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우보오름

표고: 301.4m 비고:96m 둘레:2,656m 면적:399,924㎡ 형태:말굽형

2018-06-21     홍병두 객원기자

 우보오름

별칭: 우보름. 우보악(牛步岳). 우부악(牛俯岳). 우복악(牛伏岳)

위치: 서귀포시 색달동 912-1번지

표고: 301.4m  비고:96m  둘레:2,656m 면적:399,924㎡ 형태:말굽형  난이도:☆☆☆

 

우(牛)군의 모습을 닮은 화산체이나 마(馬)군이 합세를 하였고 이들의 주식이 생산되는 곳...

 

오름의 형세가 소가 엎드린 형국에 연유해서 우부(牛俯)악이라고도 부르며, 보통은 걸어가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우보(牛步)오름이라고 하는데 이는 우보+오름(화산체)을 뜻하여 줄여서 우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또한 우보악 외에 소가 구부린 모습이나 엎드린 모습으로 표현하여 우부악(牛俯岳)이나 우복악(牛伏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

허리를 지나 어깨선에 올라 길게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볼 때 비로소 이 오름의 명칭을 떠올리게 된다. 남동쪽의 봉우리를 중심으로 세 개가 평평한 능성을 따라 이어지는데 마치 커다란 소의 등을 연상하게 한다.

낮게 느껴지는 오름이지만 96m의 비고(高)이면서 정상부에서는 사방이 열리는 때문에 전망 또한 무난하며 가파른 경사가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므로 오르고 내리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다소 펑퍼짐하게 느껴지는 능선을 따라 소의 등이나 허리를 그려볼 수도 있지만 실제 이 오름 주변은 말(馬)을 방목하는 터로 활용이 되고 있다. 그런 만큼 사유지를 포함하는 곳이며 경방 초소에 관리인이 있을 때는 다소 불편함도 겪게 된다.

동쪽으로 치우친 굼부리 자리는 일부 과수원과 농경지가 조성되었으며 남사면에는 소나무와 다른 잡목들이 자라고 있다. 정상부와 등성의 일부는 촐왓(새띠. 억새)이 있으며 시기에 맞춰 수확을 하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여 가는 것이 좋다. 정상부에는 삼각점이 있으며 서쪽 봉우리인 제2봉에는 경방 초소가 있다. 

상예동 위쪽의 서귀포호텔을 지나면 초원 승마장이 있으며 맞은편에 오름 등성이 보인다. 넓은 주차 공간이 있지만 역시나 사유지인 점을 고려하여 슬기와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특히나 촐왓 수확 시기에는 출입 자체를 거부하기도 하는 때문에 상황을 고려하거나 사전에 부탁을 해야 진입이 가능할 정도인 만큼 참고를 할 필요가 있다.

 -우보오름 탐방기-

입구 근처의 적당한 곳을 찾아 주차를 한 후 진입을 하였는데 이후 어김없이 차를 빼달라는 전화가 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화산체의 기슭 아래는 평평한 편이며 목장을 겸하는 일대에 포함이 되는데 이곳에서 바라본 모습은 아무래도 소가 걸어가는 형국보다는 차라리 엎드린 모습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오름 등성의 일부는 민둥산 형태를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비로소 정상부에 도달했을 때 명칭에 따른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개간이 되지 않은 채 드넓게 펼쳐진 초지가 다소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사유지인 만큼 마소들을 방목하는 현장이었다. 여기저기 노출형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이를 증명했는데 화력이 다소 약해진 지뢰인지라 발로 걷어차려다가 꾹 참았다.

영역 표시라도 하듯 곳곳에 매설을 한 지뢰들이 있어서 이를 피하면서 오르는 게 귀찮을 정도로 양이 많았고 영역이 넓었다.​  허리 능선을 지나는데 벌써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수확을 마치 촐왓은 민둥산처럼 변해 있어서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더러 밋밋함도 느꼈지만 차라리 더 편했다. 

구태여 전망을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머리를 들었더니 대병악과 소병악이 뚜렷하게 보였고 방향을 돌리니 굴메(군산)와 산방산이 보였다. 날씨가 좀 더 좋았으면 윤곽이 뚜렷하게 보이련만 다소 아쉬웠다. 서귀포 호텔 건물이 시야에 함께 들어오는 때문에 이 방향과의 눈싸움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허리를 넘어서니까 2봉 정상부가 보이고 경방 초소 옆에 깃발이 펄럭였다. 초소 옆에는 세 대의 차량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는데 사유지를 포함하는 오름인지라 아예 수확을 마친 허리 능선을 따라 차량으로 올라온 것이다. 때마침 새촐을 수확하고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어떻게 왔냐고 물었다. 함부로 왜 여기를 왔냐는 어투였다.

명함 내밀고 재선충 관련 조사차 왔다니까 그나마 고개를 끄덕였다. 올라온 방향의 정 반대쪽은 골이 깊게 파인 화산체의 특성이 잘 드러났다. 말굽형 굼부리 자리의 일부는 과수원과 농경지가 조성되었으며 사면 아래쪽으로는 심하게 경사가 이뤄진 모습을 확인하였다. 오름의 가치나 특성은 이 방향을 바라볼 때 비로소 ​느낄 수가 있었다.

삼봉(三峰)을 다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포기했다. 분주하게 작업을 하는 상황인데다 재선충 관련으로 현장을 살핀다고는 했지만 정상부로 가는 곳은 삼나무와 일부 편백 등이 있어서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 때문이었다. 차라리 소나무 몇 그루라도 있으면 핑계가 될 법도 한데...... 2봉의 허리 쪽에도 트랙터 등 운반 차량이 드나든 흔적이 있어서 이곳을 택했는데 사뭇 아쉬운 하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