제주 방언이다. 이 삼나무를 숙대낭이라고 부르게 된 연유는 심어 놓으면 쑥쑥 잘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참! 쉬운 해석이고 풀이이다. 오름 능선이나 등성 등의 척박한 토양일지라도 일단 심으면 이들은 제구실을 다한다.

결국 이들이 민오름(민둥오름)을 해결해줬던 공신들인 셈이다.

 

 

-민오름 탐방기-

번영로 도깨비공원이 지나는 우측으로 들어서면 비포장길과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가게 되며 조천 공동묘지 주변을 지나면 오름 근처에 도착이 된다. 민오름의 초입은 선택형이다. 오름 표석이 나오면 이곳을 지나는 방향에서 20m 정도 전방에도 산책로가 있다. 별도의 안내 표지가 없으며 입구 또한 열려 있지는 않다.

그 때문에 이곳을 초입으로 정할 경우는 부득이 나무 난간을 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말머리를 이곳으로 하고 초입은 더 안으로 전진하는 것을 주문하고 싶다. 민오름의 매력 중 하나는 초입부터 삼나무가 곧게 쭉쭉 뻗어 있으며 특히 바닥은 자연의 길 그대로이다.

찾았던 날도 떨어진 삼나무 이파리들만이 바닥을 덮고 있어 푹신한 느낌이 드는 길이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은 유일하게 오르막을 단장한 삼나무 계단과 미끄럼 방지용으로 묶어 놓은 밧줄이 전부였다. 뿌리가 파헤쳐 진 삼나무가 보이고 쓰러진 나무도 곳곳에 있었는데 일부는 탐방로의 계단을 대신하여 사용이 되었고 대부분은 버려진 채로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절에 따른 생태의 변화는 계속 이뤄지고 있었는데 봄을 맞은 시기인지라 경사면 한쪽에서는 마르지 않은 연초록 잎새가 돋아나 숲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었다. 마지막 능선을 오르면서 만나는 주변은 요지경이었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모습에서 볼품없는 현장이 되고 말았는데 바람의 힘도 아니고 병(病)사도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멀쩡한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다.

부득이 이유 있는 제거라면 주변의 정비도 함께 이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에는 경방초소가 있다. 시기를 정하여 관리인이 상주하며 이 일대를 경계한다. 산불예방 강조기간에 찾을 경우 필히 방문 서명을 해야 하는데 누가 먼저랄 것이 없이 가벼운 인사를 했다.

혼자왔쑤강? 네! 혼자우다 ~ 속암쑤~다.(수고하십니다) 그렇다고 왜 혼자 왔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고 그런 일이 흔하기 때문에 중요하지도 않다. 민오름 주봉에서의 전망은 최고이며 어쩌다 계절풍이 불어오는 날에는 맑고 시원한 바람맞이를 할 수 있어 금상첨화이다.

 

북동쪽 가까이로는 부대오름이, 좀 더 멀리에는 거문오름이 보였다. 좌측으로 조금 이동을 하니까 우진제비오름과 바메기오름 등이 보였다. 하산은 백(back) 코스와 전진 코스가 있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앞으로 나아가는 길만이 최선이다. 차량을 생각하면 돌아가야 하지만 맞은편 오름 경사면을 따라서 가면 숲 안을 좀 더 볼 수 있으며, 특히 자연의 길로 이어지는 분위기라서 덧셈의 탐방을 하게 되는 때문이다.

다양한 잡목들이 우거진 틈 사이로 봄을 맞은 상산나무들에는 연한 잎새들이 돋아나고, 지나는 주변은 이 때문에 그윽한 더덕 향이 진하게 풍기면서 느린 걸음을 주문하였다. 포장이 전혀 안된 자연의 길을 걷는 느낌이 더없이 좋은 데다 상산나무의 향이 어우러지면서 분위기를 더 살려줬다.

척박한 토양으로 된 능선 한쪽에는 복수초가 마지막 향연을 벌이고 있었고 철저한 더부살이를 하는 송악도 연초록과 푸른빛으로 계절에 맞춰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무렇게나 널려진 것처럼 보이는 오름의 자연생태이지만 이들에게도 질서가 있고 규칙이 있을 것이다. 오르는 초입 부분이 숙대낭이 차지를 하였다면 반대편 하산 탐방로는 그야말로 잡목들이 어우러진 현장이다.

바닥은 흙길이라 아직도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며 아무런 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지나간 발자국 흔적들이 길을 안내해주는데 있어서 어려움은 전혀 없었고 마침내 능선을 다 내려오고 도로 쪽에 도착을 했는데 이곳은 스쳐 지나간 오름 표지석이 있는 근처이기도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