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농부의 눈물인가?”..‘무’ 무더기 가득 쌓여 썩어간다
(독자제보) 제주시 구좌읍 둔지봉 서쪽 인근 밭에서 ‘악취’..동부농업기술센터 "처음 듣는 일..이런 경우 없다"
어느 농부가 흘리고 있을 눈물인가..
제주시 구좌읍 둔지봉 서쪽 인근 밭에 버려진 무가 가득해 이 무들이 썩어가며 악취를 풍기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지난 20일 현장을 찾았다.
“고사리를 꺾으러 다니다가 악취가 풍겨 가 보니 무 전용 포대에 담겨진 무가 상품상태로 버려진 채 썩어가고 있다”는 제보였다.
현장을 보니 얼마전까지 무를 갈았던 이 밭은 무가 다 뽑힌 채 왠일인지 모두 전용 포대에 담겨져 있었다.
그 양도 아주 많아 이 밭 곳곳에는 무가 널려 있고, 포대에 담긴 무의 경우 일부는 깨끗한 상태로, 또 일부는 썩어가며 악취를 풍기는 중이었다.
이 제보자는 “겉으로 보기에 깨끗해 보이는 것은 그동안 많은 비로 자동세척이 된 것 같다”며 “아무래도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무를 담은 포대를 보니 어디론가 무를 보내려고 했던 듯 주소가 적혀있는 포대도 발견됐다.
어디론가 보내려다 보내지 못한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광경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겨버린 것일까.
내용을 알 수 없어 제주도 농업기술원 동부농업기술센터(소장 김성배)로 문의해 봤다.
동부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보통 무를 다 수확하고 나면 나머지 남아있는 무들은 다음 농사를 위해 밭을 갈 때 다 소진되는데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상황”이라며 그 내용을 궁금해 했다.
이렇게 산지 폐기하는 경우에 대한 집계가 있는 지를 문의했다.
이 관계자는 “농산물은 산지폐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이런 일도 처음 듣는 일이라 일단 현장 확인을 해 봐야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주소가 있는 포대가 있다면 누군가 이를 매수하려다가 매수자가 병이 나던가 무슨 사정이 생겨 못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은 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땀 흘려 일군 아까운 농부의 생산물이 썩어가는 현장을 보는 일은 분명 가슴 아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