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민오름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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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민오름 (오라)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0.2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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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251.7m 비고:117m 둘레:2,968m 면적:474,001㎡ 형태:말굽형

 

민오름 (오라)

별칭: 민악(民岳). 무악(戊岳). 소독악(小禿岳)

위치: 제주시 오라동 산 28번지

표고: 251.7m 비고:117m 둘레:2,968m 면적:474,001㎡ 형태:말굽형 난이도:☆☆☆

 

 

 

명칭을 벗어나 숲을 이룬 환경으로 시민들을 받아들이는 착한 화산체...

 

민오름이라 함은 나무가 없는 민둥산의 형태라서 붙여진 명칭으로서 동명의 화산체가 5곳에 이른다. 이 민오름의 뜻으로 민악이나 무악 등은 흔하게 썼지만 민둥산의 정도를 표현하면서 대머리(小禿岳)라고 한 것을 보면 어지간한 상황이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송당과 조천을 비롯하여 남원, 봉개 등에 위치해 있으나 지금은 하나같이 숲을 이루고 있다. 조림녹화 사업이 이뤄지면서 변화가 이뤄졌고 세월이 흐른 지금은 민오름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이다. 오라동 민오름의 경우 동서 봉우리 사이에 북동향의 말굽형 굼부리가 있으며 기슭과 등성 등 전사면에 걸쳐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그 외 여러 잡목들이 함께 숲을 이루고 있다.

솔수염 하늘소의 만행으로 인하여 재선충병의 악재가 발생하여 일부 소나무들이 잘려나가는 아픔을 겪은 오름이다. 신제주 건설 이후 오늘날까지 제주시민들의 휴식 장소로나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여러 갈래의 산책로에는 타이어 매트를 비롯하여 목재 계단 등을 이용하여 보다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구성을 하였으며 야간 방문 시 필요한 가로등 시설도 갖춰져 있다.

기슭과 등성을 따라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산 체의 둘레를 따라 별도의 탐방로도 만들어져 있다. 정상에는 운동기구들이 있으며 정자가 있고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여러 방향으로 펼쳐진다. 근린공원과 뒷동산을 포함하는 산책형 오름으로서의 입지가 잘 나타나는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다.

숲이 울창한 산책로는 나무 데크와 타이어 매트 등으로 잘 단장이 되어 있고 정상이나 기슭에서의 전망 또한 무난한 편이다. 또한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와 더불어 산책코스가 선택형으로 잘 만들어져 있어서 좋은 여건을 제공한다. 중간과 정상에 시민 휴식처와 체력단련장이 만들어져 있으며 더한 산책을 원할 시에는 오름 둘레 산책로를 이용하면 된다.


이렇듯 다양한 구성을 하였으며 소나무를 중심으로 삼나무와 다양한 잡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지금 정상의 일부는 나무들이 가로막아서 전망을 방해할 정도이니 민오름이라 했던 과거와는 다른 상황임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동~서로 이어지는 두 봉우리 사이로는 패인 굼부리가 드러나는데 북동향의 말굽형이나 침식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난 상태이다.

행정구역 상 제주시 오라동에 위치했지만 보통은 괭이오름(한라수목원)과 더불어 신제주 권역으로 구분을 한다. 인근 한라수목원의 구성이나 인기에 비하여 좀 떨어지지만 산책이나 운동을 겸하기에 좋은 오름이다. 한라수목원 정상에는 광이(괭이)오름이 있으며 민오름으로 이어지는 중간 정도에는 남짓은(남조순)오름이 있다

 

그러나, 남짓은 오름은 정상에서 볼 경우 군부대가 보이는 때문에 보안상의 이유로 출입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이다. 부대가 이전을 하거나 없어질 경우 제주시에서 최고의 여건을 갖춘 산책로를 그려볼 수가 있다. 민오름에서 남조순오름을 거쳐 광이오름으로 가는 코스가 만들어질 테고 이 루트는 황금 노선이 될 법하다. 하지만 부대가 이전을 하기에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하나의 바램일 뿐이고 참으로 아쉽고 안타까운 현실일 뿐이다.

이 민오름 주변은 근년에 들어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주택들이 들어서면서 환경의 변화가 이뤄졌고 특히나 기슭 아래의 북쪽을 중심으로 하는 곳은 공사가 진행형이다. 그나마 옛길은 그대로여서 산책로를 따르는데 별문제는 없다. 오름의 둘레에 산책로나 등반로 입구가 있으며 정실 마을을 이용할 경우도 있고, 신제주에 거주하는 경우는 보통 구)남한산성 식당 옆의 간이주차장을 초입지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제주 면암 유배길이 연계되면서 다른 곳으로의 초입지도 잘 만들어져서 탐방의 어려움은 없다.

 

-민오름 탐방기-

입구에 들어서고 잠시 후 민오름 둘레숲길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은 흙길과 자연의 길로 이어지는 산 체의 둘레를 따르게 되는데 역시 매력이 있는 산책로이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둘레를 돌아서 후반부에 다시 정상으로 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근년에 들어 재선충병과 관련한 작업 차량들이 드나들면서 길이 아닌 길이 또 나 있다.

잘린 소나무 토막들은 이미 다 치운 상태이지만 떨어진 솔잎과 솔방울들이 뒹굴며 안타깝게 하였다. 더 이상의 횡포만 없으면 복원과 더불어 환경의 변화 역시 심하지 않겠지만 지켜볼 일이다. 다시 갈림길을 만나게 되었는데 목재 계단을 따라 바로 오를 수도 있고 우측의 타이어 매트 길을 따라서 진행할 수도 있다. 여러 갈래로 나눠지는 현장 상황을 고려한다면 우측을 선택한 후 하산 때 다른 방향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동산이자 간단한 체육 시설이 갖춰진 광장은 붇다 벚꽃동산이라고 부른다. 입구에 벚나무 몇 그루가 심어져 있는데 사회단체인 붇다 중앙클럽에서 식재를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계절이 바뀌고 이른 봄이 되면 벚꽃이 피어나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려주는 전령 역할을 한다. 중간의 잔디광장 쉼터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은 하염없이 길게 이어진다. 찾을 때마다 하나둘씩 그 숫자를 헤아리면서 오르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자꾸만 잊어버린다.

이번에는 아예 작심을 하고 기억을 했는데 262개임을 알아냈다. 처음과 끝부분을 개수에 포함을 하는 과정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충 이 정도다. 나중에 생각하니 부질없는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어려운 수학문제를 푼 후련한 기분도 느껴졌다.  정상부에 도착을 앞두고 잠시 쉬었다. ​행여 숫자의 헤아림을 놓칠까 단번에 계단을 올랐지만 역시나 힘이 부쳤다.

거친 심호흡을 추스르며 기슭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봤는데 이 주변에도 재선충병 작업과 관련한 흔적들이 보였다. 민오름으로서도 최선을 다해 버티기와 이겨내기를 했겠지만 곳곳에 아픈 상처들이 남아 있다. 여기저기 잘려나간 소나무들의 흔적이 남아 있고 ​곳곳에 재선충병 훈증 작업의 모습들이 보였다. 남조순오름 정상부가 보였는데 한두 번도 아니었지만 이번에도 물끄러미 바라봤다.

오랜 세월 군사 보안과 관련이 되어 있어서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때문에 올라보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다. 오름을 보려면 오름으로 가야 한다고 했던가. 역시나 남조순오름은 민오름 정상에서 가장 잘 보인다. 그 너머로 괭이오름이 보이면서 이들 트리오의 연장을 더 그립게 하였다. 꿈의 코스이면서 황금 라인이 될 산책로이 건만 어디까지나 바램일 뿐이다.

 정상에는 쉼터 정자와 산불감시초소가 있는데 사방으로 공간이 트여있기 때문에 전망의 여건이 좋다. 인근 한라수목원(괭이오름)에도 없고 남조순오름에도 없지만 이곳에는 경방 초소에는 있다. 그만큼 주변을 바라보는 전망이 좋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풍경 놀이는 언제나 오른 자들의 몫이나 권리이다. 사라봉과 별도봉을 거쳐 원당봉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의 모습과 시내권은 압권이다. 어지간한 날씨에는 추자 권역 등도 사정권 안에 들지만 봄기운이 밀려오는 시기인 만큼 더 이상은 욕심이 되어버렸다.

 

민오름의 정상은 평탄하게 이뤄졌다. 다른 쪽으로 말굽형의 화구가 있지만 숲이 그곳을 차지하였고 정상부 공간에 체육시설들이 만들어져 있다. 정상에서 오고 가는 길목은 몇 곳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선택의 폭이 있다. 이번에는 방향을 달리하여 한라산과 그 일대를 전망하였다. 정상의 뚜렷한 모습은 끝내 날씨의 시기와 질투로 실패를 했지만 어승생악과 아흔아홉 골 등은 살필 수 있었다.

거믄오름과 노루손이를 거치는 기슭 주변을 볼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산은 동북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선택했는데 동남쪽의 풍경도 사정권 안에 들지만 우선은 이 방향의 시계가 무난했던 때문이었다. 민오름의 산책로는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서 좋다. 굼부리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으로 또 다른 길의 흔적이 생겼는데 역시나 재선충병 작업 차량이 드나들면서 만들어졌지만 다른 종을 식재하고서 복원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저기 잘린 소나무 토막들이 보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지만 가능한 외면하려 애를 썼다. 북쪽 기슭과 아래는 지금도 재선충병과 관련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민오름 기슭 아래의 변화는 미관이나 환경을 떠나서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시대는 그런 발전을 따르고 있고 세월은 과거와 미래를  사이에 두고 다른 그림을 그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선택하고 이주한 분들......

이들에게 모기의 공습이라도 없기를 응원해줄까나~~~ 민오름의 북쪽 소로는 제주유배길 중 면암유배길이 연계되고 있는데 방선문으로 이어지는 유배길은 제주의 도보여행지로 참 좋게 구성이 되었다. 그 길을 지나는 동안에 면암 최익현 선생에 관한 자료와 흔적들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어쨌거나 이곳을 지나는 동안만큼은 과거와 달리 주택단지 옆을 지나고 있다는 기분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변화에 적응을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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