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소복이 쌓인 눈
한라생태숲
2019-02-01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소복이 쌓인 눈
암석원에 눈이 소복이 쌓였습니다.
구름 사이에 숨었던 해가 얼굴을 내밀 듯 말 듯 감질나게 하는 사이 직박구리 몇 마리가 앙상해진 아그배나무로 날아와 앉더군요.
그 중 한 마리가 갸우뚱 고개를 돌립니다.
직박구리가 고개 돌린 곳으로 시선을 옮겨보니 눈밭 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놀란 눈으로 사람을 쳐다보는 노루들이 보입니다.
살금살금 노루에게 다가간다고 하여도 사람이 눈을 꾹꾹 내리밟는 소리가 요란스러웠던지 노루들은 눈 위를 껑충껑충 뛰며 달아나 버리더군요.
노루들이 머물렀던 자리에는 발자국이 어지럽고 나무 아래편에는 밤사이 노루가 머물렀던 온기 어린 흔적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맞은편으론 무더기무더기 눈으로 덮인 녹색 풀들이 눈 밖으로 가느다란 잎을 뻗어냈습니다.
그런데 눈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풀들을 자세히 보니 누군가에게 뭉텅뭉텅 뜯겨있더군요.
먹이를 찾던 노루들이 야금야금 뜯어먹은 흔적입니다.
아마 오늘 밤에도 이곳에 머물며 풀을 뜯지 않을까 여겨지네요.
밤사이 내린 눈이 깊게 쌓이진 않았지만 쉽게 녹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