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을 상기시키고 마을의 빛 기록남긴다”
제주탐라사진 열여섯 번째 ‘소소한 마을 종달리 풍경전’
제탐사는 옛것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오늘 우리 마을의 빛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제주시청사진동호회 ‘제주탐라사진’이 16일부터 내달 3일까지 제주시청 본관건물 복도에서 열여섯 번째 마을의 소소한 풍경전 ‘종달리’를 주제로 사진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마을은 제주시 동쪽 끝에 위치한 종달리로 종달리는 아름다운 해안도로와 지미봉 자락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평온한 마을이다.
나지막한 색색의 지붕들이 정겨움을 더해준다. 종달리(終達里)는 제주시 동쪽 끝에 위치한 반농반어 마을로 마을을 품고 있는 지미봉 역시 땅 끝을 의미한다.
제주의 대표적인 용눈이오름을 비롯해 손자봉, 거미오름, 말미오름, 은월봉, 지미봉 등 6개의 오름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하도철새도래지와 이어지는 종달리 해안도로의 비경은 일품이다. 소가 누워 있는 듯한 ‘우도’와 ‘성산일출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종달리는 조개잡이 체험으로도 유명한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종달리 갈대밭은 예전 염전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조선시대 종달리는 지역주민 반 이상이 제염업에 종사할 만큼 염전 마을로 유명했었다. 당시 왕성했던 제염업은 광복 후 육지 천일염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당시 행정관청이던 북제주군은 종달리 염전 밭을 활용하기 위해 1969년에 32ha의 옥토를 만들어 1990년 때까지 논으로 이용됐다. 지금은 염전과 논밭의 흔적을 감추듯 갈대밭으로 변모했다.
종달리 마을길을 벗어나면 해안도로가 펼쳐진다. 하도철새도래지와 서귀포시 시흥리를 연결하는 해안도로 구간에는 제주도의 이색적인 해안풍경을 맛볼 수 있다. ‘고망난돌 쉼터’와 갯바위 꼭대기에 배가 놓여 있는 ‘전망대’ 그리고 해풍에 말리는 ‘준치’, 쪽빛 바다 너머로 ‘우도’ 등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번 전시회는 이러한 풍경을 담은 사진 4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주민공동체 역시 갈기갈기 찢겨져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더 이상 도시에서는 제주 색을 찾아보기 힘들고, 농촌에서 조차 그 빛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종달리 마을도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마을 본래의 모습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개발바람이 농촌에 까지 스며들고 있다.
제탐사는 2년 가까이 매달 한 마을 찾아다니며 제주색 짙은 마을의 소소한 풍경을 렌즈에 담아왔다. 지난 과거의 빛은 도시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풍광들로 채워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마을의 소소한 본래의 풍경을 담아내는 제탐사의 작업은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옛것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오늘 우리 마을의 빛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