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바리메(큰)
상태바
[오름이야기]바리메(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0.26 0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763.4m 비고:213m 둘레:4,694m 면적:1,288,365㎡ 형태:원형

 

바리메(큰)

별칭: 큰바리메. 발이오름. 발산(鉢山)

위치: 애월읍 어음리 산 1번지

표고: 763.4m 비고:213m 둘레:4,694m 면적:1,288,365㎡ 형태:원형 난이도:☆☆☆

 

 

명칭에 아울리는 외부의 모양새와 원형의 굼부리를 지닌 화산체...

 

오름의 모양이 바리를 닮았다고 해서 바리+메(山)라고 하였는데 ‘바리’라 함은 절에서 여자용으로 쓰는 놋쇠로 만든 밥그릇을 말한다. 마주하는 화산체에 견주어 큰, 족은 바리메로 구분을 해서 부르고 있는데 실상 바리메 자체를 연상하는 과정은 큰바리메 자체를 말한다.한자로는 바리를 발이로 표음화하여 발이+오름이라고 하였으며 대역으로 발산(바리산. 발산. 鉢山)으로 표기하고 있다.

공초왓을 비롯하여 농장과 절 등으로 이어지는 소로가 생긴 이후에는 접근성이 한결 좋아졌다. 특히나 이곳 바리메를 지나면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갈 경우 한대오름과 노로오름 등 걸쭉한 오름들이 있어서 차량들의 출입도 많아진 상태이다.

정상에는 바리 모양을 한 원형의 굼부리가 있으며 그 깊이가 78m이고 둘레는 130m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아름드리 둥근 원형을 이룬 굼부리에 많은 비가 내리거나 집중 호우가 지나간 뒤에는 한시적으로 물이 고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여 굼부리 내부의 지반과 환경이 다른 성질을 지녔다면 물영아리나 기타 습지로 알려진 곳들과 같은 환경을 갖췄을 것이라는 추측도 해 볼 수가 있다. 등성의 어깨선을 따라 한 바퀴 둘러볼 수 있으며 이동하는 동안 사방을 거치면서 오름 군락과 한라산 등 자연 미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살필 수가 있다.

이 산 체의 정상은 남쪽 봉우리이며 200m가 훨씬 넘는 비고(高)가 말해주듯 오르는 과정은 어느 정도 체력을 필요로 하겠지만 일단 오르고 나면 최고의 전망을 누릴 수가 있다.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 중에서 입산이 가능한 곳이면서 비고(高)가 높은 곳들은 인기 면에서도 당연히 앞서고 있다.

대략적으로 이런 입지를 갖춘 오름으로 다랑쉬가 동부권을 지배하고 있다면 서부권은 노꼬메가 지배자로 군림을 하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러면서도 바리메 역시 비교 평가를 비롯하여 인기와 선호도는 물론 비고(高)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오름이다.

특히나 이 일대에 오름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연계하는 오름 탐방에 있어서도 바리메가 그 중심에서 전반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큰바리메의 앞으로는 족은바리메가 있으며 산 체나 구성은 다른 편이지만 함께 탐방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큰바리메 탐방기-

평화로와 산록도로가 만나는 어음1리 교차로에서 1,100도로 쪽으로 가다 보면 '웅지리조트'와 목장길 사거리가 나오며, 최근에는 이 지점 바리메로 향하는 길목에 목장 표석이 하나 더 생겨서 찾기가 쉬워졌다. 이곳에서 남쪽 방향 시멘트 길을 따라서 약 2㎞를 더 가면 바리메 주차장과 화장실, 간이 쉼터 등이 있다. 구태여 탐방에 있어서 최적의 시기를​ 논하고 싶지는 않지만 3월 초순에 찾는다는 자체가 좀 이른 감이 있다.

부분적으로 푸름이 이뤄질 때 시각적 효과도 있기에 지금으로서는 겨우내 긴 잠에서 깨어나는 바리메를 만나는 셈이다. 더욱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즈음이라서 정상에서의 전망도 안 좋은 상태이다. 주차 시설 등이 잘 되어 있지만 단점은 워밍업을 할 여유가 없는 점도 있다.

큰바리메를 오르기 위해서는 바로 경사를 치고 올라야 하기 때문에 출발에 앞서 어느 정도 준비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경사면은 타이어 매트와 일부 목재 계단으로 구성이 되었으며 대부분의 오름에 비하여 그 각도가 심한 편이다. 그러기에 자연을 걷고 자연을 따라 오른다는 이지적인 생각도 필요하며 힘들 경우는 천천히 쉬면서 오르면 된다.

어차피 숲이 반겨주고 응원을 보내오는데 못 오를 이유가 있겠는가.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후 새끼노루귀를 만났다. 해마다 초봄이면 이 일대에서 만나게 되는 귀염둥이 녀석들인데 쌓인 낙엽들을 헤집고 돋아난 모습이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얼마 후 이들은 더 많은 식구들을 깨워 일으키며 오르내리는 이들에게 잠시 동안이라도 눈싸움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경사면을 따라 오르는 동안 주변의 구성도 점차 다르게 펼쳐졌는데 일대를 장악한 잡목들의 종류도 그러하고 산 체의 바닥 층도 부분적으로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아래쪽에서 새끼노루귀들이 세상을 만나는 것과 달리 상층부에서는 이를 대신하여 살얼음이 낀 토양도 만나게 되었는데 그만큼 바리메가 높기 때문에 생태적으로도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상부에 가까워지면서 양방향 표식이 보이는데 원형의 화구를 따라서 둘러진 탐방로이기에 어느 쪽을 먼저 선택하여도 되며 하산 시 역시 이곳을 지나서 내려가도록 되어 있다. 전반적인 느낌이나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좌측을 먼저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석진 곳에서는 이미 다른 해를 맞기 위해 작별을 한 수국(박새수국)의 모습이 보였다. 긴 겨울나기마저 마친 상태이지만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이미 퇴색이 된 가녀린 꽃잎을 남겨두고 있었고 정상부를 스치는 바람이 꽤나 매서울 텐데 이들은 잘도 버텨주고 있었다.

등성을 따라서 남쪽 정상부로 향하는 숲은 소나무가 차지를 하고 있고 그 아래로 조릿대 군락지가 이어졌다. 하절기를 전후해서는 더러 숲 향도 풍겨오련만 초봄의 환경은 차가운 바람이 전부였다. 남북으로 나눠진 정상부의 봉우리 중 남쪽 사면을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여럿이 천천히 오르면서 수다도 떨고 그러면 다소 버거움도 덜 수 있겠지만 경사를 따라 이어진 탐방로이기에 거친 숨소리만 나왔다. 

더욱이 오전의 쌀쌀한 날씨인지라 추위를 이겨내는 덧셈의 진행에 다소 버겁기도 했다. 마침내 송신탑의 모습이 보이면서 남쪽 정상부임을 알려줬다. 이미 예상한 일이지만 전망에 있어서 최고점인 바리메도 어쩔 수가 없었다. 꽤나 오랫동안 이어진 미세먼지와 안개 등으로 인하여 겨우내 탐방의 묘비는 절반으로 쳐졌다. 멀리 한라산을 시작으로 오름 군락들이 희미하게 보이고 바로 앞에는 족은바리메가 산 체를 드러냈다.

 

한대오름과 노루오름 기슭도 사정권 안에 들어왔는데 오른 자에게 있어서 일대를 전망하는 것은 필수 사항이고 대자연 역시 그에 응하면 좋으련만 가시거리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공초왓! 바리메 형제를 중심으로 하는 남서쪽은 공초왓으로 이뤄졌는데 공초는 예전에 제주에서 쓰던 말로 곰취를 뜻하며 왓은 일정한 터나 광장 등 장소를 일컫는다.

즉, 옛날에는 이곳에 곰취가 많아서 공초왓이라고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드넓게 펼쳐진 공초왓은 노루를 포획하여 서식 밀도를 줄이고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노루 포획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폭낭오름과 괴오름 그리고 북돌아진오름. 이들과 바리메와의 사이를 두고서는 골프장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초지와 숲이 있던 대자연의 세계였는데 지금은 문명의 이기속에 변화가 이뤄진 셈이다. 다른 방향으로도 시야가 흐린 것은 마찬가지이다.

국가기준점(삼각점) 팻말은 떨어 뒹굴고 있었는데 얼핏 보아도 떨어진 시기가 오래되어 보이지만 마땅히 기구 등이 없어서 착한 일 한 번 하려 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올라온 방향을 거슬러 북쪽 정상부를 향하여 이어 갔다. 산 체의 특성상 남북으로는 전망이 비교적 좋은 편이며 동서의 능선은 잡목과 조릿대 등이 차지를 하고 있다.

이 주변도 얼마 후 푸름으로 변하게 되어 걷는 이들에게 리듬 있는 응원을 보내게 될 것이다. 화구 안쪽을 상세히 살피니 돌무더기를 쌓아 놓은 모습이 보였는데 오래전부터 보는 모습이지만 언제 누구에 의해서 왜 쌓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물론 다른 오름의 화구에서도 가끔 만나는 장면이다. 경방초소! 남쪽 방향은 다른 오름에게 맡기고 이곳에 산불예방 감시초소가 있는데 이곳을 중심으로 하는 북쪽 일대의 오름은 대부분 전망이 가능한 요지인 셈이다.

다만, 그것은 날씨에 따른 변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날 같은 경우는 기대를 저버릴 수밖에 없다. 한 폭이 그림이 되어줄 주변은 흐린 모습으로 보이나 그나마 비양도 섬까지 보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방향을 돌리고 드디어 위세 당당한 노꼬메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비고(高)를 따지면 큰 차이가 없기에 위를 쳐다보지 않으려 애써 눈높이를 같이 했다.

바리메오름의 하산은 절대 백(back) 코스이다. 내려오는 중간에 갈림길에서만 오를 때 지점과 다른 곳으로 내려오면 되며, 하산 길 역시 심한 경사가 이어지므로 주의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녹음이 우거진 날.....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드리우는 날.....한라산도 오름 군락도 하염없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날......

그때 다시 찾을 것을 기약했다. 바람이 심하고 이른 봄의 저온이 심한 질투와 시기를 하는 때문일까. 그래도 평소 주말의 바리메는 혼잡한 편이지만 다소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하산 후 얼마 동안에도 한가한 주변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