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한라산 정상에 새들 살게 해

국립산림과학원 인간 활동, 제주도 새들의 수직분포 변화 발표

2010-08-24     고현준 기자


한라산에서 고도 상승하는 조류 중 직박구리와 큰부리까마귀는 진달래산장과 정상 등 취식 장소 부근에 다수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는 등산객에 의한 음식물 찌꺼기가  정상까지 분포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립산림과학원과 (사)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는 한라산의 고도별 조류 분포를 조사한 결과, 한라산에서 박새, 직박구리, 큰부리까마귀가 수직 분포 이동이 관찰됐다고 밝히고 이는 기후변화 요인보다는 등산객에 의해 버린 음식물에 의해 정상까지 분포하는 것으로 보이며, 새들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도록 등산객은 에스컬레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열 박사는 "국립산림과학원과 (사)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가 한라산의 고도별 조류 분포를 조사한 결과, 한라산 성판악휴게소에서 정상까지 구간에서 2009년 1월부터 10월까지 100m 고도별로 조류의 관찰 빈도를 조사한 결과, 박새, 직박구리, 큰부리까마귀 등의 수직분포 이동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조류는 고도별로 수직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 변화 요인뿐만 아니라 구상나무숲 쇠퇴에 따른 소나무 분포역 확대 등에 따라 간접적으로 조류상의 변화를 나타낼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박사는 “구상나무숲에는 진박새가 주로 서식하고 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박새의 출현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어 구상나무숲의 쇠퇴는 소나무, 억새 등 온대성 식물이 도입되고 이 식생 조건을 선호하는 박새의 서식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라산에서 고도 상승하는 조류 중 직박구리와 큰부리까마귀는 진달래산장, 정상 등 취식 장소 부근에 다수 분포하며, 등산객에 의한 음식물 찌꺼기가 이 두 조류가 정상까지 분포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고 주장한 박 박사는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와 더불어 한라산에서 수직으로 고도 상승하는 직박구리, 큰부리까마귀 등은 인간에 의한 영향이 더 크므로, 조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식물 반입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간편도시락을 준비하거나 지정된 곳에서의 취식을 통해 기후변화와 더불어 제주도 조류 분포상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여러 행동들을 일반인 스스로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만이 변화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같은 조사결과는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세계산림과학대회 기후변화 세션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