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눈이오름을 떨게 만드는 바람개비

(제주에서 사라지는 아름다운 환경 1) 용눈이오름의 빼어난 경관 앗아간 풍력발전
'중산간 경관지역은 주변과 어울리는 개발 필요'

2009-09-18     고현준 기자




제주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것들을 연재하기로 했다.
여러 가지 개발정책으로 변해가는 제주환경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아름다운 제주환경을 지키는 노력은 개발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무계획적으로 이뤄지는 난개발이 주변 경관은 물론 전체 제주도의 분위기를 바꿔버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제주에서 사라지는 아름다운 환경을 보며 환경의 소중함을 함께 느낄 수 있기 바란다.(편집자주)

 



용눈이오름은 오름을 오르는 사람들에게는 미지의 로망이다.
우선 이름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두모악의 김영갑 선생이 가장 사랑했던 오름이며 외지인들에게도 너무나 많이 알려진 중요한 오름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용눈이오름에 오를 때면 꼭 하늘을 날아오르는 용을 만날 것만 같다.
한라산이 조망되고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눈앞에 펼쳐지는 곳.
그곳에서 만나는 수많은 오름들은 또 어떤가.

     

 


언젠가 모두 올라야 할 도전으로 비치는 수많은 오름들의 군집도 볼수 있다.
눈 아래 펼쳐진 밭들의 천연채색은 그림으로도 표현 할 수가 없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조망권이 막혀 버렸다.
오름을 오르다 앞을 보면 숨이 꽉 막힐 것만 같은 거대한 바람개비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거대한 개발의 흔적이 지금 용눈이오름을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다.


현재는 10수개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지만 앞으로 이 지역에는 더 많은 바람개비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가히 용눈이오름에 대한 거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오름을 오를 때 느끼는 상쾌함이 이제 답답함으로 변해가고 있다.
풍력발전은 전세계적인 과제이다.
에너지 고갈에 대비한 세계인들의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본적으로 몇%까지는 풍력발전이 이를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그런 노력이 용눈이오름에게는 한이 되고 있다.
그 거대한 추세를, 그 트랜드를 어떻게 말없이 존재하는 오름이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아마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혜택과 금전 중 어느 것을 선택할까를 묻는다면 자연을 선택할 것이다.
자연은 영원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은 자연을 파괴하는데 그칠 뿐이다.


용눈이오름은 우리에게 묻는다.
자연을 가질래 돈을 가질래.
제주도의 개발은 전체적인 계획의 틀 안에서 한가지씩 이뤄져야 한다.


용눈이오름의 바람개비는 우리에게 환경에 대한 선택의 폭을 가름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