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버스 우선차로제 시행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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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버스 우선차로제 시행을 보며
  • 김태용
  • 승인 2017.10.2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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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제주시청 도시계획과

김태용 제주시청 도시계획과
내가 첫 차를 장만한게 딱 10년 전이다. 출퇴근 차량이 필요해서 처음 구입한 중고차였다. 그 당시 회사 근처에 정거장도 없었고 출퇴근 시간에 맞는 버스도 없었기 때문에 없는 살림에 큰 돈 들여서 차를 구입했다.

10년이 지난 오늘 버스 우선차로제를 운영하기 위해 시내에서 가장 꽉꽉 막히는 구간마다 공사를 하고 있다. 운전하면서 출퇴근이 이렇게 불편하고 짜증난적이 없었다. 가는 곳마다 차는 막히고 신호대기만 몇 번씩 해야 겨우 사무실이 보일 지경이다

결국은 내가 바뀌기로 했다. 버스정보 어플을 다운받고 집 근처 가장 가까운 정거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린다. 또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주변을 구경하며 걸어가는 것도 괜찮다. 지난 몇 달 혹은 며칠동안 내가 느끼고 점점 적응하는 것이 버스 우선차로제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버스 우선차로제 도입이 교통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교통의 기본적인 틀을 만드는 도시계획과 교통은 실과 바늘처럼 늘 함께한다.

도시계획분야에서 가장 우선해야하는 것이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동안 기반시설의 설치가 보행자보다 운전자를 배려했기 때문에 자가용의 수는 급증하고, 도시계획은 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도로 중심의 개발 패러다임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유지되고 있는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에 봉착한다. 이제라도 도시계획과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이미 너무 멀리 와서 늦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수도 있다.

다만, 교통의 공급을 조절하는 지금의 큰 물줄기는 유지하되, 그 안에서의 수요자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연구해서 주민들 불편의 목소리를 반영하되 안전문제는 꼼꼼이 들여다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성공적인 대중교통 우선차로제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도민들의 적극인 참여와 성숙한 도민의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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