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생기발랄
주목 가지에 생기가 도는군요.
그 앞쪽에 서있는 굴거리나무 또한 잔뜩 움츠리고 축 늘어뜨렸던 잎에 긴장을 풀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숲 바닥은 아직 찬 기운이 가득합니다.
주목 옆에 가지만 앙상한 백당나무에는 겨우내 매달려 많은 시련을 견뎠던 열매들이 조만간 떨어질 참입니다.
눈이 겨우 녹아 땅을 드러낸 곳의 바위를 타고 자라는 눈향나무 또한 눈이 유난히 많이 내렸던 겨울이 힘겨웠던지 잎 색이 녹색 보다는 붉고 누르스름하네요.
마치 마른 볏짚 빛깔을 띠는 잎 끝에는 백당나무 열매처럼 비쩍 마른 흑자색 열매가 매달려있더군요.
행여 열매와 함께 잎이 말라비틀어진 것 같지만 정작 잎은 부드럽습니다.
죽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더군다나 잎 끝마다 동그스름한 꽃눈들이 생기발랄합니다.
아, 눈을 녹이며 조금씩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시로미가 유난히 붉군요.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시로미 또한 잎겨드랑이마다 붉고 둥근 꽃눈들이 풍성하게 매달려있거든요.
눈에 파묻혀서도 부지런히 봄을 준비하고 있었던 식물들이 참으로 대견합니다.
암석원 중앙에 번듯하게 서있는 구상나무들의 모습이 늠름하기도 합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