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마꽃이 피었는데

한라생태숲

2020-08-12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마꽃이 피었는데

       
       

 

눈향나무를 타고 자라는 마줄기에서 하얀 꽃차례가 길쭉길쭉 뻗어 나와 있네요.

자줏빛 덩굴줄기를 따라 길쭉한 심장모양의 잎들이 서로 마주보며 돋아난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마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지요.

요즘 꽃이 한창입니다.

암수딴그루로 피어나는데 사진 속의 꽃은 수꽃차례입니다.

꽃은 그 속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지 좀처럼 벌어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군요.

 

 

그런데 많은 잎들 중에 간혹 누군가에게 갉아 먹히거나 조각난 잎 조각이 표면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궁금하여 뒤집힌 잎을 살짝 들어 올려 보았더니 그 안에 애벌레가 숨어있네요.

머리는 새까맣고 몸색은 대체적으로 투명한데 먹이식물의 잎색과 비슷합니다.

다름 아닌 ‘왕자팔랑나비’ 애벌레입니다.

(※ 왕자팔랑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 : 마과(Dioscoreaceae)식물인 마, 단풍마, 참마 등)

 

 

어느 잎 끝에는 열심히 잎을 갉아먹으며 배설을 하는 통통하게 생긴 애벌레도 매달려있더군요.

이 애벌레는 살짝 누르스름하지요?

 

왕자팔랑나비 애벌레는 잎 가장자리를 ‘∧’모양으로 자르고 포개어 실로 묶어 집을 만든 뒤 그 속에서 생활을 합니다.

가끔 집안에 숨었다가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 잎을 갉아먹고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는 애벌레도 관찰되지요.

애벌레의 크기가 커질수록 집의 크기도 점점 커지게 됩니다.

 

 

번데기가 되기 직전의 애벌레는 잎들을 겹쳐 은신처를 만듭니다.

그리고 실을 토해내며 자신의 몸을 잎에 붙이고는 오랜 시간 수차례 꿈틀거리며 번데기가 되지요.

힘든 시간 끝에 드디어 완성된 번데기의 모습은 아주 멋있습니다.

머리 위에는 짧은 돌기가 1개 있고, 가운데가슴 몸 옆과 날개 부위에 삼각형 은백색 무늬가 돋보입니다.

 

 

왕자팔랑나비는 5월 중순에서 9월 초 사이 나타나며,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