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오묘한 빛깔로 물든 암석원
암석원 입구에서 한껏 물오른 산수국이 묘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무엇엔가 홀린 듯 자연스레 꽃 앞으로 이끌리게 되지요.
산수국은 보통 장마가 들쯤 피어납니다.
지루한 장마기간에도 산수국은 숲의 분위기를 오묘하게 물들여 황홀경에 이르게 하지요.
산수국이라는 이름은 산에서 자라는 수국(水菊)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산수국(Hydrangea serrata f. acuminata (Siebold & Zucc.) E.H.Wilson)의 학명 중 속명 Hydrangea는 그리스어 hydro(물)과 angeion(용기)의 합성어로 습기 있는 물가를 좋아하고 열매(삭과;蒴果)의 모양이 그릇을 닮은 것에서 유래한 것이지요.
그래서 그늘진 계곡에서 군집을 이루고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암석원 연못 가장자리에서 피어난 산수국 꽃이 수면에 얼굴을 비치고 있는 모습 또한 매력적이네요.
산수국의 매력에 빠져 그 주변을 맴돌던 사이 어디선가 산수국 꽃향기가 아닌 다른 향기가 어렴풋이 뒤따릅니다.
아, 바위 위에서 분홍색 꽃을 피운 백리향이 내뿜는 향기였군요.
그 곁을 지나다가 백리향 잎을 건드렸던 모양입니다.
백리향은 향기가 발 끝에 묻어 백리를 가도록 계속 이어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요.
식물체에 `Thymol`, `P-Cymene Pinene`, `Linalool`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특유의 향기를 내뿜습니다.
백리향은 높은 산 바위 위에 자라는 식물로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옆으로 퍼지면서 자랍니다.
바위를 감싸고 자라는 백리향이 피워낸 꽃으로 개미가 방문을 하는군요.
오묘한 빛깔로 물든 암석원에 고운 향기가 흘러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