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북오름(동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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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북오름(동광)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1.1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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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14.3m 비고:84m 둘레:1,444m 면적:121,783㎡ 형태:말굽형

 

북오름(동광)

별칭: 고악(鼓岳). 북악(北岳)

위치: 안덕면 동광리 산 93번지

표고: 314.3m 비고:84m 둘레:1,444m 면적:121,783㎡ 형태:말굽형 난이도:☆☆☆

 

 

 

명칭이 전하는 바를 다 드러내지는 못 하지만 화산체로서의 입지가 살아있는...

 

화산체의 모양을 두고 북을 닮았다고 해소 북(鼓)오름이라 했고, 다른 맥락으로는 마주한 거린오름을 기준으로 할 때 북쪽에 위치하여 북(北)오름이라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실상 북오름과 거린오름은 분화구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이어진 두 개의 봉우리인 만큼 하나의 오름으로 볼 수도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구태여 구분을 해 놓았다.

두 화산체가 굼부리를 중심으로 기슭이 각각 맞닿았으며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거린오름과 별도로 구분을 할 경우 북오름은 원추형에 가깝기 때문에 북(鼓)을 닮았다고 하기에는 다소 어설프게 느껴진다. 오름의 형상을 확인하는 위치 역시 거린오름 방향이 되는 만큼 위치와 관련한 북오름(北)의 뜻으로 명칭을 이해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기슭에서 등성으로 이어지는 곳은 소나무를 비롯하여 잡목들이 자라고 있고 일부 지역은 억새들이 자생하고 있으며 방목지로도 사용이 되고 있다. 나란히 이어진 모습이나 진입로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거린오름과 함께 탐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 경우 두 화산체의 입지나 환경 등을 살피면서 따로 또 같이 어우러진 오름인가를 판단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행여 오름의 형세나 탐방로 또는 전반적인 운치와 전망 등이 좋은 곳이라면 오름의 명칭도 뚜렷하게 정해졌을지도 모른다. 하나의 오름을 두고서 저평가나 외면으로 일축하는 것은 위대한 실수이겠지만 북오름은 뺄셈의 탐방지로 여겨진다.

 

가벼운 운동을 포함하는 탐방 외에는 그만큼 매력이 없는 곳이라고나 할까. 그나마 오르미들로서는 마주하는 거린오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북오름으로서는 찾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결국 북오름의 입장에서는 이웃을 잘 둔 덕택에 고고한 가운데 처하는 슬픔을 면하고 있다고나 할까. 물론 거린오름 또한 북오름을 거치면서 방문하는 이들을 맞이하는 게 예사이기에 너무 우쭐댈 필요는 없다.

너 잘났고 나 잘났다는 표현은 이들에게 어울리지 않기에 서로 의지를 하며 지내야 하리라. 인근 마을 주민들은 가까운 맛에 산책과 운동을 겸하는 만남을 이어갈 수도 있겠지만, 오르미들로서는 탐방으로서의 깊고 그윽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주변의 걸쭉한 곳을 선택하게 된다. 그만큼 비교 평가를 할 만한 곳들이 주변에 많다는 뜻도 된다.

탐방객이 적다는 의미는 다른 각도에서 볼 때 자연스러움의 정도가 더 있다지만 입지나 전반적인 환경으로 본다면 이 또한 어설픈 표현이기는 하다.

 

-북오름 탐방기-

위치는 제주시를 기준으로 할 때 동광 육거리를 지나 동광문화마을을 경유하고 2-300m 정도 더 진행을 하다 보면 우측으로 시멘트 포장이 된 소로가 나온다.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좌측으로 초입지가 보이는데 북오름의 정상을 먼저 오르기 위해서는 낮은 경사를 따라서 오르면 된다.

둘레를 따르는 과정과 곧바로 오르막을 오르는 루트로 나눠지는데 전반적으로 무난한 탐방을 위해서는 오르막을 따라 먼저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 님들의 지나간 흔적들이 뚜렷하게 보이며 특별히 탐방로의 안내가 없어도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래도 자연보호를 겸하는 통제와 산책로 구분을 위하여 밧줄이 메어져 있다. 빽빽하지 않은 산길이지만 낮은 곳으로는 수풀과 가시덤불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허전함은 느끼지 못했다. 정상부에 도착을 할 즈음에 만나는 것은 드물게 차지한 잡목들과 잡초들이었다.

그나마 질서가 없이 흐트러진 모습이었는데 하필이면 사방을 전망할 수 있는 공간마저 장악을 하고 있어 아쉬움이 따랐다. 말굽형이면서도 정상부가 펑퍼짐하게 이뤄진 탓에 별도의 높은 지점이 없는 것이 전망을 하는데 있어서 큰 단점이다. 그래도 오름을 올라서 만족을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전망이 아니겠는가. 하물며 하늘을 바라보고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정상에서의 소득의 전부라고나 할까.

가능한 거친 심호흡으로 일관하면서 잠시 음이온 중독자가 되기 위한 수순을 밟아보려 했으나 촘촘하지 않고 드넓게 펼쳐진 나무들로 일관하는데 대단한 소득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겨울 하늘이 파랗고 하얀 구름이 합세하였기에 시각적 효과는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었다.

등성마루를 따라 이동을 하는데 만개한 수선화의 모습이 보였다. 누가 일부러 심은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거친 땅이면서 척박한 주변을 뚫고 솟아난 수선화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고급향의 후레지아보다 더 은은한 수선화 향을 너무 많이 좋아하는 만큼 쪼그리고 앉아 잠시나마 그 향에 매료를 느낄 수 있었다.

 

퇴색한 억새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쉼터로 보이는 나무의자마저 잡초들에게 그 공간을 빼앗겼다. 이미 길의 흔적은 잠식이 된 상태이지만 나아가는데 있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사락사락 옷깃에 스치는 겨울 억새 띠들이 그렇게 밉지 만은 않았다.

건너편으로 거린오름이 보이고 멀리 산방산의 모습도 사정권에 안에 들어왔다. 사방을 다 전망할 수는 없었지만 그나마 외부를 보는 공간은 이 일대가 무난한 것 같았다. 정상부의 억새 군락을 지나니 이번에는 양치식물들이 장악을 하고 있었는데 가는쇠고사리와 더부살이고사리 등 몇 종류가 보였다. 내리막을 지나면서는 북동쪽으로 남송이오름이 보였다. 이쯤에서도 도대체 북오름의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산 체가 크지도 않으면서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형세이며 주봉의 위치를 알아내기도 힘든 오름이라고나 할까. 굼부리를 사이에 두고서 거린오름의 정상부 모습이 보였다. 과거를 그려본다면 자체 폭발이 이뤄지면서 용암이 흘렀던 지점이 비슷했거나 한 쪽으로 치우쳤던 것으로 짐작이 되었는데 결국 중간부의 능선에서 마주하는 모습을 두고서야 비로소 오름의 형태가 그려졌다.

천리를 해 간 묘의 자리가 있었는데 산담의 일부는 특이한 형태의 돌로 구성을 해놨다. 송악이 장악을 한 모습이지만 원형은 어떠한 의미를 부여했었을 것으로 보인다. 새삼스러운 장면은 아니지만 두 오름 사이의 공간은 이제 농작지로 변해있다.

개간을 하고 농지로 사용한지도 제법 오랜 세월이 지났음을 알 수가 있었다. 제주의 오름에서 굼부리가 농지나 목장으로 쓰이는 곳이 어디 한두 곳이겠는가. 오름 둘레길의 끝나기 조금 전 지점에서 갈림길이 나왔는데 좌측은 정상으로 다시 오를  수 있는 진입로이며, 우측은 거린오름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이제 이웃하는 거린오름으로 향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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