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보리수나무 꽃향기 아찔한데
요즘 난대수종적응시험림과 참꽃나무숲 사이 산책로를 지나다보면 보리수나무 꽃향기 때문에 아찔합니다.
모처럼 구름 없이 맑은 하늘이어서 그런지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이 곱기도 하더군요.
보리수나무 꽃은 5-6월에 피어납니다.
하얀색으로 피었다가 점점 황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특이하지요.
꽃들은 잎겨드랑이에 1-7개씩 모여달립니다.
그런데 바람이 흔들어대는 꽃핀 가지를 무당벌레가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은백색 인모로 덮인 햇가지와 잎 뒷면 그리고 하얗게 피어난 꽃들이 눈이 부신데 그 사이를 빨간 무당벌레가 돌아다닙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일까요?
아, 잎 뒷면에 노란 알들이 붙어있습니다.
무당벌레가 보리수나무 잎 뒷면에 20-50개 정도의 알을 붙여놓은 것입니다.
봄에 낳은 알은 1주일쯤 지나면 유충이 알을 깨고 나옵니다.
유충의 시기는 보통 2주 정도 되고 총 4번의 탈피과정(허물벗기)을 거친 후 번데기가 됩니다.
그리고 5-7일 정도 지나면 번데기를 뚫고 성충이 나옵니다.
어느새 황색으로 변한 꽃이 보이는데 그 곁 나뭇잎 위에 거미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향기 좋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으니 많은 곤충들이 찾아오겠지요?
나뭇잎 사이에 집을 짓는 거미도 보이는데 곤충을 잡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닌가봅니다.
마침내 꽃 뒤에 숨어 있다가 곤충을 잡은 거미를 찾았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보리수나무 꽃들이 누군가를 유혹합니다.
그리고 꽃 사이에 숨어 덕을 보려는 존재들이 많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