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만주지역 전형적 재래선..건입동 중국인피난선(멸실) 재현(멸실)

부두 근처에 버려진 야채를 얻어다 먹으며 8년간 선상생활을 했다고 한다.

2022-04-23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건입동 중국인피난선(멸실)재현

위치 ; 건입동 1316-10번지. 산지천 용진교 서쪽
시대 ; 대한민국
유형 ; 선박

 

전시되어 있는 중국 피난선은 만주지역의 전형적인 재래선으로 나무나 화물을 전문적으로 실어나르던 배라고 한다. 규모는 60~70t,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였다.

중국의 공산화 과정에서 국공(國共) 내전을 겪던 1948년 공산당의 탄압 대상이던 중국 요녕성 장하현의 지주 가족과 친족 등 54명을 태우고 석승도를 출발하여 대만으로 피난하던 중 조난을 당해 1950년 8월 인천에 도착했다.

하지만 6·25전쟁으로 다시 남하하던 중 완도 부근에서 미군 폭격으로 배의 일부가 파손되었고, 한국군함이 인도적 차원에서 제주도로 예인하여 주었으므로 1950년 8월 생존자 22명을 태우고 제주에 도착했고, 산지천에 정박한 채로 중국인들은 밀가루로 꽈배기 등을 만들어 팔며 식량을 마련하고 부두 근처에 버려진 야채를 얻어다 먹으며 8년간 선상생활을 했다고 한다.

배는 1957년 해체됐다. 그 자손들은 중국음식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교소학교도 짓는 등 자립하여 살고 있다고 한다.


제주시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당시 생존 피난민 2명으로부터 고증을 받아 중국 피난선과 생활 모습을 재현했다.

산지천 중국 피난선 '해상호(海祥號)'는 사업비 22억원이 투입돼 지난 2002년 170㎡ 규모로 축소 복원됐다. 배 안에는 당시 중국인들의 생활상을 재연한 전시물이 설치됐고, 주변에는 3m로 축소된 산타마리아호·바이킹·거북선·떼배·조운선·히가키 카이센호 등 4개국의 범선 모형도 설치됐다.

그러나 이 지역에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 추진과정에서 철거가 검토되고 있으며, 주민설명회에서는 존치 또는 이전 의견도 있었다.
《작성 1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