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마을 공동소유..행원리 아친개(갯담)
상태바
[향토문화]마을 공동소유..행원리 아친개(갯담)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7.10.25 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는 살짝 만을 이룬 곳..'원'은 한자 낮은담 '垣'에서 온 말


행원리 아친개(갯담)


아친개
위치 ; 구좌읍 행원리 포구 서쪽
시대 ; 조선 - 대한민국
유형 ; 어로유적(갯담)
문화재 지정되지 않음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가장 최근까지 남아 있는 어로 수단이 바로 원이다. 갯가의 생김새가 살짝 만(灣)을 이루는 '개'에는 돌담을 쌓아 밀물 때 몰려드는 고기떼가 썰물이 되면 그 안에 갇혀 쉽게 잡을 수 있게 장치한 것을 '원' 또는 '개'라고 한다.

조천·구좌·성산 일대에서는 주로 '개'라 하고 그 외의 지역에서는 '원'이라 하는 곳이 많다.
'개'는 살짝 만을 이룬 곳을 뜻하는 자연환경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고, '원'은 한자 낮은담 '垣'에서 온 말이다.


'원'은 자연 지형을 파괴하지 않고 얕은 바닷가에 돌담을 길게 쌓아 놓고 고기를 잡는 것이므로 돌로 만든 그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갯담을 이용하여 멸치를 비롯하여 갈치·벵에돔·감성돔·숭어 등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갯담 안에 멸치 떼가 들면 먼저 발견한 사람이 '멜 들었저!' 하고 큰 소리로 외쳐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서 잡을 수 있도록 했다는 데서 공동 생활의 아름다운 모습을 돌이켜볼 수도 있다.

돌그물과 같은 형태는 한반도는 물론 일본의 구슈·오키나와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한반도에서는 돌로 축조한 것을 '돌살'이라 하고, 돌 대신 나무로 엮어 만든 것을 '漁箭' 또는 '魚梁'이라고도 했다.

다만 한반도에서는 대나무나 갈대를 많이 쓰는 데 비하여 제주도에서는 돌을 쓴 것, 《조선왕조실록》등을 통해 볼 때 한반도에서는 철저히 개인 소유인 데 반하여, 제주도에서는 마을 공동 소유라는 점이 다르다.(제주민속유적 30쪽) (한라일보 2000년 6월 6일, 2001년 3월 5일) (제민일보 2001년 2월 20일)

제주도 해안의 갯담은 일정한 격식을 갖춘 인공적인 것이나 천연적인 것도 없지 않다. 천연적인 것에는 '원'이나 '개'라는 말을 쓰지 않고 '통'이라고 한다.

행원 마을의 조간대층은 환금가치가 높은 톳이 자라는 곳이면서 갯담이 있는 곳이다. 이 마을에서는 조간대층을 나누어서 운용한다.

행원리에는 동네가 다섯이고 바다밭도 다섯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조간대층의 생산물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마을이 한 바다밭을 계속적으로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한해씩 바꾼다.

바다밭의 중심 산물은 '톳'이다. 그 바다밭 안에 있는 갯담도 그 마을에 포함되며 그 안에 밀려오는 해조류 채취권도 바다밭에 포함된다.

동네에 해당되는 바다밭 안에 있는 갯담은 마을 사람 공동의 것이기에 가호를 기준으로 갯담의 계원 자격을 갖는다. 즉, 공동으로 갯담을 보수하고, 고기를 잡고, 잡은 고기를 똑 같이 분배한다. 50∼60호 정도의 동네(이 마을에서는 조합이라는 명칭을 쓴다)마다

조합장이 있고, 2인의 소임을 둔다. 조합장은 동네 모든 공동조직체에서 '행동책'의 의무가 있고, '소임'은 해조류를 관리하는 동시에 갯담을 살피는 의무도 있다. 갯담을 보수해야겠다는 판단이 서면 조합장에게 건의하고 동네 사람들을 동원한다.

행원리의 바다밭 이름을 서쪽에서부터 보면 〈앞바당 / 큰도고리 / 여 / 아홈 / 더뱅이물〉로 나뉘고, 그 안에 포함된 갯담은 〈아친개·조랑개·중톡굴개 / 새개 / (없음) / 한와진소·아홈개 / 홍건이개〉이다.

〈아친개〉는 제1구역인 앞바당에 속한 개인데 그 이름의 유래는 알 수 없다. 지금은 해안도로에 붙어 있는데 갯담의 높이는 1m, 길이는 63m이다.

개 안의 세 군데에서 담수(끄렁물·몸물·고는굿물)가 솟는다. 조간대 중간층에 있으며, 모래 바닥에 가끔씩 잔돌이 보인다.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질 때에도 수심이 20cm 정도 된다. (제주민속유적 299∼304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