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열매가 쩍하고 벌어지니
한라생태숲
2018-08-06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열매가 쩍하고 벌어지니
끝이 휘어진 긴 타원형 열매를 매단 줄기가 쓰러집니다.
껍질이 조금씩 붉게 변해가는 열매의 중앙부에는 선명한 선이 그어져 있네요.
백작약 열매입니다.
곁에 자라는 백작약 또한 시들시들 맥없이 쓰러져 가는데 줄기 끝에 매단 열매만큼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빵빵합니다.
아, 그런데 그 너머로 검푸른 구슬을 내보인 열매가 보입니다.
긴 타원형 열매가 봉선을 따라 벌어지니 그 안에서 여문 종자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지요.
자세히 보면 검푸른 색을 지닌 것과 빨간 색을 지닌 두 종류의 종자가 있는데 그 중 검푸른 종자가 익은 것입니다.
지난 4월 키 큰 낙엽수들이 갓 연두색 잎들을 돋아내고 있을 때 백작약은 새하얀 꽃을 곱게도 피워냈었지요.
꽃잎이 헤벌쭉 벌어지지 않고 항아리처럼 끝을 살짝 오므린 모습이 단정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익어서 쩍 벌어진 열매의 모습은 바라보는 이를 당혹스럽게 합니다.
사실 하얀 꽃잎에 감싸여있던 씨방의 모습을 눈여겨보았다면 열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겠지만 꽃이 진 이후 열매를 매달고 있는 모습은 전혀 다른 식물로 둔갑한 것처럼 느껴지니 말입니다.
그래도 잘 익은 종자의 모습은 값비싼 구슬처럼 보이니 그 모습이 썩 당혹스럽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나름 매력적이지요.
무더운 여름 짙푸르게 우거져 그늘진 숲에서 검푸른 구슬을 내보인 백작약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