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목리, 보물(볼레낭) 하나만 살린다"

(현장포커스)선인장군락지 태풍으로 초토화, 볼레낭 향토문화재 지정 추진

2014-06-23     고현준 기자

 

서귀포시 보목리에 숨어있는 2개의 보물 중 하나가 향토문화재로 지정, 보호될 전망이다.

현재 보목리에는 수백여년이나 된 볼레낭과 손바닥선인장(수령 200-400년 추정) 군락지가 마을 안과 해안변에 각각 소재해 있다.

보목리 해안간에 오롯이 숨어 그 찬란한 자태를 자랑하던 선인장 군락지는 “서귀포시의 조사결과 한경면 월령리의 선인장군락지외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범위가 한정돼 문화재로 지정하기는 어려웠다”는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윤봉택 문화재담당의 평가와 함께 그 빛을 잃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볼레낭의 경우 수령과 모든 면에서 문화재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은 호재다.

윤봉택 문화재담당은 “보목리 보목리에 있는 볼레낭은 문화재로 충분한 가치가 있으나 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사유재산 침해 등의 우려가 있어 쉽지만은 사항”이라고 말하고 따라서 “집 주인의 협조를 얻어 사유재산권이 그다지 크게 침해되지 않고 시멘트를 걷어내는 정도에서 가능한 향토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곧 향토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쉬운 것은 2년전 군락을 이뤄 보기에도 한눈에 선인장의 위용을 자랑하던 3-4백년은 족히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인장군락지의 파괴다.

 

지난 2012년 1월에 이곳을 찾았을 때 엄청난 수의 선인장이 군락을 이뤄 보기에도 장관을 연출했으나 지난해 불어닥친 태풍으로 선인장이 모두 꺾이고 사라져버려 이곳이 선인장군락지였다고 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초토화 돼 버린 사실이 현장 확인결과 밝혀졌다.

만약 2년전에라도 보호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썼으면 아직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부분이긴 하지만 3-4백년은 족히 됐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제주도에 선인장이 유입된 시기 등 제주도 최초의 선인장자생지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풀 수 있을 기회였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윤봉택 담당은 “보목리 선인장 군락지를 제주 최초의 선인장자생지로 보기에는 월령리와 비교할 때 규모면에서 그런 평가를 내리긴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보목리 선인장 군락지 초토화는 두고두고 보기에도 아쉽기만 한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