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새미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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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새미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2.2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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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21m 비고:126m 둘레:1,988m 면적:261,938㎡ 형태:말굽형

 


새미오름

별칭: 세미오름. 천미악(泉味岳)

위치: 조천읍 대흘리 산 27-1번지

표고: 421m 비고:126m 둘레:1,988m 면적:261,938㎡ 형태:말굽형 난이도:☆☆☆

 

 

샘은 숨어있지만 굼부리에서부터 곡선미를 따라 이어지는 부드러운 등성을 지닌 화산체...

 

이 오름의 북동쪽 기슭에 샘이 있어서 새미오름이나 세미오름이라 부르게 된 것이 명칭의 유래이며 한자로 천미악(泉味岳)이라 표기하고 있다. 남향의 굼부리를 지닌 말굽형 화산체이며 내부에는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 류가 주를 이루고 있고 그 외 소나무를 비롯하여 잡목들이 차지하고 있다. 남북으로 부드럽게 뻗어 있는 등성이를 따라 완만하게 이어지는 굼부리의 모습은 오름으로서 탐스러움을 느낄 정도이다.

그다지 높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126m의 비고(高)가 말해주듯 시원하게 뚫리는 북쪽 방향을 따라 전망을 즐길 수가 있다. 정상에 경방 초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정도를 짐작할 수 있으며 대체적으로 북동이나 북서쪽을 살피는데 용이한 편이다. 오름 명칭의 유래가 된 샘은 북동쪽 기슭에 타원형으로 돌담이 둘러져서 보호되고 있으며 탐방로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다른 루트를 이용하여 찾아가야 만날 수 있다.

제주시 출발을 기준으로 할 때 번영로를 지나면서 남조로의 교차점인 대흘 검문소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높은 편은 아니나 초입에서 올라가고 둘레를 돌아 내려오는데 1시간 이내 소요가 된다.  번영로가 생긴 이후 도로변을 따라 편안하게 진입을 할 수 있는데 굴다리를 지난 후 표석을 만나게 되며 이를 참고하여 진입하면 된다. 입구에 안내 표지판이 있고 넓지는 않지만 주차장도 갖춰져 있다.

 

 

-새미오름 탐방기-

여름날의 오름 탐방은 햇볕을 피하기 위해서 민둥산처럼 숲이 없는 곳보다는 초입이나 오르막에서 숲길을 지나는 형태를 갖춘 곳이 좋다. 이러한 여건을 갖춘 곳 중에서 새미오름도 포함이 된다. 진입 후 보통은 굼부리를 중심으로 타원형처럼 돌고 나오게 되는데 어느 방향을 선택하더라도 전진형으로 탐방이 가능하고 원점 회기를 하게 된다.

다만, 샘이 있는 곳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별도로 진행을 해야 하므로 이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제 계절을 맞은 잡초와 잡목들이 오름 아래쪽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분 나쁘지 않게 스스로의 길 안내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연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해서 오름 진입로는 다소 미끄러운 편이었다.

친환경 매트는 고사하고 그 흔한 타이어매트조차 없는 바닥을 따라 오르는 과정이 여간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경사가 있는 곳에는 밧줄이 군데군데 메어 있어서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고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경사도 아니다. 푸름으로 반겨줘야 할 해송들인데 어쩐지 앙상한 모습을 들춰내서 여름답지 않은 분위기와 함께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보였다.

쇠(소)무릅이라 부르는 우슬(牛膝)이 잎은 벌레들이 먹었는지 앙상하고 어수선한 모습을 띄고 있으면서 안타깝게 하였다. 세기나 정도는 강하지 않았지만 여름 장마가 며칠 동안 이어진 때문인지 넝쿨 종류의 잡초와 억새 등이 주변을 가득 메웠다.

더러는 길이 안 보여서 풀을 헤치면서 지나야 할 정도였는데 일부 지역은 진퇴양난의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런 조건을 감수하며 진행을 한 후 마침내 정상에 도착을 했고 산불예방 감시초소를 확인하였다. 어떤 상황이거나 일단 경방 초소가 있다는 것은 비교적 전망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름 행의 절정은 우선 전망이다. 북쪽에서 바다를 스쳐 지나온 바람이 이마의 구슬땀을 식혀주는 데다 전망이 훤하게 열리니 이제껏 뒤엉켰던 진행이 말끔히 사라졌다. 시계는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조천과 함덕에 이어 서우봉까지는 뚜렷하게 보였다.

좌측으로는 사라봉과 별도봉이 보이고 우측으로 이어지는 삼양의 원당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어디서 어떤 상황을 거쳐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감흥도 다른 법이다. 또한 계절과 날씨도 분위기에 한몫을 하며 느낌 또한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런 비교를 한다면 새미오름의 어깨를 짚고 바라보는 상황은 너무 좋았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하산은 맞은편을 선택한 만큼 백(back) 코스를 피할 수 있었다.  편백나무 몇 그루가 숲을 이룬 곳을 애써 천천히 빠져나오니 솔잎이 가득 깔린 바닥으로 이어졌고

이어서 삼나무 군락을 지나게 되면서 분위기는 계속 반전이 이뤄졌다. 여름을 타는 새들이 주변 어디에 모여 있는지 경쾌하게 지저귀며 흥을 돋우어줬다. 마무리 즈음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새미오름으로 눈길을 줬는데 아무리 봐도 잘 생기고 부드러운 오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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