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비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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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비양봉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1.2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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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14.1m 비고:104m 둘레:2,023m 면적:260,428㎡ 형태:복합형

 

비양봉

별칭: 큰암메. 족은암메. 가재. 비양봉(飛楊峰)

위치: 한림읍 협재리 산 100-1번지

표고: 114.1m 비고:104m 둘레:2,023m 면적:260,428㎡ 형태:복합형 난이도:☆☆☆

 

 

천 년을 넘어선 섬 속의 섬의 특별한 화산체...

 

비양도가 생성된 것과 관련하여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는 서기 1002년 6월이라고 되어 있으며 여러 문헌과 학자들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시기적으로 천 년 남짓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천 년의 섬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런 역사적 자료 외에도 지질학적이나 화산학적으로 볼 때 이 시기에 비양봉에서 어떤 화산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용머리해안에서 당산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제주 화산 활동의 선두권이라면 비양도는 한참 후에 일어난 셈이다.

비양도의 옛 이름은 비양섬이나 비영섬이라 했고 이곳에 있는 오름이라 해서 오늘날은 비양봉이라 하고 있다. 어쨌거나 비양봉은 비양도의 심지이면서 섬 전체를 받드는 구심점이 되고 있는 오름이라 할 수 있다.

이 비양봉은 단순히 섬에 있는 오름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특별한 화산체로 알려져 있다. 370개를 전후하는 (현 자료 368개) 제주의 오름 중 유일하게 정상에 쌍분화구가 있는 화산체로서 오름 연구에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다. 

비양봉에는 두 개의 굼부리(분화구)가 있는데 예로부터 비양 오름 외에 암메라고 불렀다. 주봉에 딸린 큰 분화구는 큰 암메이고 작은 봉우리에 딸린 작은 봉우리를 족은 암메라고 한다. 이 암메는 암메창이라고 하는데 굼부리를 뜻하는 제주어로서 가메창(오름)외에 몇 곳이 이런 맥락으로 명칭이 붙었다.

현재 비양도는 한림항에서 출항하는 선편을 이용하여 왕래할 수 있으며 비양봉을 포함하여 해안 올레를 둘러보는 여행 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화산활동과 직.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수석과 암석군들을 만날 수 있으며 펄낭못과 애기업은 돌 등 이색적인 볼거리 등도 있다.

 

 

-비양봉 탐방기-

비양봉을 포함하는 섬 여행을 여러 차례 다녔지만 이번에는 암메(굼부리)의 현장을 살피는 탐방을 목적으로 찾았다. 굼부리는 출입이 제한되고 있으나 사전 허락을 받은 취재단의 배려로 동참을 하였다. 정상으로 오르는 데크를 따라가다가 중간 정도에 오르면 큰 암메(굼부리)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정상의 등대도 보였다.

정해진 탐방로에서는 족은 암메를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비양봉의 굼부리가 하나로 착각할 수도 있다. 계절이 그러하지만 소나무가 숲을 이룬 곳 외에는 다소 허접하나 시기에 따라 푸른 모습도 관찰할 수가 있다. 특히 이곳에는 천연기념물이면서 우리나라 유일의 식물인 비양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대나무가 자라고 있는 기슭을 따라 들어가는데 숲을 이룬 때문에 대왓길이라고 부른다. 언제부터 울창하게 숲을 이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때문에 비양도를 대섬이라 부르기도 했다. 복잡하고 다소 어려움이 따르지만 비양봉의 어느 지점에서라도 굼부리로 갈 수는 있으나 출입에 제한이 따르므로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지나는 도중에 어느 정도 틈새가 열린 곳이 있어 굼부리 안쪽을 살폈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만큼 화구 둘레는 숲으로 가려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비양봉은 사유지를 포함하고 있는데 굼부리와 등성을 포함하는 지역은 흑염소를 방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 오름의 훼손이 염려되지만 행정에서도 뾰쪽한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정상부 바로 아래 등성의 일부는 심하게 훼손이 되어 있다. 태풍과 비바람 등 자연적인 영향으로 인하여 침식과 훼손이 되면서 화산송이가 쓸려 내려갔다.

급경사면은 심하게 노출이 되었고 안전에 문제가 되어 보였다. 다소 위험이 제기되고 있는 데는 자연적 이유가 있겠지만 이곳에서 방목하는 흑염소들의 빈번한 왕래도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일부에 철조망으로 차단을 하였지만 사유지라 마땅히 대책을 마련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모양이다.

북쪽 경사를 따라 굼부리로 향했는데 사실상 진입이 통제된 곳이며 취재단이 사전 승낙을 받고 진행을 이어간 경우이다. 소나무가 주축이 되었고 일부 잡목들이 있으나 시기적으로 잡풀들의 아우성이 없어서 비교적 무난하게 내려갈 수가 있었다.

 

암메의 깊은 곳으로 가는 곳은 철조망으로 에워싸여져 있었다. 하지만 사유지를 포함하고 있으며 진입 과정 또한 여기까지여서 더 이상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 했다. 흑염소 무리가 후다닥 도망을 가는 것을 보면 꽤나 많이 방목을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기슭을 따라 오르면서 연신 암메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는데 숨겨 놓은 보물이 있는 것도 아니 건만 계속해서 안을 쳐다보게 되었다.

빽빽하게 숲을 이룬 사면의 안쪽이지만 바닥 층은 일부 잡초들이 있고 허전한 공간도 확인할 수가 있었다.그리고 얼마 후 족은 암메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비로소 비양봉의 실체를 알 수가 있었다. 낮게 이어진 능선을 사이로 양쪽으로 나눠진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좌측으로 큰 암메가 있고 다시 우측은 족은 암메(작은 굼부리)가 다소곳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름의 중앙부에 걸쳐 큰 암메가 있고 그 옆에 족은 암메가 있는데 족은 암메는 다시 2개로 나눠져 복잡하고 특별하게 이뤄졌다. 족은 암메 역시 아래까지 내려가지는 못 했는데 허락의 영역 밖이었던 때문이다.

제주의 수백 개의 오름들 중 유일하게 정상에 쌍분화구가 있는 화산체임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능선을 따라 이동을 하다 비양봉의 정상을 바라봤다. 아...... 헐벗은 모습이 볼 상스러움의 한계를 넘어섰다. 예전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는 걸까.

스코리어(송이)를 비롯한 화산재와 등성의 토사들이 뚜렷하게 보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탐방로로 이어갔고 올라올 때 정상 등대를 바라볼 수 있는 지점에 도착을 하면서 다시 이곳에서 내려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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