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잠자리 날개돋이(羽化)

한라생태숲

2018-05-21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잠자리 날개돋이(羽化)     

               

 

 

온종일 안개가 몰려다니는군요.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안개에 젖은 수련이 펼쳐질까말까 고민을 하는 모습조차도 어여쁩니다.

이런 날에는 어디선가 소리 없이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습니다.

 

 

 

 

아하~, 마른 수초를 부여잡고 있는 잠자리 유충이 보입니다.

아직 가슴부위가 벌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조만간 날개돋이를 할 모양입니다.

 

 

 

 

약 10개월의 수중생활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물 밖으로 나온 유충이 드디어 머리와 가슴부위를 내밀었습니다.

 

 

 

 

변화는 아주 느리게 진행됩니다.

거꾸로 휙 젖혀진 잠자리의 몸에는 하얀 실 같은 기관의 탈피 흔적이 달라붙어 있습니다.

 

 

 

 

드디어 배 끝이 나오면서 잠자리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매달립니다.

하지만 아직 날개가 전부 펼쳐지지 않은 상태이지요.

 

 

 

 

그로부터 한 시간 후 잠자리는 날개를 활짝 펼쳤고 가슴과 배부분도 길어지면서 몸 색이 짙어졌습니다.

거의 마무리단계에 다다른 것이지요.

날씨가 흐려 연못 주변을 휩쓸고 다니는 방해꾼들이 없어서 참 다행입니다.

그리고 아무 상처 없이 날개를 펼친 것 또한 이 잠자리에게는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잠자리는 ‘먹줄왕잠자리’입니다.

 

 

 

 

갓 날개돋이를 마친 먹줄왕잠자리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는 먹줄왕잠자리 한 마리가 안개에 온 몸이 젖은 상태로 수초를 부여잡고 있더군요.

 

먹줄왕잠자리 성충은 4-8월에 관찰됩니다.

옆가슴에 두 개의 흑갈색 굵은 줄무늬가 인상적입니다.

주로 산과 인접한 연못과 습지에 서식하지요.

 

요즘 연못 주변을 휘휘 맴도는 먹줄왕잠자리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