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북오름(덕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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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북오름(덕천)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1.1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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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04.6m 비고:86m 둘레:1,851m 면적:168,850㎡ 형태:말굽형


북오름(덕천)

별칭: 고악(鼓岳)

위치: 구좌읍 덕천리 산 69번지

표고: 304.6m 비고:86m 둘레:1,851m 면적:168,850㎡ 형태:말굽형 난이도:☆☆☆

 

 

환경의 변화로 명칭을 빗댈만한 모양새는 사라졌지만 화산체의 입지가 뚜렷하여...

선흘리와 송당리를 잇는 중산간 도로변의 기슭을 따라 솟아 있는 화산체이다. 도로변에서나 다른 방향에서는 평범한 동산이나 낮은 화산체로 여길 수 있으나 주변과 정상부에서 느끼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 산 체를 따라 북서쪽으로 벌어진 굼부리 면적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데 지금은 개간이 이뤄졌지만 그 옛날의 모습을 상상하면 놀랄 수밖에 없을 정도이다.

오름의 모양새에서 북(鼓)을 연상했다면 과연 어느 방향을 두고 그려봤는지 모르지만 과거의 환경은 지금과 다소 다르게 나타났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산책로나 정상에서 북 모형을 그려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어느 지점에서 인가는 북을 연상하는 모습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옛날이야 일대가 야산이나 초지였기 때문에 마음대로 옮겨 다니며 둘러볼 수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경작지나 일부 개인 소유의 목장 등으로 변한 때문에 쉽지가 않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면 원추형처럼 높게 솟은 봉우리가 관측이 되며 산책로 역시 경사를 따라 올라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 화산체의 심벌은 굼부리라 할 만큼 큰 면적이고 보면 과거와 지금의 환경적 차이에서 그 폭이 크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북오름 탐방기-

오름 기슭 아래 도로변을 따라 진입로에 안내판이 있으며 곧바로 경사가 이어진다.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워밍업을 따질 겨를이 없다. 행여 몸을 푸는 과정이 필요하다면 좌측으로 조금 더 이동을 해서 다른 초입을 선택하면 된다.

삼나무가 울창한 사이를 따라 오르며 바닥 층은 타이어 매트가 지원을 해줬다. 정상부까지 이어지는 타이어 매트는 미끄럼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다. 이마저 없다면 비가 온 다음에 다소 질퍽거리는 길이 될 텐데 잘 단장이 되었다.

수북하게 쌓인 삼나무 잎을 밟고 지나는 것도 무난하겠지만 ​여건상 바닥 정비는 필요한 상황이다. 경사가 좀 떨어진 곳은 자연의 흙길이라 환경의 변화가 이뤄지며 느낌도 좋다. 곧바로 치고 오르면서 다소 숨이 차고 힘든 상황인데 천남성이 걸음을 멈춰 세웠는데 좋은 핑곗거리가 되었다.

막 새순을 세상 밖으로 내어놓은 여린 잎이지만 독초라서 만남의 순간이 오래지는 않았다. 오전에 비가 좀 내리더니 이내 안개가 오름 기슭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다시 한 차례 봄비가 내릴 모양이다. 잡목들이 차지한 정상부에서 전망을 하기에는 한계가 따르지만 휴식용 벤치가 만들어져 있다.

 

삼각점 팻말이 있으며 역시나 방문을 확인하려는 표식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고사리 안녕! 날씨 상황만 생각한다면 고사리 순이 돋아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곳곳에 채취할만한 고사리들이 있었지만 더 좋은 주인을 만날 것을 주문하며 그대로 지나쳤다. 삼나무가 울창한 숲 아래로는 산두룹이 보였는데 능선 곳곳에 흩어져 자생을 하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이미 주인이 정해진 것도 보이고 아직은 좀 더 성장을 이어가는 햇두룹도 보였다. 북쪽의 일부라도 전망이 가능한 곳이지만 안개가 방해를 하기에 애써 분위기 메이커라 억지로 여기며 지나쳤다. 그나마 북오름 산책로가 좋은 점은 백(back) 코스가 아니고 기슭을 돌아서 전진형으로 가게 만들어진 때문이다. 일부 경사가 심한 곳은 돌을 이용하여 수작업을 거쳐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참으로 성실한 구성이라 생각되었다.

어디에선가 퀴퀴한 냄새가 풍겨온다 했더니 사스레피가 그 범인이다. 주위에 사스레피 나무 몇 그루가 보이고 이미 성장을 멈춘 꽃과 열매가 떨어져 진한 향기를 내뿜었다. 향이야 거부감이 들지만 그래도 사람의 몸에는 좋은 작용을 하기 때문에 실컷 마셔댔다.

기슭의 옆으로 내려온 후 다시 초입지로 이동을 했다. 옅은 안개나 낮게 드리운 숲을 지나는 느낌이 좋은 것은 또 하나의 정복을 마쳤다는 뿌듯한 기분이 더 해진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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