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영천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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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영천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6.0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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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277m 비고:97m 둘레:2,145m 면적:256,127㎡ 형태:원형

 

영천오름

별칭: 영천악(靈泉岳)

위치: 서귀포시 상효동 산 123번지

표고: 277m  비고:97m  둘레:2,145m 면적:256,127㎡ 형태:원형  난이도:☆☆☆

 

 

오름 탐방과 더불어 숲이 우거진 계곡과 신령스러운 천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곳...

 

효돈천을 사이에 두고 칡오름과 마주 보고 있다. 영천동을 대표하는 오름으로서 마을 이름과 같은 영천오름으로 부르고 있으며, 영천(靈泉)이라는 샘이 있어서 영천악이라 부른다는 이야기도 문헌 기록에 있다.

정리하자면 이 오름 서쪽 기슭에 있는 내(川)가 흐르고 있는데 이 냇물과 오름 중 어느 것이 먼저 명칭으로 쓰였는지는 자세히 알 수가 없으나 내(川)는 영천천이라고 부르고 오름은 영천봉(악. 오름)이라고 했으며 마을 이름도 동명이 된 것이다.

한자로 영천악(靈泉岳)이라고 표기를 한 것을 보면 이 주변으로 흐르는 샘물을 매우 중요시 여겼으며 신령스러운 곳으로 알려졌음을 알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자세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다.  영천오름 탐방은 잘 구성이 된 산책로를 따라 진행할 수 있으며 기슭 아래의 산책로를 함께 연계할 수가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영천 계곡도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오름과 내(川)의 명칭이 어우러진 사연을 짐작하게 된다. 또한 이미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효돈천 계곡이 오름을 감싸 흐르고 있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만나게 된다. 덤으로 마주하게 되는 계곡의 아름다움과 수려한 풍광 그리고 그 속에서 자연의 소리를 함께 듣게 된다.

계곡 주변에는 녹나무 군락지가 있으며 그 외에 구실잣밤나무나 비쭈기나무 등의 상록교목과 난대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이러한 환경적인 입지를 포함하여 영천오름은 돈내코 등과 함께 영천 9경에 포함이 되기도 했다.

근년에 들어 영천악과 칡오름을 사이로 신도로가 생기는 등 일부 변화가 이뤄졌지만, 도심 속에 있는 산책형 오름이면서 주변과 잘 어우러진 계곡 등이 말해주듯 자연미가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천오름 탐방기-

영천오름으로 가는 길은 몇 곳이 된다. 오름 정상만을 향한다면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계곡과 숲길 등을 함께 한다면 초입 선택도 중요하다. 서귀포 방향의 산업과학고 정류소 맞은편에 두 곳의 진입로가 있지만 이곳에서는 설명 문구가 있는 안내판 등을 참고하고서 5,16도로변 방향으로 조금 더 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는 현장에 넓은 주차공간이 있으며 대중교통을 통하여도 비교적 접근이 쉬운 편이다.

출발 후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니 옆에는 철쭉이 빽빽하게 심어져 있고 산책로에는 나무데크와 타이어 매트를 깔아 편리하게 해줬다. 기슭 아래에는 농사를 짓는 경작지가 있고 위쪽으로는 휴식용 벤치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에서도 한라산 남벽은 훌륭하게 보였다. 정상 부근을 오른 후 열린 방향을 주시했으나 가시거리는 안 좋은 편이었는데 전망을 대신하여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숲 향기를 맡으면서 위안을 삼았다.

능선으로 향하는 오름의 숲은 곰솔나무와 편백나무 등이 우거져 분위기와 기분이 좋게 느껴졌는데 오르는 이들에게 기운을 실어주는 느낌을 받게 했다. 정상 부근에는 송신탑이 있고 휴식용 벤치들이 놓여 있으며 명상 숲길처럼 표지판들이 보였다.  기억에 남아 있는 명언들이 쓰여 있었는데 천천히 서성거리면서 읽어보는 그 자체로 휴식과 사색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오름 정상부는 원형 분화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은골이 남동쪽으로 패어 있는 형태이다.

주변은 빽빽하게 둘러싸인 나무들로 시야가 가릴 정도였기 때문에 아쉽지만 화구를 보거나 전망을 기대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리막을 따라 능선으로 향했다. 어차피 영천오름 탐방의 묘미는 정상보다는 숲이나 계곡으로 연계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타이어 매트로 단장이 된 길 한쪽에는 제철을 만난 백량금들이 붉은 열매를 내밀고 있었다.

산책로뿐만 아니라 능선과 기슭을 따라 지천에 백량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떨어진 곰솔나무의 솔잎과 낙엽송의 퇴색된 잎을 밟으며 내려가는 과정에서 바스락거리는 느낌과 소리가 유난히도 기분 좋게 들려왔다. 산책로로 둘러진 길이 다시 나오며 이곳에서 우측으로 향하게 되었고 법호촌교(다리)가 나왔다. 이곳은 근년에 개통이 된 도로이며 서귀포시 옛 국도 대체 우회도로 중 상효~하례 구간 공사가 마무리되어 5,16도로로 연결이 되었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서 과거보다 인근의 칡오름이나 이곳 영천오름 접근성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계곡으로 향하는 진입로에는 동백과 구슬잦밤나무, 사스레피나무 등이 빽빽하게 이어져 있었다. 고목의 아래쪽은 콩짜개덩굴이 안방으로 차지하고서 심하게 보일 만큼 자생하고 있었다. 이 계곡은 문화재 보호구역이기도 하며 특히 천연기념물 한란의 자생지로도 알려져 있다.

한란 자생지라는 내용의 안내문은 차라리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는 오히려 호시탐탐 노리는 자들에게는 장소를 제공하는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자연림의 일체에 대하여 채취를 할 경우 단속 대상이 된다는 내용을 적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에서 잠시 서성거리다가 다시 건너편으로 향했는데  안개가 걷힌 한라산 남벽의 모습이 희미하게나마 보였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서는 소로를 중심으로 밀감밭들이 즐비하게 이어졌는데 이미 수확을 끝낸 과수원이지만 돌담이 허물어진 사이로 밀감이 달린 모습이 보였다. 소로 옆의 계곡을 바라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도로변으로 나오게 되었고 이곳은 처음에 만나게 되는 산업과학고 맞은편에서 서귀포 방향의 바로 옆 골목이었다. 즉, 상효교(다리) 옆 소로인 이곳에서도 초입이 가능한 기점인 셈인데 평지를 걸으면서 워밍업을 하고 계곡을 본 다음에 오름으로 향할 경우는 이곳을 선택할 수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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