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산방산
상태바
[오름이야기]산방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2.06 0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395.2m 비고:345m 둘레:3,780m 면적:988,332㎡ 형태:원추형

 

산방산

별칭: 굴산. 山房山

위치: 안덕면 사계리 산 16번지

표고: 395.2m 비고:345m 둘레:3,780m 면적:988,332㎡ 형태:원추형 난이도:☆☆☆

 

 

중턱에 천연 석굴이 있고 영주십경에 포함이 된 조면암질의 종상 화산체.

 

높게 솟은 산 남쪽의 중턱 150m~200m 정도에 동굴이 있는 것에 연하여 굴산이라고 부르며, 산속의 방(房)이 있는 형태라 하여 산방산이라고 한다. 이 동굴의 천정에서는 물이 떨어지면서 아래쪽 웅덩이에 고이게 되는데 약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천연 석굴은 길이가 10m, 높이 5m, 너비 5m 정도이며 원래 산방굴(山房窟)인데 석굴 안에 불상을 안치하고 있어 산방굴사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며, 고려의 승려 혜일(慧日)이 자신을 산방법승(山房法僧)이라 하고 이곳에서 수도하다 입적하였다고 한다.

산방산을 두고서 산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오름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하다. 화산체의 크기나 높이 등 외형을 보면 보통 이상의 오름으로 보이면서도 산이라고 하기에는 해안 가까이에 있으면서 주변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없어 허전함도 있다. 물

론 이러한 모습 때문에 산 체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산방산은 독립형 화산체가 맞다. 그런 만큼 제주도의 수백 개 오름 중 하나이며 종상화산(鐘狀火山)에 속하는 특이한 화산체이다. 화산체의 대부분이 조면암질 안산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형태가 특이한데다 중턱에 있는 천연동굴은 자연이 빚어낸 걸작이다.

일찍이 제주를 대표하는 영주십경에 포함이 된 것도 이러한 입지를 토대로 했을 것이다. 제주에 산재한 보통의 화산체와는 달리 정상에 분화구가 없고 풍화된 조면암주를 포개어 세워놓은 듯한 절벽을 이루고 있다. 외관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암벽 층은 일반적인 산이나 오름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타나며, 주상절리에 따른 침식 흔적 외에도 기슭 중턱을 넘어선 주변에서도 풍화작용을 받은 타포니(tafoni)의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다.

또한, 산방산의 특징 중 하나는 암벽 식물들이 많다는 점이다. 지난 1993년 '산방산 암벽 식물지대' 가 천연기념물 제376호로 지정되는데도 이러한 환경을 토대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된 것 외에도 지난 2011년에는 명승 제77호로 지정되었다.

일찍이 제주관광 명소로 알려진 이후 필수 코스였지만 인위적인 시설의 사설관광지가 많아지면서 지금은 직접 올라가는 경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론 이러한 데는 다른 요소도 포함이 되는데 인근의 송악산이나 용머리 해안 등에서 바라보는 외형만으로도 산방산이 내어주는 풍경을 감상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턱의 천연 동굴 외에도 다양한 퇴적층의 바위들과 산을 에워싼 수많은 식물들이 어우러진 채 장관을 이룰 뿐만 아니라 위용과 위엄을 자랑하는 화산체이다.

한편, 산방산은 과거 군 훈련장으로 이용이 되기도 했으며 북사면 기슭을 거쳐 정상으로 갈 수는 있지만 쉽지는 않으며 현재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그 외에도 산방산의 특징을 살펴보면 평탄한 지형을 이루고 있는 곳에 우뚝 솟아 있는데, 수성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용머리와 연결되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거대한 종모양의 화산암체를 용암돔(lava dome)이라고 하는데 바로 앞 해안가에 위치한 용머리(오름)는 응회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층의 발달 양상으로 보아 응회환에 해당한다. 반면에 산방산은 조면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형성 초기에 분출로 인하여 만들어진 화산 쇄설층이 있어 쉽게 그 차이를 구분할 수가 있다.

 


-산방산 탐방기-

외형상의 특별한 때문일까. 산방산에 관한 구전되는 이야기들은 여러 갈래로 나타난다. 사냥꾼이 쏜 화살이 빗맞아 옥황상제의 옆구리에 맞아서 노여워 한 옥황상제가 한라산의 봉우리를 뽑아서 던진 것이 이곳에 굳어졌다는 설과, 백록(白鹿)을 사냥하기 위하여 화살을 당긴 것이 한라산 정상에서 낮잠을 즐기던 산신령​의 엉덩이에 맞는 바람에, 화가 난 산신령이 산봉우리를 뽑아서 사냥꾼을 향해 집어던진 것이 굳어졌다는 설 등이 전해지고 있다.​

민간의 구전 설이지만 공교롭게도 움푹 팬 백록담과 솟아오른 산방산의 둘레는 비슷한 때문에 그럴싸하게 들리기도 한다. 어쨌거나 산방산을 산이나 오름으로 분간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현재까지 천연 석굴이 있는 곳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현재 그곳까지 계단으로 잘 구성이 되어 있으며 천천히 따라 오르면 된다. 산방산의 진입로 주변은 유명 사찰들이 있다. 보문사와 산방사가 있으며 종교적인 뉘앙스를 떠나서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들를 수가 있다. 불경과 목탁 소리가 울려 퍼지는 초입을 따라 오가면서 마음을 추슬러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실상 산방산을 오르는 과정은 여러모로 가치가 있다.

사찰 탐방을 시작으로 천천히 계단을 오르면서 가벼운 운동을 할 수가 있을 뿐 아니라 굴사 구경 외에 무엇보다 시원스럽게 열리는 해안 쪽으로 전망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경사를 따라 계단으로 구성이 된 탐방로를 가다가 힘들 때 뒤돌아 서면 해안 일대를 비롯하여 형제섬과 송악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쩌다 날씨가 좋을 때면 그 분위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용머리해안은 바로 앞에 위하고 있는데 역시 하나의 오름이며 제주의 화산활동 시대를 논할 때 일찍 폭발이 이뤄졌기 때문에 고참에 속한다. 오름으로서 명칭 자체는 용머리이나 보통은 해안가를 포함하여 용머리해안이라고 부른다. 해안 산책로가 있으며 화산회층이 해식을 받아 특이한 경관을 이루고 있어서 하멜 표류기념탑과 함께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찾았던 날은 워낙 날씨가 좋아서 화순항과 화력발전소도 뚜렷하게 눈앞에 펼쳐졌고 서귀포 앞바다의 범섬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날씨이기에 모처럼 산방산을 올랐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다. 날씨가 더운 데다 서두를 필요가 없어서 느리게 오르다가 다시 되돌아서니 송악산이 보였는데 어쩌면 송악산 자체의 외형을 가장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송악산은 응회환 안에 분석구와 용암호가 있는 독특한 화산체이다. 또한 제주도에서 비교적 늦게 만들어진 화산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약 7천 년에서 5천 년 전 사이에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간 정도에서 매점과 휴게소가 있는 지점을 따라 오르다 기암을 만나게 되었는데 풍화혈이라고 일컫는 특이한 형태의 바위인데 암석이 풍화에 의하여 형성이 된 구멍이나 동굴을 말한다.

 

굴사는 오래전부터 동굴 안에 불상을 안치하였기 때문에 산방굴사(山房窟寺)라고도 부르고 있다. 동굴 천정에서는 연중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이 물을 약수로 여기고 마시거나 길어가는 경우도 있다. 수학여행 시절을 비롯하여 과거 이곳을 찾을 때는 동굴 내부로 들어가서 물을 떠 마시기도 했는데 지금은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대신에 호수를 연결해서 밖에서 마실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 있다. 굴사 앞에서 다시 전망에 몰입했다. 한 폭의 그림이다.

마라도. 송악산. 넙게섬. 형제섬. 사계해안....... 풍경이 있는 해안과 섬은 맑은 하늘이 함께 하기에 한동안 바라보기에 너무 충분했다. 산방산이 가로막은 때문에 계절풍에 실린 바다 향을 맡을 수는 없지만 느낌으로 대신했다. 기회가 되어 저녁에 굴사를 찾는다면 노을에 취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