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이야기]달래 (백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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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이야기]달래 (백합과)
  • 박대문
  • 승인 2018.04.12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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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문(환경부 국장 역임,,우리꽃 자생지 탐사 사진가)

달래 (백합과) Allium monanthum Maxim.

 

 

 

냉이와 함께 우리 식탁에서

가장 먼저 봄맛을 느끼게 해주는 나물을 들라치면
대부분 사람은 달래를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달래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나물 이름입니다.
달래 무침, 달래 된장국, 달래 양념장은 전통의 봄맛 음식이며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역시 익숙한 동요의 한 구절입니다.
   
이토록 우리에게 친숙한 달래이지만,
실제 달래를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냉이와 함께 이른 봄나물로 시장에서 사고팔며
지금은 재배하여 사철 즐겨 먹을 수 있게 된 나물,
그 나물은 산림청의 국가식물표준목록에 따르자면
사실은 ‘달래’가 아니라 ‘산달래’입니다.
   
대표적 봄나물로 오랜 기간 즐겨왔던 식재료 산달래가
언제부터 달래라는 이름으로 둔갑하였을까?
아니면 식물학자가 산달래와 달래를 혼동하여 이름 붙인 것인가?
그 유래와 내력은 알 수 없지만,
국가식물표준목록의 정식 명칭은 달래와 산달래가
우리가 일상 사용하는 용어와 서로 뒤바뀌어 있습니다.
즉, 흔히 우리가 즐겨 먹는,
달래라고 부르는 나물이 달래가 아닌 산달래입니다.
실제의 달래는 주로 산속에서 자라는 아주 작은 개체로
흔히 관심 밖에 있어 잘 알아보지도 못하는 식물입니다.
 
산달래는 이름과 달리 주로 들판이나 오래된 밭,
혹은 인가 근처 야산에서 많이 발견되고,
달래는 깊은 산속이나, 큰 산언저리의 낙엽 더미에 많이 보입니다.
 
달래의 생김새는 매우 작고 잎은 한두 개뿐입니다.
봄기운 번지면서 따스한 햇볕이 퍼지는 이른 봄,
얼어붙고 황량한 깊은 산, 낙엽 더미 속에서
잔디처럼 생긴 선형의 줄기 싹이 한두 개 빼꼼히 나옵니다.
꽃은 4월에 한 개의 꽃대 끝에 쌀알 크기의 꽃이 한두 개 달리며
흰색 또는 연한 홍색으로 반쯤만 벌어집니다.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암수딴몸입니다.
반면에 우리가 흔히 나물로 이용하는 산달래는
산이 아닌 주로 들판이나 인가 근처 밭에서 자랍니다.
잎이 2~9개이며 꽃은 5~6월에 꽃대 끝에 여러 개의 꽃이
산형꽃차례로 활짝 벌어지는 암수한몸입니다.
   
달래 역시 산달래와 마찬가지로
잎과 알뿌리를 무침으로 먹거나 식재료로 이용합니다.
마늘의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allicin)이 들어 있습니다.
독특한 향과 알싸한 맛으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우며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예로부터 자양강장 음식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이 강장 효과 때문에 달래를 '오신채'라 하여
파, 마늘, 부추, 무릇 등과 함께 금하고 있는 식재료입니다.
 
달래와 산달래, 맛과 향은 차이가 별로 없으나
모습과 생육지, 꽃피는 시기와 꽃차례가 다릅니다.
달래는 줄기도 알뿌리도 산달래보다 훨씬 작아 애기달래라고도 부릅니다.
달래는 깊은 산에, 산달래는 주로 들에 자라니
달래와 산달래 이름을 바꾸거나 산달래를 들달래라 불렀다면
지금처럼 일반인의 혼동이 덜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2018. 4. 4 천마산 천마계곡에서)

 

 

필자소개

박대문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과장, 국장,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역임했다.우리꽃 자생지 탐사와 사진 촬영을 취미로 삼고 있으며,
시집 『꽃벌판 저 너머로』, 『꽃 사진 한 장』, 『꽃 따라 구름 따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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