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불칸디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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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불칸디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1.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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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996.3m 비고:91m 둘레:1,639m 면적:204,167㎡ 형태:말굽형

 

불칸디오름

별칭: 화장올(火長兀). 불건대(佛建垈)

위치: 월평동 산 6번지/봉개동 산 78-2번지

표고: 996.3m 비고:91m 둘레:1,639m 면적:204,167㎡ 형태:말굽형 난이도:☆☆☆☆

 

 

명칭은 이해가 되나 그 유래는 다소 아리송한 화산체...

 

과거 이 오름 일대에 불이 난 적이 있는 것과 관련하여 명칭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칸디는 불(火)에 칸(탄. 타다)과 디(장소. 터. 곳)를 나타내는 말이며 이와 관련하여 한자로 화장올(火長兀)이라고 표기를 하고 있다. 뜻을 달리하는 표현으로 불건대(佛建垈)라고도 했는데 이와 관련하여서는 정확한 유래가 전해지고 있지 않으며 잘 사용되지도 않는다.

옛 지도나 문헌 중에는 불탄대악(佛呑大岳)이라고 표시가 된 것도 있는데 불건대와 더불어 뜻을 같이 하는 것으로 짐작이 되나 종교적인 뉘앙스를 포함하는 정확한 내용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특히나 언제 어떻게 해서 불이 났으며 그 위치가 어느 곳인지조차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며, 실제 주변을 샅샅이 뒤지며 그 흔적을 찾으려 해도 이미 오래전 일이라 불가능하다. ​

​불칸디의 높이는 옆의 어후오름 보다 약간 낮은 996.3m인데 4인방으로 이어지는 오리(올. 오름) 중 남쪽에 위치하며 표고가 가장 높고 이 주변에는 물장오리가 있다. 보통의 화산체에 비하여 그다지 넓은 면적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204,167m) 공교롭게도 월평동과 봉개동에 걸쳐져 있다.

남북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등성마루를 따라 조릿대와 참나무류 등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으며 북동쪽 비탈면은 가파르고 남서쪽은 완만하게 이뤄져 있다. 한편, 물장오리 일대를 비롯하여 불칸디오름 주변은 4.3유격대 훈련장이 있었던 곳으로 제주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 곳이다.

 

 

-불칸디 탐방기-

5.16도로변을 통하여 진입을 할 수도 있고 성판악 휴게소를 출발하여 중간에 어후오름을 경유하는 코스로도 가능하다. 다만, 어느 방향을 초입으로 하던지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여 현재로서는 무단 진입이 안 되는 곳이다. 사전 허가를 받고 취재단과 함께 동행 날은 성판악 휴게소에서 한라산 탐방로를 따라가다가 일정 지역에서 어후오름을 경유하는 진행으로 이뤄졌다.

탐방로가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gps를 통하여 진행을 하였고 조릿대와 굴거리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는 지역을 거치다가 얼마 후 어후오름의 허리 능선에서 계곡을 만났다. 축축하게 젖은 바닥 층과 일부 지역에는 약간의 물이 고였거나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곳은 천미천의 발원지이다.

조금 더 고지대인 한라산 기슭의 돌오름을 거쳐 온 물은 이곳 어후오름에서 발원을 한 후 천미천으로 이어진다. 이후 사려니숲길 일대를 지나 교래리를 거쳐 표선면 하천리까지 이어지는 제주의 대표적인 하천이며, 한라산 기슭의 여러 하천 중 총 27.7km로서 제주에서 가장 길다.

이 하천의 명칭이 끄트머리를 뜻하는 천미(川尾)로 정해진 것을 보면 거리나 중요성을 짐작할 수가 있다. 늦가을의 발원지는 건천으로 보였지만 자연의 순리와 위대함을 느끼면서 잠시 머물다가 불칸디오름을 향​해 다시 오르기 시작하였다.

사락사락... 부스럭부스럭... 조릿대왓을 헤치며 지나는 동안 옷깃에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그 소리와 더불어 취재단과 일행들 4인방의 거친 숨소리가 불규칙적으로 들려왔다. 어후오름에서 불칸디로 이어지는 과정은 그다지 어려운 편이 아니었다.

이미 최고(高)점을 지난 상태라 경사와의 한판 승부는 없었고 조릿대 사이를 따라 전진을 하는 과정은 쉬운 편이나 일부 덤불왓(가시가 있는 수풀 더미)을 지날 때는 다소 어려움이 따랐다. 허리를 넘어설 만큼 키가 큰 조리대 군락지는 물기가 묻어 있어 지나는 동안에 바지와 신발을 다 적셔버렸다.

마지막 소곡을 지나서 이윽고 불칸디오름 입구에 도착을 하였다. 어후오름에 비하여 성질과 특성이 다르지만 역시 자존심이 대단한 오름이며 제주의 역사가 담긴 현장이기도 하다. 능선에 오르다가 돌담이 쌓인 모습이 보였다. 빙 둘러 사방으로 쌓여 있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4.3당시에 경계 초소의 흔적인 것 같았다.

 

유격대들이 훈련장으로 이용을 하면서 만들었던 것으로 짐작이 되었다. 기슭을 따라 조금 더 오르니 놀랍게도 묘가 보였다. 산담까지 둘러진 묘는 숲에 가려 있어 그냥 지나칠 경우 못 보겠지만 초소 터 등 옛 자취를 찾으면서 느린 진행을 하다가 만나게 되었다.

어떤 과정이나 사연이 있어서 이곳에 묻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곳까지 상여를 메고 왔다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gps를 통하여 정상부를 확인하였으나 일대는 특별한 사항이 없으며 사방이 숲에 가려져 전망도 불가능했다.

행여 4.3의 흔적이라도 있을까 찾아봤지만 더 이상은 발견을 하지 못 했고 거칠게 보이는 나무와 인근의 가지에 매달아 둔 리본 등이 정상임을 확인시켜줄 뿐이었다. 이제 불칸디오름 정상을 내려와 쌀손장오리로 향하게 되는데 쌀손장오리로 가는 길은 조릿대왓 사이로 뚜렷하게 흔적이 있으나 중간에 ​사라져서 다시 gps를 통하여 이동을 했다. 4막 5장의 진행은 다시 세 번의 고개를 넘나드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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