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버스 우선차로제 시행을 보며
김태용 제주시청 도시계획과
10년이 지난 오늘 버스 우선차로제를 운영하기 위해 시내에서 가장 꽉꽉 막히는 구간마다 공사를 하고 있다. 운전하면서 출퇴근이 이렇게 불편하고 짜증난적이 없었다. 가는 곳마다 차는 막히고 신호대기만 몇 번씩 해야 겨우 사무실이 보일 지경이다
결국은 내가 바뀌기로 했다. 버스정보 어플을 다운받고 집 근처 가장 가까운 정거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린다. 또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주변을 구경하며 걸어가는 것도 괜찮다. 지난 몇 달 혹은 며칠동안 내가 느끼고 점점 적응하는 것이 버스 우선차로제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버스 우선차로제 도입이 교통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교통의 기본적인 틀을 만드는 도시계획과 교통은 실과 바늘처럼 늘 함께한다.
도시계획분야에서 가장 우선해야하는 것이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동안 기반시설의 설치가 보행자보다 운전자를 배려했기 때문에 자가용의 수는 급증하고, 도시계획은 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도로 중심의 개발 패러다임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유지되고 있는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에 봉착한다. 이제라도 도시계획과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이미 너무 멀리 와서 늦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수도 있다.
다만, 교통의 공급을 조절하는 지금의 큰 물줄기는 유지하되, 그 안에서의 수요자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연구해서 주민들 불편의 목소리를 반영하되 안전문제는 꼼꼼이 들여다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성공적인 대중교통 우선차로제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도민들의 적극인 참여와 성숙한 도민의식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