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광택 찾은 동백나무
숲 바닥에 두툼하게 쌓였던 눈이 제법 녹아내렸습니다.
상록수의 가지를 무겁게 눌렀던 눈더미들도 사르르 녹아 모두 바닥으로 곤두박질쳤지요.
그래서 동백나무와 후피향나무들이 한결 홀가분한 모습으로 서있습니다.
때마침 동백나무 군락 하부를 지나가는 까치의 발걸음 또한 경쾌합니다.
아직 쌓여있는 눈 위로 찬 기운이 이리저리 흘러 다니지만 동백나무 잎에서는 부쩍 광택이 돌더군요.
그리고 반갑게도 짙은 녹색 잎 사이에 붉은 점 하나가 도드라지게 찍혀있습니다.
드디어 꽃잎이 펼쳐지려 하는군요.
이미 한 달 전에 펼쳐질 것이라 여겨졌던 꽃봉오리들이 이제야 기운을 내는 모양입니다.
물론 이미 살짝 벌어졌다가 추위를 끝내 견디지 못한 꽃들이 드문드문 보이지만 말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붉은 빛이 분명히 숲의 분위기 전환에 대단한 영향을 끼치는군요.
동백나무 꽃은 보통 12-4월에 피고, 열매는 9-10월에 익습니다.
가지 끝에서 뾰족하게 솟구친 잎눈에게서도 기운찬 봄기운이 느껴지네요.
나무 밑을 에워싼 흰 눈 위에는 힘겹게 추위를 견뎠던 나무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았지만,
눈이 녹아내린 곳에서는 어린 동백들이 꼿꼿하게 서있습니다.
추위가 어린개체를 충분히 힘들게 했지만 나무의 잎이 유독 반들거리며 기운을 내뿜는군요.
여전히 물러가지 않은 찬 기운이 맴돌지만 어느새 찾아온 봄기운이 은근슬쩍 티를 내고 있네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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