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가을을 알리는 꽃들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가을을 알리는 꽃들
강아지풀 열매가 어느새 여물어 황금빛으로 빛나는 들판에 가을꽃들이 한가득 피었습니다.
바람에 강아지풀이 살랑거리면
그 뒤를 이어 층꽃나무와 배초향 그리고 저 멀리 곰취 꽃까지 파도타기를 하듯 넘실거립니다.
가을들판이 화사하기도 하지요?
얼핏 보아 풀처럼 생긴 저 식물은 반목본성 식물입니다.
겨울동안 줄기가 모두 말라 시들어버리는 것 같지만 사실 지상으로 드러난 줄기 밑부분이 목질화되어서 살아남습니다.
또한 꽃들이 잎겨드랑이마다 둥그렇게 모여 피어 계단처럼 층을 이루고 있어서
층꽃나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입니다.
층꽃나무 꽃과 비슷한 빛깔을 지닌 배초향 꽃도 한창입니다.
배초향은 특유의 강한 향기를 가지고 있는 방향성 식물입니다.
그래서 잘 말려서 차로 음용을 하거나
추어탕 같은 생선 요리를 할 때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생잎을 사용하기도 하지요.
뿐만 아니라 꽃향기가 어찌나 짙은지 기름을 뽑아 방향제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들판에 한가득 피어난 꽃들이 어여쁘기만 한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꽃을 찾아오는 나비들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궁금해지던 차에 아쉬움을 달래주듯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주더군요.
암검은표범나비가 배초향 꽃에 앉아 꿀을 빨아먹습니다.
고작 한 마리의 나비만 찾아와 꽃이 외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꽃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벌들이 날아다니고 있으며,
향기 짙은 어린잎에는 박하잎벌레가 매달려있습니다.
곤충들이 어여쁜 꽃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배초향 옆쪽으로는 산비장이도 긴 줄기 끝에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미와 크기가 작은 벌들이 꽃 속을 헤매고 있지요.
이들 뿐만이 아닙니다.
한라구절초 꽃도 피어나기 시작하였고
조만간 노란 산국 꽃도 피어날 것 같습니다.
한라구절초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한라산 고지대의 햇볕이 잘 들고 메마른 화산토에서 주로 자라는 식물이지요.
아름다우면서도 향기 짙은 꽃들이 속속 피어나 가을정취가 물씬 피어오르게 합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