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붉은오름(신양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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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붉은오름(신양리)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1.2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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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3m 비고:28m 둘레:343m 면적:5,343㎡ 형태:원추형

 

붉은오름(신양리)

별칭: 적악(赤岳)

위치: 성산읍 신양리 57번지

표고: 33m 비고:28m 둘레:343m 면적:5,343㎡ 형태:원추형 난이도:☆☆☆

 

 

 

지나친 변화와 발전으로 인하여 옛 모습이 그리운 섭지코지와 등대 전망대.

 

제주도를 그리워하거나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섭지코지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섭지코지도 하나의 오름, 즉 붉은오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해수면에 솟아 있고 낮아서 오름으로서의 구분이 어렵지만 등대 부분을 중심으로 형성이 된 하나의 소화산체이다.

산 체의 중간 부분이면서 말굽형으로 패어 내리는 중턱에 원형이 들어앉은 형상이 있으며, 낮지만 전체적으로 특이한 복합형 화구를 지니고 있다. 오름 일대가 붉은 송이와 화산석으로 형성이 되어 있어서 붉게 보이는 것이 오름 명칭이 되었다.

이러한 경우는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동명의 오름들이 몇 곳 있고, 잘 부르지는 않지만 한자 표기에 연하여 적(赤)악이라고도 한다. 아무튼 이곳 섭지코지 일대는 근년에 들어서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가 이뤄졌고 지금도 계속 진행형인 상태이다.

붉은오름의 주봉이라고 할 수 있는 등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그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섭지코지는 진입로로 들어서며 만나는 예고편 풍경부터 아름답기 때문에 두 번 세 번을 가도 지겹지 않은 곳이다. 섭지코지를 가기 위해서는 신양리 마을을 지나게 된다.

아름답게 펼쳐지는 신양해변 백사장을 만나면서 멈추게 되고, 반대편으로는 성산일출봉이 뚜렷하게 보여서 다시 한 번 되돌아서게 된다.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공룡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형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섭지코지 입구와 일대는 지금 많은 변화와 발전으로 인하여 옛 모습은 많이 사라진 상태이다.

전망대 주변의 선녀바위를 비롯하여 변하지 않은 것은 그저 바다와 하늘뿐이다.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해안길을 걸으며 봄마다 만나던 노란 유채꽃은 이제 먼 나라의 모습이 되었다. 섭지코지 주변 곳곳에서 보이던 농사 현장도 이젠 만날 수가 없다. 그나마 바다를 팔지는 않았기에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은 가끔 볼 수 있으며, 섭지코지 하늘도 안 팔고 남아 있기에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쇼를 만날 수가 있다.

지나친 발전은 퇴보로 변화할 수도 있을 텐데 어디까지 더한 변화가 이뤄질지도 지켜볼 일이다. 섭지는 좁다는 뜻의 협지와 곶을 일컫는 코지가 합쳐진 말로서 섭지코지는 제주 동쪽 붉은오름을 포함하는 해안 일대이다.

사유지와 도유지를 포함하여 이미 매각이 된 섭지코지 일대는 너무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예전의 모습을 더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돌담 경계가 얄미울 만큼 견고하게 쌓여져 있는 울타리 쪽에는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먹거리 좌판이 있다.

 

행여 지금의 주차장을 포함하는 저곳마저 팔렸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로 느껴진다.섭지코지의 특별함은 해안선을 따라서 올인 하우스를 지나고 등대 전망대로 가면서 만나고 느끼는 운치이다.

드라마 속을 그려보기도 하고 영화 속 장면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망망대해를 지나면서 불어오는 샛바람은 계절마다 시원함과 추위를 느끼게 하며 변화를 하지만 언제나 맑고 청량한 느낌이 드는 바람이다. 섭지코지 해안의 기암들은 마치 야외 수석 전시관을 방불케 한다. 계절풍이 지나는 동쪽은 곧잘 바다가 화를 내곤 하기 때문에 갯바위를 향한 공중 물보라 쇼를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해안가 곳곳에서 만나는 기암들은 붉은 화산재 송이로 이뤄진 것들이 있어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대표적인 것이 선돌바위이다. 선녀바위라고도 부르는 촛대 모양의 기암은 선녀와 용왕신 아들과의 못다 이룬 사랑의 전설이 담긴 바위이다.

또한 ‘서 있는 돌’이라 해서 선돌이라고도 부르는데 물새들의 휴식처이자 화장실이도 하기에 그들은 하얗게 기암을 물들이고 영역 표시를 해 놓았다.

 

-붉은오름 탐방기-

원래의 올인 드라마에서 세트장으로 이용이 되었던 현장은 태풍 '매미'로 파손이 되었다. 이후 다시 복구가 이뤄지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종교적인 뉘앙스를 떠나서 드라마 올인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 등 해외여행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사실상 섭지코지에서는 자연의 백미가 선녀바위라면 인위적인 곳은 올인하우스인 셈이다. 오름으로 향하는 곳에 목재 데크를 따라 작은 전망대가 생겼다. 휴식장소와 포토존 그리고 올인 교회를 바라보는 곳으로서 등대 전망대로 가는 길에 잠시 쉬어갈 수 있다.

그 주변에는 협자연대가 있는데 제주의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연대의 자리이다. 과거 횃불이나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 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하나의 통신수단이다. 오름에 봉수대가 있다면 구릉이나 해변 지역에는 이러한 연대가 설치되었으며 기능은 비슷하다.

섭지코지 주변 곳곳에서 보이던 농사 현장도 이젠 만날 수가 없다. 조랑말 몇 마리가 아무것도 모른 체 풀을 뜯으며 한가롭게 놀고 있었다. 해안가의 정취가 멋을 부리는 현장이면서 제주 바다의 전형적인 모습이 담겨있는 곳.

해안선 일대의 모습이 아름답고 전설 속의 선녀바위와 화산 송이 갯바위를 만날 수 있는 장소. 영화 단적비연수와 이재수의 난 그리고 드라마 올인 촬영지로 잘 알려졌으며, 성산 10경에 포함이 된 명소. 이 내용들은 섭지코지를 두고 하는 표현이다. 그야말로 신이 만들고 용왕이 다듬었으며 신양리 주민들이 지켜온 곳이다. 등대가 있는 정상에는 전망대와 휴식 공간이 있는데 사실상 붉은오름의 주봉이기도 하다.

 

예전에 섭지코지를 찾은 사람들은 올인하우스 근처에서 머물다 돌아가기도 했지만 이즘 들어서는 대부분 붉은오름 정상인 등대 전망대를 오른 후 주변을 전망하고서 내려간다. 붉은오름 정상은 제주도에서 성산일출봉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이다.

공해상과 하늘이 아닌 이상 이곳보다 더 잘 보이는 곳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레스토랑이 있는 건물 하나가 가로막고 있다. 난간에 기대고 발뒤꿈치를 들고서 셔터를 눌렀지만 일출봉의 해수면 쪽은 끝내 못 담았다. 자연적이면서 신비로운 모습들이 보이던 장소는 이제 문명의 이기를 포함하는 관찰지로 변한 것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슬프도록 화가 나면 걸어서 북동쪽 해안으로 더 이동을 하면 된다. 일출봉 뒤로는 우도의 소머리 부분이 보인다. 빌레 옆에 앉아서 느리게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이들을 바라보면 된다. 차라리 거칠게 다가오는 파도가 운치 있게 느껴졌다. 못마땅한 기분에 동승을 하고 마음이라도 추슬러 주려는 걸까.

섭지코지의 북동쪽 끝 지점은 갯바위로 이뤄졌다. 평탄하지 않은 빌레라 할지라도 잠시 앉아서 주변을 바라보라! 일출봉과 광치기 해안이 눈에 들어오고 파란 하늘이 열리며 세상이 다 보인다. 바다에 실린 쫍지롱한 바다 향을 실컷 맡고 일어설 즈음에 아쉬움이 더러 남았지만 비로소 다소나마 마음이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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