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장마가 시작되는 숲
비가 내리기 전 마른 하천에도 바위마다 이끼가 파릇하게 끼어 근처에 머물러 있으면 싱그러우면서도 시원스러웠습니다.
장마가 시작되었으니 그 모습이 조금씩 변해가겠지요?
아무래도 장마가 시작되니 바위나 나무 그루터기에서 자라나는 버섯종류들이 많아지고, 버섯 근처에 머무는 달팽이도 어렵지 않게 보입니다.
봄부터 가을사이 숲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깔먹물버섯이 다붓하게 바위 표면에서 솟아나오는 모습이 곱기도 합니다.
갓은 백색에서 담황색 그리고 회백색을 거쳐 결국엔 자흑색으로 변해갑니다.
사진을 찍느라 젖은 낙엽을 이리저리 밟았더니 난데없이 낙엽 사이에서 지렁이가 길쭉한 몸을 밖으로 불쑥 드러내며 사람을 따돌립니다.
사실 서로 놀랐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지요.
그런데 멀지 않은 곳에서 재미있게 생긴 버섯을 또 만났습니다.
솔잎이 우수수 떨어진 바닥에서 국수다발마냥 솟구쳐 자랐더군요.
자주국수버섯입니다.
여름에서 초가을 무렵 낙엽활엽수림과 침엽수가 있는 혼효림 아래에서 관찰 할 수 있습니다.
자실체는 길이가 2.5-7.5cm, 굵기는 1.5-3mm로 끝이 뾰족한 원통형의 국수모양이지요.
자실체의 표면은 미끈하고 속이 비어 있어 있는데 회색빛깔 감도는 보라색을 띠다가 점차 퇴색되면서 갈색으로 변해갑니다.
솟이 빈 버섯을 들여다보는데 무엇인가 표면에서 꿈틀거리더군요.
그러고 보니 버섯의 표면에 달라붙은 자그마한 곤충들이 많기도 합니다.
오늘은 비가 제법 내립니다.
장마가 시작되어 축축해지는 숲에서는 이외에도 다양한 모양의 버섯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겠지요?